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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7일 23시 49분 등록

 

훌륭한 코치의 조건은 없다.

 

훌륭한 코치의 조건은 무엇입니까?

그런 건 없다.

~??

이렇게 물어야 한다.

훌륭한 선수를 만들기 위한 코치의 조건은 무엇입니까?

 

 

 

 

예술대학원에 촬영을 전공하는 그의 제자가 그의 펜싱이야기를  졸업작품으로 할 수 있기를 청했을 때, 처음에 그는 거절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내가 모르는 사람이 나를 아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리고 나는 훌륭한 사람도 무언가 뛰어난 업적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미화되는 것도 싫다.

저는 허구의 영화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디 영화를 만들고 싶은 겁니다.선생님 부탁합니다.  그렇게 끊임없이 조르는 그의 제자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고 결국엔 허락했었다.  촬영은 300 시간 이상을 찍어서 120분 짜리 기록영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영화를 찍는 동안에 많은 질문을 받았다. 그의 이야기들은 그의 관한 많은 것들을 알게 해 주었다.

 

선생님은 많은 선수들에게 존경 받고 있는데, 외국인 코치가 그렇게 되기란 어렵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존경이라는 말보다는 존중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사실 나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은 아니다. 그렇지만 존중 받을만한 노력은 기울였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선생님을 따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솔직히 너무 카리스마적이지는 않나요?

나도 그 이유를 모른다. 그들이 나를 믿고 따르는 것에 대해 나는 한 번도 강요해 본 적이 없다. 나는 그저 그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언제나 그들과 함께 했을 뿐이다.  함께 뛰고 연습경기를 하고 시합에 나아가 그들이 졌을 때도 이겼을 때도 언제나 그들과 함께 있었다.

뭐랄까요,,, 선수들이 굉장히 어려워하면서도 좋아하던데요 그게 그러니까왜죠?

지아화(家華)는 계속 물었다.

너도 알잖아, 내가 훈련에 철저하고 엄격하다는 거  사실 선수들은 날 썩 좋아하지 않을 걸 하하하

아니요,,, 저도 선생님이 좋습니다. 사실 훈련을 힘들게 시키시기는 하지만 훈련이 힘든만큼 분명히 실력도 느니까요 어떤 선생님들은 힘들고 어렵기만 하고 실력은 늘지 않잖아요…”

그렇기는 하겠지만,,,  코치가 선수를 잘 가르쳐야 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 그리고 사실은 내가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열심히 하는 거야

겸손하시군요 그래서 선생님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난 좋은 코치가 아니다. 그렇다고 나쁜 코치도 아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면 좋은 코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나쁜 코치지 하하하 그렇지만 내 생각은 나는 코치가 선수가 좀 더 잘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엄격하고 힘든 훈련을 시켜서 나쁜 코치가 되더라도 말이다.

사람들이 가끔씩 선생님의 훈련방식이 한국식이라고 하면서 불만스러워하는 걸 보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국에 있을 때는 그런 말을 들었지  내가 스포츠 과학 연구원에 가면 그들은 내게 지나치게 경험위주의 훈련법이 아니요? 라고 묻고, 또 협회의 관계자들은 너무 이론적이 아니요라고 하지, 그럴 때마다 나는 웃곤 했는데  어느 날  다 같이 한자리에 모였지. 무슨 시합에 결단식이었었지.싶어.. 저녁을 먹다가  그런 저런 이야기 끝에 또 같은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대답했었어. 나는 내가 가르치는 훈련방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선수가 좀 더 나은 실력을 가지고 시합장 무대 위로 올라가는 것을 원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면 경험적이어도 좋고 이론적이어도 좋다. 필요하고 합당하다고 믿으면 무엇이든 한다. 그렇게 해서 선수가 더 나은 결과를 얻고 성취감과 함께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 나의 코칭은 한국식이 아니라 나 000 코칭 방식이다.

 

어느날 ,, 시합장에서 촬영이 있었다.  여러 시합과정을 촬영을 마쳐 갈 때쯤 카메라를 들이 대면서 지아화의 질문이 이어졌다.  

시합에서 코치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그러는데요.. 훌륭한선수여야만 훌륭한 코치가 될 수 있나요?  아니면 저처럼 아마츄어여도 훌륭한 코치가 될 수 있나요?

글쎄.. 훌륭한 코치라 어떤 사람을 훌륭한 코치라고 부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

?

국가대표처럼 시합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지,  아니면 이 나라처럼  즐거움이나 성취감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조건이 다르다는 것이지

네 그렇습니까?

시합에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이라면 아마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쳐서 좋은 결과를 많이 내는 코치를 훌륭한 코치라고 하지 않겠는가, 물론 인격적인 면도 어느정도는 고려되기는 하겠지만, 그러나 성취감과 즐거움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꼭 훌륭한 선수여야만 되는 것은 아니겠지? 물론 이기기도 해야겠지만 함께 노력하고 인간적인 유대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겠지.  곧 목표에 따라 기술적인 능력과  인간적인 면에 있어서 우선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 그렇겠군요..

나도 훌륭한 선수는 아니였어,,, 솔직히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도 없었고그런 재능도 갖추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그 때까지 우리나라에서 국제 시합에 출전하는 것은 아주 드문일이었으니까 국내시합은 모르지만 국제시합은 딱 한 번 밖에 뛰어보지 못했었거든 그리고 나는 훌륭한 자질은 타고난 선수는 물론 아니였지. 사실 선수시절에 나는 타고난 재능형이라기보다는 노력형이었어운도 좀 좋았고…”

그런데 어떻게 선수들을 잘 가르치고 좋은 성적을 거두셨어요?

솔직히 선수를 잘 만난거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던데요 저도 선생님한테 배웠지만 우리가 대학연맹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것이 우리 실력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세상엔 훌륭한 코치들이 많다. 난 아직 그런 사람들의 수준이 되지 못해  그러나 나는 노력하지. 난 언제나 나는 코치라는 이름의 선수라고 생각하지  젊은 나이에 코치가 되었고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 휼륭한 스승들로부터  나름대로 생각을 굳이 이야기 한다면.. 훌륭한 코치는 노력형인 선수들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재능이 좋은 선수들은 기술이나 전술적인 센스들을 본능적으로 잘 배우고 잘 할 수 있지만 노력형인 선수들은 잘 안되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법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지.. 그래서 가르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가끔씩은 훌륭한 선수가 휼륭한 코치가 되지 못하는 것은 가르치는 방법이 나쁘기 때문인 경우가 많지, 그들은 재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잘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코치란 자신이 잘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잘 하도록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 소통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지, 느낌과 감각을 언어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선수는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신체조건, 운동능력 등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조언과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과 잘 맞는 선수만 잘 가르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수의 수준은 잘 해야, 코치의 수준이 되는 것이지 재능이 없어 노력했던 선수들은 코치가 되면 자신의 것만을 고집하지는  않지, 좀 더 객관적이고 좀 더 연구하는 코치가 되는 편이다.  그래서 훌륭한 지도자들 중에는 훌륭한 선수가 아닌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군요!...

그런 말이 있지 잘 가르쳤다 해서 다 깨달은 것도 아니고, 깨달았다 해서 다 잘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라고,,,  그 말은 코치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로 나는 생각하지..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코치의 도움이 필요는 하겠지만 선수의 재능과 노력이 더 중요하고,  선수로서 자기자신이 잘 했다고 해도 남을 가르치는 것에도 잘 할거라는 생각도 조금은 위험한 생각이지…”

알았습니다.  저는 아마도 선생님이 해 주시던 이런 종류의 말들이 참 좋았어요 많이 공감이 같거든요 그래서 선생님 이야기를 촬영하겠다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도움이 됐다니 고맙구나 어쨌든 나는 훌륭한 코치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나는 내가 가르치는 선수가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코치가 되는 것이다.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차이가 많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를 위해서 선수를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선수를 잘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의 생각은 훌륭한 코치가 있어서 훌륭한 선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코치의 조건이 있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선수가 되는 조건이 있고 그러한 조건중의 하나가 코치다. 그래서 훌륭한 선수가 있은 다음에야 훌륭한 코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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