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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2일 11시 57분 등록
 공간의 변화를 소홀히 하면 내 삶이, 내 꿈이 지루해진다  - 프롤로그



“우리가 건축을 만들지만 그 건축이 우리를 만든다.”

- 윈스턴 처칠 - 


나의 시선으로, 나의 생각으로 바꿔 말하면, 나는 공간이 우리의 삶을 바꾼다고,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좋은 공간은 좋은 삶을 만들지만, 나쁜 공간은 나쁜 삶을 만들 수밖에 없다. 공간의 변화를 소홀히 하면 내 삶이, 내 꿈이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기준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명품으로 자신의 외모를 치장하거나 신형 자동차를 구입하는데 많은 돈을 쓰면서도 정작 나와 내 가족의 삶의 터전인 집을 꾸미거나 살림살이를 사는 일에는 참 인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안타깝다.


어쩌면 우리는 집을 그저 평당가격으로 만들어낸 재산축적의 용도로만 생각하며 살고 있고, 평형대가 달라도 거의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 입주 때 발라져 있는 똑같은 벽지의 천장을 바라보며 잠이 들고, 비슷한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획일적일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 살면서 어떻게 남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다른 꿈을 꿀 수 있을까?


비록 공간의 효능이라는 것이 우리가 피부에 즉각적으로 느끼기에는 더디고,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살면서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 될 수 있으며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공간에 한가지한가지씩 작은 변화를 시도한다면 언제나 새로운 분위기와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집을 꾸미는 일은 작은 변화라도 큰 즐거움이 되어 우리 삶에 행복으로 돌아올 수 있다. 공간의 변화가 우리의 삶을 확실히 바꾸면서 우리의 꿈을 완성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누구나 살고 있는 집, 집은 주인을 닮는다고 한다.

나의 집도 나를 대변하고 있었다. 나의 작업실, 나의 책상도 나의 생각을 대변하고, 내가 하루를 사는 모습이 나의 전체 인생을 대변한다. 나의 집, 나의 작업실, 나의 책상은 내가 하던 표현 이상으로 나의 취향과 가치관을 표현하고 있었다. 나의 주변은 나의 생각, 꿈꾸는 미래까지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공간에 너무 많은 옷을 입히고 싶지는 않다. 집이라는 공간을 유행에 민감한 어떤 재료로 꾸미기 보다는 공간 자체가 지닌 매력이 드러날 수 있도록, 집주인의 취향과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날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태어나기를 바란다. 이것이 나의 공간에 대한, 꾸밈을 위한 생각이기도 하고 내가 공간을 디자인하는 사람으로서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가 내가 노력을 기울인 시간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정말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그것을 위해 나는 기존의 익숙한 것을 버리고 변화를 미리 읽자고 생각했다.


공간을 꾸미는 일, 이는 아무리 전문가라도 디자이너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그 공간에 들어갈 사람, 집주인의 관심과 애정, 그리고 정성이 있어야 완성될 수 있다. 나는 좋은 디자인도 결국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하나하나를 일깨워주는 경험들, 많이 경험한 사람들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공간을 대하다 보면 기본적인 학습에 의해 기술적인 것들은 저절로 따라오며 아무리 감각이 부족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풀어갈 수 있게 된다.


좋은 공간은 하루를 다르게 합니다.

아침에 밭에서 채소를 따다 식탁에 놓고, 낮에 잠시 밭과 정원을 가구고, 저녁엔 뜰이나 데크에 나와 달과 함께 술을 한잔 할 수 있습니다. 늘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고, 사계가 지나가는 한복판에서 그 변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하루가 바뀌니 비로소 인생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하루를 개편하지 못하면 본질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구본형 <일상의 황홀> (P159/160)


우리 사부님은 마흔여덟이 되어 당신이 꿈꾸던 것과 비슷한 집에서 살게 되셨다고 한다.

몇 년을 오랫동안 꿈꿔왔던 집을 찾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이 동네 저 동네 드나들며 이집 저집 보면서 발품을 팔아 집을 보는 안목을 익히고 부지런히 잡초를 뽑고 정원을 손질하고 책으로 가득한 책장에 손때를 묻히는 정성으로 재미나고 행복한 삶을 꾸리고 계시다.  


공간의 변화와 꾸밈은 여건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풍요함을 기초로 즐기는 사치가 아니라 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 여기에 나의 발품을 팔고 나의 손때를 묻히는 정성이 조금만 더해지면, 나의 노력에 따라 내가 있는 이곳, 내가 사는 집, 내가 일하는 공간이 바로 이상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위한, 자신의 가족을 위한 공간에 정성을 기울이는 건, 자신의 삶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꼭 비싸거나 넓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신과 딱 어울리는 진짜 공간을 갖고 경험하기를 바란다. 삶의 터전인 공간이, 자신을 둘러싼 공기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그리하여 남과 다른, 자신만의 꿈을 꾸기를 희망한다.

 

IP *.40.2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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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2 22:03:39 *.160.33.244

신애야.  어떤 시집의 표지에 이런 말이 있구나. 
시집 한 권과 포도주 한 병과  빵 한 덩어리가 있으면  사랑이 없어도 살수 있다는구나.    
그것은 그저 그리움의 역설일 것이다. 
진정 그곳이 못견디게 좋은 삶이려면
아, 거기엔  달이 뜨는 창과  작은 책상과    마주 앉아 웃는 사랑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애야,  글은 말이야.   저 홀로 흐르는 맛이 있어야 한다.   글이 가는 길을 막지마라.  
너를 잡아두지 마라.    Let it go. 
프로필 이미지
2009.12.23 06:22:31 *.143.134.217
예.. 사부님, 명심.. 또 명심.. 하겠습니다..

사부님~
근데여.. 저 사부님께.. 딱! 걸린 거이 같아여.. 넘 예리하세여.. 헤헤^^
제 지친 몸과 마음을.. 보살피는.. 보약을.. 선물로 받은 거이 같아여..
정성껏 다려서.. 소중히 잘 챙겨 먹을 께여.. ^^

아, 이 고요한 새벽에(벌써.. 아침인가여).. 스탠드 불빛.. 삼면을 둘러싼 작은 책상..
따듯한 시를 읊어주는 이가 계시니.. 제 맘이.. 넘.. 찡한 거 있져..
마음이 흐르는 길.. 막지 않을께여..  마음속 깊이.. 새기고..또 새길께여.. ^^
불확이는.. 혼나두 좋데여.. ㅠㅠ

사부님~, 깊--------------------------------------------------------이 존경해여~~~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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