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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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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6일 00시 16분 등록
 

“굼벵이도 뒹구는 재주는 있다더니...”

오래 전 김동리 선생이 등단했다는 소식에 접한 한 친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든가. 어느 책에서 이 일화에 접하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 역시 별다른 문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감각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글쓰는 사람’이 처세 특히 이재에 밝지 못한 것으로 치부되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 ‘책과 글’을 멋지게 사업화한 사람들이 있다. ‘책과 글’이라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우리 변경연 식구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아 소개해 본다.


‘행복한 상상’http://www.isangsang.kr/은 책읽기, 글쓰기, 말하기를 자기계발과 연결시킨 독서경영 전문회사이다. 책을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자기화하고, 좋은 원고가 스피치를 잘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식으로 세 가지를 밀접하게 연결시킨 프로그램이다. 나는 여러 모로 ‘행복한 상상-이하 ‘행상’으로 표기’에 관심이 간다.


첫째, 나는 전에 ‘행상’의 대표 신기수 씨의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는 yes24 웹진에 저자인터뷰 기사를 쓰거나 책뉴스사이트인 북데일리에 책전문기사를 주로 썼다. 책을 좋아하고 서평을  쓰던 경력을 사업화한 것이다. 이는 ‘책과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사업화하는 데 좋은 역할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둘째, ‘행상’의 교육적 입장이 참 좋다. 사이트에 나와 있는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상당히 원칙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바탕생각이 있어야 하고, 바탕생각은 좋은 책을 읽는 데서 나온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얄팍한 글쓰기 스킬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통해 소신과 교양을 넓히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


셋째,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활동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행상’의 주요프로그램은 ‘책을 통한 자기계발’, ‘글을 통한 자기계발’, ‘말을 통한 자기계발’이다. 그들은 이 주제를 가지고 대학이나 도서관, 기업 등지에서 강연을 하거나 자체적으로 인원을 모집하여 교육을 진행한다.  각 교육청 주관으로 ‘사서들을 위한 서평쓰기’도 진행한다. 그 외에도 독서토론을 위임받아 운영해준다든지, 나만의 책을 만들어보는 ‘북아트’, 저자의 책을 노래로 만들어 연주하는 ‘북콘서트’ 등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많다.


‘글쓰는 사람’은 조용하고 소극적이라는 편견을 깨는 기분 좋은 반란이 아닌가. ‘행상’의 사이트에 가 보면 안정적이고도 활발하게 움직이는 기운이 느껴진다. 내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한 활기가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는 내게는 아주 부러운 노릇이다.


넷째, 전형적인 small biz로 보이는 ‘행상’의 구성원들이 뭉친 방식이 눈에 띈다.  ‘3인3색 스피치클리닉’이라는 강좌의 소개글을 보고 아하! 소리가 나왔다.


준비된 스피치를 하는 김우진 아나운서, 말 하는 걸 힘들어했던 신기수 대표, 말 못하는 걸 이해할 수 없었던 김민영 강사가 함께 뭉쳤습니다.

모르긴 해도 ‘행상’의 핵심인력은 신기수 대표와 김민영 강사일 것이다. 그런데 신기수 대표는 ‘말하는 걸 힘들어했고’, 김민영 강사는 남들이 ‘말을 못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이 뭉쳤으니 ‘왜 말을 못하는지’ 이해하기도 쉬울 것이고, ‘말을 못하는 사람들을 잘 하게 도와주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여기에 ‘말하기’의 상징적 존재인 아나운서를 참여시킨 것도 멋진 포석이다.

나는 이 소개글에 반하여 ‘3인3색 스피치클리닉’ 강좌에 참여해 볼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요철이 딱 맞아 떨어지는 ‘창조적 소수’의 결합이 참으로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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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수
2009.12.16 09:53:49 *.161.76.186

저희 비즈니스에 대해 이렇게 제대로 된 글로 평가 받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어떤 언론기사보다 더 반갑네요.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책이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색적이고, 젊잖으며, 내성적이기 쉽고, 또 이런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사회생활을 하면서 손해를 많이 보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컨텐츠가 풍부하고, 교양이 갖추어졌음에도 말 잘하는 사람에 비해 뒤로 밀리는 상황도 마찬가지구요.

아마 인터넷과 이메일이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한몫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온라인세계에서는 그동안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말보다 글이 더 중요한 가치를 발하고, 논리와 컨텐츠가 동반하지 못한 말이 힘을 잃어간다고 할까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글을 잘 쓰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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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수
2009.12.16 11:48:00 *.161.76.186

이런 정보력과 순발력을 갖추게 된 경위는 메일로 드렸습니다.^^
이 칼럼을 저희 홈피에 모셔가려고 허락 글도 함께 드렸는데, 이 글 보니 응낙하신 걸로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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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9.12.16 10:56:48 *.88.56.230
헉! 간밤에 글을 올리고 오늘 '행복한 상상'에 들려 제가 이런 글을 썼음을 '신고'하려고 했는데
굉장한 정보력 - 순발력이십니다.^^
사실 이런 글을 쓸 때는 조심스러운 면도 많은데,
기분좋게 읽어주셔서 제가 더 고맙습니다.

'행복한 상상'의 책통자 필독서에 저희 연구소의 공저인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를 포함시켜 주신 점도 고맙습니다.
어쩐지 조만간 뵙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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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서
2009.12.16 12:18:11 *.71.76.251

 선배님. 드디어 사례집을 시작하셨군요.    늘 글터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저에게도 좋은 사례가 되겠습니다.
저도 일월 부터는 열심히 선배님 뒤 따라 가겠습니다. 언제나 열심이신 선배님께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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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9.12.16 15:41:30 *.108.48.236
주의깊게 읽어주니 내가 더 고맙지요.
예서님의 '글터' 또한 소중한 실험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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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9.12.18 19:39:09 *.131.127.100


책읽기, 글쓰기, 말하기...
그렇군요, '창조성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창조성은 어디에 있는가'로 
질문을 바꾸어 접근한다는 칙센미하일리의 말과  그 구체적인 증거를 
보니,  고개가 다시금 끄덕여지는데,,,  쩝..

한선생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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