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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일 06시 44분 등록

성공 아닌 성공, 실패 아닌 실패

 

사실 글쓰기를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시작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스포츠과학연구원과 대만의 펜싱협회 사무총장의 권유로 시작된 것이었지만 처음에는 단순한 글쓰기 였다.  현장 사례연구와 에세이 정도였다.

생각이 자꾸 발전을 해서 대중들에게 펜싱을 알리고 그것을 통해서 삶이나 세계에 대한 배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다분히 나의 이런 생각은 불순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를 통해서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전하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거두었던 성과가 마치 대단한 업적이라도 되는 듯, 힘이 들어가고 단정적으로 쓰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혼란스러워진 자신의 불편한 현실의 곤란한 상황을, 세상을 향한 분노로 토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곤란함과 억울함에 대해 정당함을 주장하고 싶었는데, 그것들이 불편한 현실을 남 탓으로 돌리는 그런 변명이나 현실에 대한 분노에 찬 목소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스승님이나 동료들의 조언을 듣고 나름대로 정리하고 기록을 해 보지만 무언가가 풀리지 않았다. 영웅소설도 안되고, 그렇다고 자기개발서도 아니고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나는 이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할 수는 있었지만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없었다. 스스로가 옳다고 말하면서도 현실 속에 처해 있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다.

 

존 우든의 부드러운 것보다 강한 것은 없다라는 책을 보면서 여러 가지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항상, 이유를 알 수 없는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나는 그 동안 어려운 시합에서많이 이길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갈증은 더 해만 가고, 외로움 또한 더욱 깊어졌다.

훌륭한 선수였고, 코치였으며, 훌륭한 스승이며 훌륭한 인간이었던 존우든을 바라보면서 나는 조그마한 깨달음이 있었다.

 

어쩌면 그 동안은 껍질만 진짜였던 것 같다. 끝없는 두려움과 외로움과 칼싸움을 하면서 몸에 배인 냉혈함과 무정함은 껍질 뿐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구체적이고 명확하지 않았다.  그러나 존우든이 말하는 성공이란 마음의 평온이라는 말에서 그리고 이 마음의 평온은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존재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스스로 앎으로써 갖는 자기만족감에서 생겨난다.라는 말 속에서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동안 나도 모르게 성공에 오염되어 있었던 것이다. 현실적인 곤란함과 억울함에 나도 모르게 과거의 업적을 들어내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주 작은, 아니 아주 분명한 하나의 실수가 확대되어 겉잡을 수 없는 어긋남으로 종국에는

실패 아닌 실패가 된 것이다.

목표에는 도달했으나 의미와 가치를 잃어버린 그 성공 아닌 성공이 되어 버린 것이다.

 

마음의 평온을 갖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성공은 아니다. 그렇다면 실패인가 아니 아직은 시패가 아니다. 실수다. 내가 정의내린 실패가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것이므로 그리고 나는 아직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있으므로 실패는 아니다. 완전히 패배한 것은 아니다. 

,  그렇다면 다시 일어서기 위한 노력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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