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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8일 06시 41분 등록

작은 기업을 위한 Small Branding

 

들어가며

2000년은 내가 이미지의 세계에 첫 발을 들여 놓은 해다. 2000년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기업체마다 기업의 이미지 구축에 혈안이 된 해이기도 하였다.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알리기 위해 기업아이덴티티를 바꾸거나 기업이미지광고를 의뢰해 왔으며, 기업프로모션 또한 기업이미지와 연계하여 진행되었다. 중소기업도 월드컵 특수를 노려 이 이미지전쟁터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기업들의 치열한 이미지 각축전이 벌이진 것이다. 나는 당시에 광고대행사의 프로모션 디자인팀에 입사하게 되었는데 생각할 틈이 없이 감각에 의존하여 디자인을 하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하루에도 몇 천장의 샘플이미지를 보면서 이미지간의 차이를 실험해보고, 기업이미지에 맞는 이미지를 간추려 내는 작업을 하였으며, 그에 맞는 상징성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기에 바뻤다.

우리가 보는 광고이미지는 그런 차이를 통해서 탄생하게 된다. 수천수만장의 이미지중 단 한 장의 이미지를 간추려 내기 위해서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덜어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지를 간추려 내는 작업은 돌을 깍아내는 조각가의 작업과 비슷하다. 깍고 덜어내고 다듬다 보면 가장 심플한 형태만 존재하게 되는데 그것의 메시지는 그만큼 강렬해 진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 다국적기업인 로레알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관리의 업무를 맡게 되었다. 로레알은 이미지관리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명품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그들의 이미지전략은 오랜 세월동안 숙련된 고도의 마케팅 기술로서 성장하여 왔던 것이다. 로레알은 한국기업의 마케팅전략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기업과 브랜드이미지를 관리하였다. 한국에서는 단기적인 성과의존도가 높아 노출빈도가 높은 TV광고나 신문광고에 치중된 반면 로레알은 프로모션 위주의 이미지관리를 주도하였다. 프로모션은 고객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차원에서 진행되었으며 고가 제품의 명성에 맞게 입소문을 내기 위한 전략의 차원에서 섬세하게 선별되어 진행되었다. 당시에 나는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브랜드디자인회사들을 통해 구현된 로레알의 기업브랜드가이드북을 접하게 되었다. 나는 그 브랜드가이드북을 접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이미지로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들의 메시지 전달 방식은 유혹적이며 섬세하게 가슴으로 치고 들어왔다. 마치 거리에서 첫사랑을 처음 대면하는 순간이랄까! 그들은 머리가 아닌 가슴의 언어를 활용할 줄 알았던 것이다. 내가 최초로 기업이미지가이드 북을 접하면서 이미지 구축이라는 것은 무엇인지 최초로 인지하게 되는 순간이 그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때부터 나는 브랜드의 이미지 구축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갖게 되었다. 감각의 미세한 차이가 명품의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작은 기업들의 이미지 구축에 관한 브랜딩 책이다. 또한 이미지를 통해 건강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실려 있는 브랜딩에 대한 사례와 이미지전략 방법은 개인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광고대행사에 입사할 때 면접관이 이런 질문을 하였다.

그림을 그렸으니, 당신에겐 연필은 어떤 존재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어떤 이에겐 싸구려 연필하나가 어떤 존재라고 여기기에는 턱없이 무의미한 질문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여섯번째 손가락이었다.

내 삶과 함께하는 내 몸과 같은 존재로 보인 것이다. 그 만큼 그림처럼 이미지를 그려낸다는 것은 삶을 그려내는 작업과 같다. 우리가 상상하는 대로 세상이 바뀔 수는 없겠지만, 상상하니까 바뀌게 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상상이 결국 여러분의 미래를 함축한 것이라 생각한다. 고객은 그 꿈을 산다. 그렇기에 작은 기업일수록 이미지구축에 섬세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기업은 브랜드이미지관리에 혈안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입국하자마자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는 아트다라고 하였다. 감성의 시대 즉 이미지의 시대는 오늘날 기업의 경쟁력을 대변할 만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경쟁시대에는 기술위주가 아닌 감성위주의 이미지 전략이 필요하다. 상품과 서비스의 질, 뛰어난 장인 정신과 기술, 혹은 우수한 운영과 재정 관리만으로는 오늘날과 같은 경쟁 시장에서 회사와 상품의 성공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설명하려 하는 순간 고객은 멀어진다. 그만큼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고객에겐 선택이 폭이 넓다. 단 한 순간에 강렬하게 가슴속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는 능력으로서 총체적인 브랜딩이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스몰 브랜딩의 원리는 브랜딩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예산 부족 때문에 브랜딩을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는 작은 기업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딩 서적은 시중에도 많이 나와 있으나, 그 사례는 대부분 외국의 대기업 사례 위주로 되어 있어 그 방법 또한 작은 기업이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문제들이 있었다. 작은 기업에는 그에 맞는 적합한 이미지구축의 방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런 이미지관리의 총체적인 문제들을 심플하게 다듬어 하나의 에센스로 간추려 낸 결과물로 스몰브랜딩을 제안한다.

 

스몰 기업은 마치 살 있는 인간과 같은 성격을 갖기 때문에 이를 잘 관리해야 한다. 스몰 기업은 기업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이미지에 상응하는 대접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대기업에 비해 그 효과의 결과가 빠르고 즉각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고하나 라도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져야만 한다. 많은 스몰 기업들이 예산 문제로 잘못된 기업이미지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문제가 많아왔다. 그로 인해 제품이나 기업의 내부 능력에 비해 사회에서 저평가되는 경우 또한 부지기수다.

 

이 책에 담긴 지식을 활용하는 데 있어 결코 비싼 비용은 필요하지 않다. 대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고급의 브랜딩 기법을 개인들에게 알맞게 적용하여 스스로 자신의 기업에게 건강한 기업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에서 다루는 스몰브랜딩은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스몰기업이나 1인 창조기업가에게 적용될 수 있다. 이 책을 제안하는 이미지구축의 방법을 단계적으로 실행해 보면 자신에게 적합한 기업의 가치와 비젼에 따른 이미지를 얻게 될 것이다.

 

성공으로 이르는 길은 순탄치 않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맡은 기업이미지나 브랜드 관련 된 일은 하나의 교훈을 주었다. 성공한 기업이나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경쟁사와 차별화된 모습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차별성과 관련성을 강조하는 그 어떤 요소도 절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작지만 강한 기업들은 아주 명료하고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점은 하나의 기업이나 브랜드가 성공을 거두려면 꼭 기억해야 할 불변의 진리와도 같다. 특히 요즘처럼 온갖 신기한 상품과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이 진리는 더욱 빛을 발한다.

 

작은 기업일수록 이 같은 사실은 명백하다. 스스로의 능력을 단 하나의 이름과 단 하나의 이미지에 강하게 실어내는 이미지 전략만이 고객의 마음을 사는 것이다. 단 하나의 이미지에 집착하는 것 그것은 자신감의 상징이다. 또한 열정이 내포되어 있다. 조잡하지 않음으로써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전해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스스로의 기업을 깍고 다듬어 멋진 조각상처럼 작품을 만들어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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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0.01.19 20:27:58 *.160.33.244

 철아, 이 글을 반으로 줄여라. 
글로 이미지와 다르지 않다. 느닷없이 가슴을 쳐야한다.  상투적이면 안돼.   
글이 너에게는 아트여야한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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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1 19:05:50 *.168.23.196
ㅋㅋㅋ 애교가 넘치세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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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산
2010.01.20 07:02:01 *.126.231.229
사부님 이거이 첫 책을 쓴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오그라져서 써지지가 않습니다.(왠지 시험치는 느낌이 듭니다)
자꾸 쓸려고만 하니까 생각도 잘 안나고 쓰면서 재미가 안납니다.
우선 그림 그리듯이 툭툭 쳐나가며 붓가는데로 자유롭게 써보겠습니다.
사부님 힘이 되요^^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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