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인
- 조회 수 395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최근 영화 ‘아바타’의 존재가 부상되고 있다. 영화 ‘아바타’는 내게도 많은 감동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며 인상적인 장면들을 살펴 보고자 한다.
광활하고 경이로운 우주의 모습이 펼쳐지며 주인공 제이크 설리를 태운 우주선이 판도라 행성에 도착하는 과정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관찰을 앞세운 과학문명이 만들어낸 우주선 자체에도 경외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우주에서 본 행성들과 인간이 만든 창조물들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행성에 도착하면서 눈에 들어 온것들은 흉칙한 괴물 같은 굴착기계들이었다. 그리고 우주선에 내리는 사람들도 군인들이었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몇 분 내에 죽게 된다는 경고와 함께 신병들은 행성에 첫 발을 내딛는다.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두 다리를 다친 퇴역군인이다. 7년 정도 수면캡슐에서 수면상태로 있었다. 제이크 형의 죽음으로 애기치 않게 깨어나 군인들과 함께 판도라 행성에 도착한다. 제이크는 진보, 성장, 발전, 효율의 원리가 일방적으로 강조되는 남성성이 중심되는 사회에서 커다란 성과를 냈다. 하지만 두 다리를 다치게 된다. 남성성이 중심인 사회에서 다리를 못쓰는 군인은 설 곳이 없다. 그래서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긴 잠에서 깨우고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간다.
도착한 신병들에게 용병대장 퀴리치의 훈시는 전형적인 남성성 중심 사회의 사고방식을 보여준다. 아바타로 변신하여 그레이스박사와 일행이 되어 첫 임무에서 보여준 제이크의 모습도 예전 해병의 모습 그대로이다. 제이크는 첫 임무 수행 중 판도라에서 길을 잃는다. 맹수들의 습격으로 죽음에 위협에 처해있을 때 네이티리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네이티리는 제이크를 죽이려 했으나 두려움을 모르는 강인하고 순수한 영혼이어서 살려 준다. 제이크는 외면적으로는 나비족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나 내면적으로는 예전의 해병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제이크를 네이티리는 어린애 같이 징징대는 멍청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이크는 네이티리를 통해 나비족을 만나게 되고 외면적으로나 내면적으로나 나비족이 되는 여정을 시작한다.
나비족은 여성성의 상징인 아이와여신을 숭배하며 자연과 교감을 이루며 살고 있다. 여성성의 원리는 감정, 느낌, 무드, 의미, 가치이다. 제이크는 네이티리의 안내를 받으며 나비족 전사로 태어나는 통과의례를 거쳐 간다. 제이크는 남성성이 우세한 내면세계에서 여성성과 조화를 이루는 내면세계로 성장해 간다. 그는 자연과 교감하면서도 남성다움을 잃지 않는 진정한 전사로 다시 태어난다. 그것은 전사되기 위한 마지막 통과의례인 자신만의 ‘이크란’ 얻는 과정에서 잘 보여준다. ‘이크란’은 여성성에서 나오는 생명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새’라고 할 수 있다. 남성은 여성의 에너지를 받아 사용하는 존재이다. 이크란과의 합일은 여성성과 남성성의 조화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영화장면에서 ‘사헤일루’ 'bond' '교감‘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언어들이다. 나비족의 전사가 되어가면서 제이크의 의식은 변모해 간다. 영화는 제이크 안에 있는 영웅이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본의 이익을 만을 앞세우는 그 곳 책임자와 용병대장 쿼리치는 잘못된 남성성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잘못된 남성성은 전 세계 곳곳에서 폭력, 테러, 전쟁을 일으키며 지구 어머니 가이아를 죽여 왔다. 영화는 세계수, 생명나무를 쿼리치 일행의 폭격을 통해 무참히 쓰러뜨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잘못된 남성성이 가져오는 모습을 폭로하고 있다. 여성성이 억압되고 미발달한 현대인들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상실하고, 한 생명체로 완전히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부터 차단되어 살아간다. 삶의 경이나 신비는 찾아볼 수 없고 자연히 생명과 생기가 빠진 기계 같은 모습이 되어 간다. 반면에 나비족들의 삶은 생명과 생기가 충만한 모습을 보여준다.
제이크는 네이티리와 만남을 통해 자신 안에 잠재해 있는 여성성을 일깨우는 영웅의 여정을 시작한다. 또한 이 여정에서 많은 시련을 겪는다. 이러한 시련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힘과 만나게 된다. 그는 ‘도루코 막토’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제이크의 이야기는 자기 내면의 탐험에 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인간이 판도라 행성에 도착하는 것은 신화에서 판도라 상자가 열린 것에 비유된다. 판도라 상자에서 온갖 대립물들이 나와 세상에 퍼진 것처럼 판도라 행성은 잘못된 남성성 중심의 인간들이 도착한 후로 조화가 깨지고 존재들이 발하는 광휘도 사라져 버릴 위기에 처해진다. 영화의 아름다운 색감들은 바로 조화로운 세계에 살 때 보게 되는 존재들의 광휘이다.
잘못된 남성성 중심이 만들어낸 폐해들은 한편의 영화로 공감을 하며 온전한 여성성의 도래가 새로운 지구 문명을 여는 코드가 될 것임을 말해준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32 | [사자 10] <결국, 관계란..> | 수희향 | 2010.01.25 | 2747 |
1431 | 꼭지글 - 내 집꾸밈, 어디에 맡기면 좋을까 [1] | 혜향 | 2010.01.25 | 3306 |
1430 | 내 속의 두 모습... [6] | 희산 | 2010.01.25 | 2708 |
» | 영화 '아바타'로 본 여성성의 재발견 [1] | 효인 | 2010.01.25 | 3954 |
1428 |
상상력을 일상으로 끌어들이기 : 보색효과 ![]() | 숙인 | 2010.01.25 | 7382 |
1427 | 라뽀(rapport) 2 [4] | 書元 | 2010.01.24 | 2894 |
1426 | 얽매이지 않는다. [3] | 백산 | 2010.01.24 | 2792 |
1425 | 칼럼 41 - 묘비명, Epitaph~ [12] | 범해 좌경숙 | 2010.01.23 | 3092 |
1424 | 꼭지글 - 공간 조력자,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나 [2] | 혜향 | 2010.01.19 | 2887 |
1423 | 힌두 신화이야기 - 비슈누의 화신, 난쟁이 [2] | 정야 | 2010.01.19 | 6722 |
1422 | (쉽게 쓰는) 기술의 발전사 & 미래 고찰 [3] | 희산 | 2010.01.19 | 2905 |
1421 | 칼럼 40 -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6] | 범해 좌경숙 | 2010.01.18 | 3552 |
1420 | [사자 9] <다름의 미학> | 수희향 | 2010.01.18 | 3258 |
1419 | 나만의 '희열'을 따르자 [1] | 효인 | 2010.01.18 | 2859 |
1418 | 더 이상 하찮다고 부르지 마라 [2] | 숙인 | 2010.01.18 | 2983 |
1417 | 작은 기업을 위한 Small Branding [3] | 혁산 | 2010.01.18 | 2515 |
1416 | 라뽀(rapport)1 [2] | 書元 | 2010.01.17 | 2951 |
1415 | 내가 사랑한 그리고 나를 사랑해준 이들을 위하여 [1] | 백산 | 2010.01.17 | 2881 |
1414 | 베가본드 [10] | 백산 | 2010.01.16 | 3321 |
1413 | 어쩔 수 없는 사람... | 백산 | 2010.01.14 | 29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