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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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절대적으로 가난하다는 것은 물론 돈이 없다는 뜻이지만, 그의 주변에 그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뜻도 된다. 노숙자를 예로 들어 보자. 아마 그는 계속되는 실패와 불운에 지쳐 모든 것을 잃은 처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를 믿어주는 사람이 한 명만 있었어도 거리로 나앉지 까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생기고, 여기에서 다시 한 번 시작하는 결연함이 나온다. 그리고 이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도종환이 ‘폐허 이후’에서 노래했듯,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기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나 함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에게서는 심리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기회가 나온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의 하나는, 자기 주변에서 쉽게 조언과 상담을 구할 수 있고, 전심전력을 다해 기꺼이 도움을 제공하는 인재집단의 존재였다고 한다. 이럴 때 인재집단이란 단순히 발이 넓은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저 ‘친한 사람’이나 ‘좋은 사람’을 넘어 서로 배우고 성장을 자극하는 사이를 말한다. 또 나의 지위에서 비롯된 인맥도 곤란하다. 나의 지위에서 비롯된 인맥은 내 지위가 사라지면 하루아침에 같이 사라진다. ‘제3의 인생’의 저자 김창기 씨는 19년간 재직했던 신문사를 그만둔 후, 기자라는 직업에서 오던 후광이 일시에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격의 없이 만나 속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다섯 명 이내로 줄었다고 한다. 그러니 ‘내 지위’가 아닌 ‘나’의 진면목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처럼 삶의 고락을 함께 함으로써 개인의 삶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을 정신의학에서는 ‘의미있는 타인’이라 부른다고 한다. 서로에게 친밀감과 조언과 정보를 제공하는 ‘의미있는 타인’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대니얼 핑크의 ‘프리에이전트의 시대’에서 이상적인 네트워크의 모델을 보았다. 그는 프리에이전트의 고립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서로 연대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이른바 Free Agent Nation 클럽이 ‘어떤 면에서는 이사회 모임 같기도 하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집단 치료법 같기도’ 하다고 말한다. 이 곳에서는 ‘고객 찾기와 의미의 추구를 결합하며, 진실성의 강한 충동과 사교성의 욕구가 동시에 충족’ 된다.
어떤 모임이 ‘이사회 모임’ 같기도 하고 ‘집단 치료법’ 같기도 하다는 것은 의미가 심장하다. 그것은 서로의 개인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를 모두 이해하고 서로 돕고자하는 그룹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는 회원들 간에 ‘전인격적’인 이해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나의 일부분이 아닌 전체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사교성은 물론 고객 찾기도 해결한다니 이 얼마나 환상적인가. 그 표현을 접하는 순간, 내 안에 이상적인 커뮤니티에 대한 모델이 날아와 박혔다.
자크 아탈리는 ‘인간적인 길’에서, ‘가난함이란 지금까지는 '갖지' 못한 것이었으나, 가까운 장래에는 '소속되지' 못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권력과 부는 물질적 재산이나 생산수단에 한정되지 않고, 건강, 지식, 다른 사람과 맺고 있는 관계, 자신이 소속된 네트워크와 소통하게 해 주는 언어로 말미암아 풍요롭게 된다’고 한다.
나는 그의 말이 오늘날에도 이미 사실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절대적인 가난이 퇴치되고 갈수록 사회가 다양해지는 요즘, 개인에게 가치 있는 재화가 더 이상 경제적인 것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에서 풍요로움 즉 富가 나온다고 설파한 아탈리의 혜안에 감탄한다. 앞서 말한 Free Agent Nation 클럽 같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면 富의 원천이 되고도 남을 것이니까 말이다. 물론 이럴 때의 富는 경제적인 부에 국한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소속감과 친밀감에 대한 욕구, 다른 사람을 돕는 데서 오는 만족감, 지속적인 성장을 자극하는 격조있고 완성된 풍요로움이다. 그렇다면 나는 얼마나 부유한지 다시 한 번 나의 네트워크지수를 돌아보게 된다. 그대는 얼마나 부유한가?
벌써.. 가을의.. 한가운데 있어여..
사람.. 관계.. 이들에 대한.. 저의 시선은 그리 넓지 못했져..
그동안 맺어왔던.. 현재 나와 함께하는 이들만으로도.. 충분히 깊고..따뜻하고.. 살만한 세상이었기 때문인지도 몰라여.. 복잡한 거이.. 무쟈게 싫어하는 제 승질도.. 한몫한거이 같기도 하구여.. ㅋㅋㅋ
그래서.. 낯선이의 눈빛.. 좀 부담스러워했구여.. 가까이 오고자하는 이의 마음을 때로는 아프게 했을지도 몰라여..
이제는.. 시선을 좀 멀리.. 넓게.. 두려구여.. 저의 지나친 선입견도.. 좀 달리 해보려구여..
근데.. 썬배님~, 깊이.. 이거이가 문제인 거이 같아여..
넓어지면.. 깊이.. 관리하기가 마이 힘들어질텐데여.. ㅎ
썬배님의 넓~고 깊~은 글이.. 제 마음에 혼란을???.. ^^
그런데 읽는 내내.. 마음에는 벌써 풍요가.. ^^
썬배님~, 우리 같이 이 풍요로운 가을.. 믿음으로 함께하는.. 깊은 마음.. 나누어여~~~ ^^

저는 사람이 진정한 재산이라는 말에 200% 동감합니다. 제가 앞으로 잘 된다면 저의 능력 보다는 저를 잘 보아 주신 어떤 인생 선배가 저에게 기회를 주시고, 저를 따르는 후배들이 저의 일을 도와 주어 결과적으로 제가 잘 되게 될 것이라고 깊이 믿고 있습니다.
다행이 이곳 변경연에서 '정말로 의미심장한 타인'들을 만나게 되어 다행입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되, 이 곳에서만큼은 서로 인간적으로 아끼면서 사회적으로도 필요한 부분을 서로 기꺼이 돕는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음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관계에서 부가 나온다는 말에 다시 한 번 깊이 공감합니다. 좀 더 주변을 둘러보고 그 동안 마음 못써준 지인이 있지는 않는지 오늘 함 돌아 보아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사자 프로젝트 저술 여행 때 뵈어요,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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