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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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 신화에서 비슈누는 세계의 유지와 보존의 신이다. 비슈누는 세상의 정의이자 약속인 다르마(질서 체계를 지켜야 할 의무 및 행동 규범)의 이행을 관장하고 인간세상을 보호하는 존재이다. 모든 것이 만들어 내는 것보다 그것을 얼마나 오랫동안 잘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처럼 세상을 유지하기 위한 비슈누 신의 활약은 중요했다. 신들의 분쟁이나 다르마를 어겨 질서를 혼란하게 할 때 비슈누는 지혜롭게 능력을 펼쳤다. 그는 선과 정의의 입장에 서고 그래선지 힌두 신화의 신들 중에 가장 선하고 자애롭다.
신화에서 말하는 가장 일반적인 비슈누의 형상은 네 손에 고동, 원반, 철퇴, 연꽃을 가지고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이다. 여기서 고동은 우주의 생명의 근원을 의미하고, 원반은 우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악마들의 머리를 베는 무기로 사용되었다. 연꽃은 평화를 상징하며 철퇴는 원초적 지식을 상징한다. 힌두신화는 인간과 자연의 삶의 조화로운 삶을 강조한다. 그러한 면에서 신과 동물도 연관을 시키는데 비슈누는 독수리로 상징된다. 독수리는 항상 비슈누와 동반한다.
비슈누는 세상의 질서를 지키는 일에 빈틈이 없다. 세상은 내가 지킨다는 일념 하나다. 그것을 방해를 받게 되거나 질서가 무너지면 다양한 형상으로 변신한다. 필요하다면 자신이 직접 인간으로 태어나 강력한 힘으로 신들을 물리치지도 한다. 힌두 신화에서 비슈누의 변신으로 만들어진 화신이 여덟 가지나 된다.
힌두 신화가 재미 있는 연유 중 하나는 착한 신과 악마 신의 대결 구도가 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신들도 고행을 통해 더 큰 힘을 가지게 되는데 고행으로 강력한 힘을 얻은 악마 신들은 그 아무리 힘이 센 창조의 신 브라흐마나 유지의 신 비슈누도 대적할 수가 없다.
무수히 재미난 이야기 중에서 유지의 신 비슈누의 변신이야기를 하나 할까 한다. 물론 선정 기준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짧지만 교훈도 있고 판타지 동화 같이 이야기이다.
악마인 비로자나의 아들인 발리는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하여 엄격한 수행을 닦으면서 신에게 정성으로 희생제를 지냈다. 그이 노력은 헛되지 않아 결국 강한 힘을 소유한 악마의 왕이 되어 하늘 나라와 공중의 세계, 그리고 지상 세계를 모두 지배하게 되었다.
발리에게 하늘의 왕좌를 빼앗긴 신들의 왕이자 하늘의 왕인 인드라는 다른 신들과 비슈누에게 달려가 모든 세계를 구하고 자신의 권좌를 찾아 달라고 간청했다. 인드라의 어머니인 이디티는 비슈누에게 자신의 아들로 태어나 발리를 없애줄 것을 간청했고 비슈누는 요청을 받아들여 바마나라는 이름을 가진 난쟁이로 태어났다.
비슈누의 화신인 난쟁이 바마나는 악마의 왕 발리에게 가서 자신을 위해 자비를 베풀어 줄 것을 요청했다. 옆에서 그를 바라보던 사제는 그가 비슈누임을 알아 차리고 발리에게 알려주며 요청을 거절하라고 경고했으나 자신의 힘을 과신한 왕은 그이 말을 무시해 버렸다.
왕은 그렇다 손치더라도 희생제를 들이기 위해 왔을 것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했으며 그렇다면 자신에게 비길 수 없는 영예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들뜬 마음으로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은 들어주겠노라 말했다.
“왕이시여 지금부터 제가 세 걸음을 걷겠습니다. 제가 걸은 만큼의 공간을 저에게 주십시요.”
발리 왕은 왜소한 난쟁이의 세 걸음이라 봐야 뻔하다는 생각에 바나마의 요청에 웃음을 터트리며 승낙했다. 그러자 별안간 바마나의 모습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의 두 걸음은 하늘과 땅의 모든 영역을 덮었다. 왕이 경솔한 승낙을 후회할 틈도 없이 바나마의 세 걸음은 머리 위에 닿았다. 그는 당황한 왕의 머리에 대고서 그를 지옥으로 밀어 버렸다. 드디어 하늘과 땅, 모든 세계는 악마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평화를 되찾게 되었다.
우리는 신이 되기를 꿈꾼다. 신이 되면 완벽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도 완벽하지 않다. 적어도 신화의 나오는 신은 그렇다. 인간처럼 안정권의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면 자만하고 나태해진다. 힌두 신화에서는 누구든 수행을 하면 힘이 세진다. 고행은 더 자비로워지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부처님만 보아서 그런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악마도 고행을 하고 그로 인해 나쁜 힘도 키울 수 있다는 게 재미있다.
또한 누구든 힘겨운 고행을 통해 간절히 기도 하면 그 기도와 관계된 신이 나타나 하나의 소원은 들어 주어야 한다. 그게 규칙 중 하나이다. 신들의 세계에서도 보존과 유지를 위해 꼭 지켜야 할 규범이 있음을 보면서 자연의 이치가 그러함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 이야기로 아이들을 위한 놀이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 잘 난 체 하고 힘을 과시하며 으시대는 못된 아이 설정
- 약하고 보잘것없는 아이 등장
=> 보잘것없는 아이는 못된 아이를 힘으로 이기지는 못하지만 지혜와 숨겨진 위력을 이용한 변신으로 위기를 전환 시킨다.
너무 뻔한 얘긴가?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통쾌한 스토리를 적용하고 분장을 그럴싸하게 하면 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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