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書元 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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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잠결에깬 목소리로)”
“눈좀 봐줘. 눈이 부은것 같아.”
“무슨 눈이 부었다고 그래? 잠잘자놓고.”
10월 18일 오전 8시 현재. 어제 왠종일 컴퓨터로 북리뷰 작업을 하다가 너무 피곤해 잠자리에 들었다가 오늘 아침 일어나니, 오른쪽 눈밑이 야구공에 맞은것처럼 부어올라 있었다. 눈동자는 빨갛게 되어있고. 왜이렇지? 도대체 밤사이 무슨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잠을 자다가 눈이 눌렸나?’
‘아니면 혹시 마눌님이 자다가 평소 밉다고 쥐어 박았나?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면서)’
도대체 이유를 알수 없었다. 어제 저녁 피곤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눈이 퉁퉁 부을 정도라니. 혹시 눈다래기?
신체의 여러 장기중에서도 눈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눈에 질병이 있어 군대를 가지못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연구원 생활을 하는중에 눈의 이상은 바로 적신호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출장을 많이 다니는 나는 과제의 완수를 위해서는 대중교통으로 이동시에도 흔들리는 차안에서 책읽기는 의무이자 필수이다. 그렇기에 평소에 눈을 조금은 혹사시키고 있는 입장의 나로서는 오늘 아침과 같은 상황은 나를 무척이나 당황스럽게 만든다.
‘어떡하지? 병원에 가보아야 하나?’
‘아니지, 일요일이라 병원도 열지 않을텐데. 그렇다고 금주 과제를 손을 놓을수도 없고.’
작금의 상황을 통해 자연스레 사람과의 관계의 중요성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직장생활동안 내뱉는 하얀 거짓말중에 하나가 ‘시간되면 식사한번 하자’는 멘트이다. 서로가 바쁘기도 하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도 그러하니까 이런 멘트를 지나가는 말로 주고받는 것이다. 하지만 해가 지나고 막상 생각해 보면 그렇게 식사를 하자고 해놓고 실천을 한것이 몇건인가 손을 꼽아보게 된다. 그러다 막상 급한 일이 일어나거나 업무적으로 협조요청이 있을시에는 그제야 상대방을 찾아가게 된다.
“OO씨, 급한데 이일좀 처리해주면 안될까?”
“저 지금 바쁜데요. (언제 봤냐는듯이)”
“우이씨~”
평소에 내가 했던 행동은 생각지않고 상대방의 이런 반응이 나올 때면 괜히 심술궂은 마음이 든다. ‘왠만하면 협조좀 해주지. 소갈머리 하고는...’ 그러면서 나의 자책도 일어난다. ‘평소에 밥도 좀먹고해서 친분관계를 유지해 놓을껄. 그러면 일도 쉽게 풀릴텐데.’ 그런데 어쩌나 이미 늦은일.
“어떡하지, 눈의 붓기가 계속 안가라앉네.”
“그러게. 승호씨 어떡하지.”
“어떡하긴 어떡해 악이다 깡이다 해야지. 어떡하든 과제완결이 우선이니까. 오늘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자책과 함께 마음걱정은 되면서도 어쩔수 없었다. 북리뷰와 칼럼을 멈출수는 없기에 아픈 눈을 껌벅껌벅 거리면서도 열심히 나는 컴퓨터 자판을 치고있다. 평소에 눈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며 그나마 작업을 버텨주고 있는 눈에 대해 감사함을 전하면서. 근데 거울을 보니 큰일났다. 눈의 붓기가 더커져있다. ‘우짜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