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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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본드
1
가야 할 길을 잃은 전사(戰士)는
이름 모를 하늘 아래
한검(恨劍)을 묻었다.
돌아갈 집마저 잃고
깊은 상처를 안은 채
거리를 헤매이다가
그 세상 모퉁이,
말이 끝나고 꿈이 들리는
당산(堂山)의
헐거운 주막에 이르는데…
온전하게
술 취한 주인은
세상에 겨운 지친 자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랫가락 장단에
상처 난 가슴들이
눈물겨운 살풀이 춤을 춘다.
2
하늘로 솟은
당산나무 그늘 아래
그 주막,
전사(戰士)의 시간은 멈추고
어지럽고 시끄러운 세상은 흘러만 가고.
떠도는 외로운 꿈들이
익은 술 잔에 쓰러져 선잠이 들 때,
하늘이
하얗게
온 세상의 길을 지운다.
3
전사(戰士)의 꿈 속에
주인은 노래를 그치고
북채를 높이 들어
하늘 길,
총총한 별을 향해
영혼의 북을 울리고
여명의 새벽
하얀 산 속의
흰 호랑이 한 마리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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