-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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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으로 네 번째 기도 수행을 다녀왔다.
홀로 다짐한 3년 기도수행 중 이제 1년이 지났으니, 삼분의 일이란 시간이 지났다.
과연 난 기도수행을 행한 지난 일년간 얼마나 변했을까? 변했다면 또 무엇이 변했을까?
일년이란 전환점을 돌며 나를 또 한 번 되돌아 보았다.
처음 기도 수행을 시작하던 그 즈음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죽음의 순간 과연 난 어떤 생각을 할까…?하고.
내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다름아닌 “후회”였다.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한 거. 마음껏 사랑하지 못한 거.
그래서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그 순간 난 내게 주어진 시간들이 너무도 후회스러울 것 같았다.
몸부림이 쳐졌다. 시간은 절대 되돌이킬 수 없는데…
그렇게 기도수행을 시작했다.
어떻해든 돌파구는 찾아야 했기에. 어떻해든 숨통은 틔워야 살 것 같아서.
첫 번 기도수행을 다녀오고 누군가로부터 “꿈벗”을 소개받았다.
그렇게 작년 11월부터 기도와 함께 변경영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예전에 나를 알던 사람들은 그렇게 심하게 연구원에 매달리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책만 붙잡고 있으면 뭐가 달라지냐는 말도 덧붙여서.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게 있어 책과 연구원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질문일 수 있다.
산 속에 파묻혀 기도를 하다 보면 내게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거추장스러운 것이 무엇인지 서서히 그 실체가 드러난다.
이제 난 그 거추장스러움을 조금씩 내 삶에서 거두어 내고 싶다. 아니 어쩌면 이미 시작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일까? 사람들과의 관계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과의 관계일 것이다.
사람들은 제 아무리 천하를 호령할 정도의 권세를 누릴지언정 한 뼘 속은 사랑 받고 싶고,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목마른 존재일 뿐이다.
내겐 “사람이 삶이고, 삶은 사랑이다.”
사랑 없는 관계나 일은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삶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는 일로 조금씩 채워지기를 소망한다.
갈등도 노력도 사랑할 때 더 빛이 난다고 믿는다.
기도수행을 시작한 지 일 년.
몸은 여전히 숙달되지 않아 힘들다고 난리를 치지만
내 안은 서서히 정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기도를 할 때마다 몸의 반응이 조금씩 나아지듯
뒤틀린 내 삶도 그렇게 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믿는다.
너무도 소중한 내 사랑하는 이들: 사부님, 동료들, 선배들 그리고 변경영에 뿌리를 두고 만나는 인연들.
고즈넉한 산사에서 건져 올린 이 가을의 보석이다…

제 책의 주제...
사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그 무언가가 제 안에서 말을 걸어 오네요. 아직은 굉장히 뿌옇지만요.
선배님께서 해주는 한 말씀이 그래서 굉장히 크게 다가와요^^
일단 동료들과 선배님들과 <사자의 무리들>프로젝트 할 수 있게되어 참으로 좋아요.
그 작업하면서 더한층 많은 배움과 채움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물론 저희들의 관계는 진정 "끈끈이 관계"가 되겠죠? ㅎㅎ
선배님 말씀처럼 "지대루~" 빠져 보려고요.
함께 작업할 그 시간들 지금부터 기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