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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30일 11시 15분 등록


두바이라는 국제 도시가 있다. 물이 부족해 사람이 살 수 없다는 사막 위에 신기루처럼 세워진 화려한 도시. 물을 끌어다 잔디를 곳곳에 배치하고, 인공 스키장까지 만들어놓은 곳이라고 했다.

'두바이가 위태위태하다', '곧 무너질 것 같다'는 소문은 굳이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1년 전부터 들려 왔다. 이번 두바이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새로울 것은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개적 선언은 큰 충격파를 안겨주었다. 유럽 증시를 필두로 전세계 증시가 휘청거렸다. 이미 위험성이 반영되고 있었지만 한 마디의 선언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처음 그 시장에 발을 내디뎠을 때, 결국 주식시장은 파동의 연속이라는 가장 간단한 것부터 배웠다. 1980년 출범 이후 우리나라 증시의 흐름도를 붙여놓기도 했다. 미처 다 고려하지 못할 정도의 많은 요소에 영향을 받고,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의 마음과 상대적 관계에 의해 지배되며, 어찌 생각하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면도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은 우주의 작은 축소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그 시장에서 내 돈이 손실을 입어도 마음이 덤덤하다. 기다리고 있노라면 언젠가는 다른 상태가 되어 있을 것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 역시 파동의 굴곡으로 언제나 부침이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받아들이기 쉬워졌던 것과 같은 경험이다.

어쩌면 득도한 서양 물리학자(프리초프 카프라)의 체험은 우리에게 이와 비슷한 어떤 가르침을 주려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진정으로 전달하려 했던 것을 이해하려면 최근까지의 그의 저작을 주욱 따라 읽어가야 하겠지만, 세상을 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물해주려는 그의 안내에 몸을 맡기고만 싶어진다. 그러고 보면, 내가 알고 집착했던 기존의 모든 것이 사막 위의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지 혹시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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