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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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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8일 11시 35분 등록

동료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그 둘을 합쳐서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내는 창조적 소수라는 새로운 개념의 공저 놀이인 사자 프로젝트를 시작한지도 몇 달이 흘렀다.

 

난 무얼 배우고 깨쳤는가?

 

창조적 소수가 새로운 개념이라 한다면, 그것에 대해 쓰는 저자라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스스로 그와 같은 개념과 하나가 되어 호흡하고 믿는 일일 것이다.

 

지난 토요일 우리는 4차 세미나를 가졌고, 사례 선정과 목차 구성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하지만 우리가 애당초 그려보았던 개념과 일치하는 사례는 찾기가 어려웠고, 다양한 사례들 속에서 부분을 취합하여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거다!

이 과정 자체가 다름 아닌 창조적 소수로 가는 과정이다.

 

이 세상에 우리가 생각하는 개념에 딱 맞는 사례가 없다는 거, 이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 만약 이미 그러한 사례가 널렸다면, 사실 우리가 주장하려는 개념이 그다지 참신하거나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는 의미일 테니 말이다.

 

여러 다양한 사례에서 필요한 부분들만 도출하여 우리만의 이론을 새로 정립하는 일. 책을 쓰는 그 과정 속에 창조적 소수가 형성되는 비밀의 열쇠라도 숨겨진 것 같다.

 

어릴 때 나는 나하고 기질이 다른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내가 아,라고 말했는데, 그걸 단박에 아,라고 알아듣지 못하면, 에둘러 설명하거나 반복해서 이해시키는 그 노력과 시간이 짜증나고 힘들어서.

 

그에 따라 내 세계는 당연히 협소해졌고 무미건조해졌다. 스스로 자처한 쇄국정책의 결과였다. ㅋㅋ

 

창조적 소수라고 해서 기질이 같거나 재능 분야가 비슷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재능과 다른 기질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그 다양성이야말로 호랑이가 아닌 사자들이 추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정점이 아닐까 싶다.

 

다만, 다만 말이다. 그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하지 못할 때, 그 때 거기에 갈등의 연기가 피어 오른다는 생각이 든다.

 

장점과 단점사람들의 기질이나 재능을 놓고 장점이다 단점이다,를 논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별 생각없이 쓰던 이 단어들이 이젠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가령, 나의 경우 일 처리를 함에 있어 상당히 신중하고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몰입하기를 좋아한다. 이런 사람의 경우,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하는 일은 별 착오없이 시행할 확률이 높지만, 대신 순발력이 많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나의 신중함은 장점일까? 단점일까? 그건 그 자체로 결정지어질 문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하는 변수라는 생각이 든다.

 

마찬가지로 관계에 있어서도, 나와 다른 상대의 기질이 필요시에는 아주 잘 어우러져서 하모니를 내며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내지만, 또 다른 상황에 직면하면 그것들이 부딪혀 내가 옳으니, 네가 그르니,하면서 불협화음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갈등은 결국 그 원인을 파고 들어가보면, 나와 다른 기질을 끌어 안지 못하고, ‘다름을 그냥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깊이 사귀고 멀리 가기 위해서 같은 기질, 같은 재능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기질과 재능의 사람들과 어울려 빚어내는 새로운 그림이 이젠 기대되고 흥분된다.

 

그렇다면 인간 관계에 있어 뿌리는 뭘까? 재능과 기질은 어디까지나 가지와도 같은 역할이란 생각이 들기에, 관계를 진정으로 이어주는 뿌리가 반드시 있을 것 같다.

 

그냥 끌림? 혹은 사랑하는 마음?

내적으로 함께 성장하기?

인생에서 한 방향 바라보기?

 

그 신비의 비밀을 찾아 아직 여행을 좀 더 해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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