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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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가 산을 넘는다.
정인(貞仁)은 체력이 고갈되었고 의지는 희미해져 있었다.
정인이 전인여고 체육관에 친구를 만나러 놀러 왔다가 그와 그녀의 친구가 연습하는 것을 보고 있다가 생각했다. ‘아,, 마지막 남은 전국체전을 잘 뛰고 싶은데 선생님과 훈련을 하면 좋을텐데..’ 그렇게 생각하다가 휴식 시간이 되어 의자에 앉는 선생님께 다가가 용기를 내서 말했다.
“선생님, 전 마지막 남은 전국체전을 잘 뛰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그는 단호하고 분명하게 거절했다.
“ 나는 너의 은퇴를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서 가르치고 싶지 않다. 내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가르치고 싶은 선수는 세계 무대의 시상대에 오르고 싶은 선수다. 만약 네가 내게 배우고 싶다면 국가대표가 되라 그러면 우리는 함께 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인은 대답하지 못했다. 자신의 생각만 한 것도 죄송하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부족한 체력 때문에 훈련을 따라갈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그 날, 선생님의 짤막한 거절을 듣고 친구와 저녁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몇 일을 생각하다가 정인은 결정을 했다. ‘좋아, 한 번 해 보는거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뭐..’ 그렇게 정인은 굳은 결심을 하고 대표선수 선발전에 나갔고 결국 최종 선발이 되었다.
희애(希愛)는 힘있고 탁월한 순발력을 가졌지만 살이 많이 쪄버렸다. 태능선수촌에서 장기간 훈련을 하지 않았지만 대표선수로 선발되어 세계 대회에도 출전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실업팀에 곧 바로 들어와서 3년 차가 되고 있었다. 실업팀 생활, 숙소에 갇혀서 운동하면서 살이 많이 쪘다. 그런대로 시합에서는 자기 몫을 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팀 감독님의 선배이신 선생님이 귀국해서 고향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 그녀의 팀과 함께 훈련을 하게 되었다. 훈련과 함께 이런 저런 상담을 하다보니 희애는 잠자고 있던 욕심이 생겼다. ‘그래 선생님과 한 번 열심히 해봐야지…’그렇게 결심을 굳히고 희애는 선발전을 뛰었고 최종으로 선발될 수 있었다.
난지(卵智)는 키가 아주 작았다. 난지가 대표선수에 선발되리라고는 그의 팀의 감독도 생각지 못했었다. 전에 있던 실업팀에서 플러레 선수였던 난지는 후보였다. 죽도록 훈련을 했지만 주전선수의 기회는 없었다 그러던 차에 고향에 있는 팀 감독님이 불러서 지금의 팀으로 이적하게 되었다. 그리고 종목을 바꾸어 에뻬 선수가 되었다. 플러레 선수로도 키가 작은 난지는 에뻬 선수로서는 정말 작은 선수였다. 그러나 난지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체력을 가지고 있었다. 전 팀에서 혹독한 산악훈련을 많이 해서 난지의 체력은 아주 튼튼했다.더욱이 나이도 스물셋으로 그렇게 많지 않았다. 팀에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아서 특별히 지도받지 못했지만 난지는 눈동냥 귀동냥으로 에뻬를 배우고 열심이었다. 그러다가 이 번 대표선수 선발전에서 어려운 관문을 모두 뚫고 대표선수가 된 것이다. 대표선수였고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했던 선배언니들은 탈락했지만 그녀는 당당히 대표선수가 되었다. 그녀로서는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세미(細美)는 온순하고 늘 말없이 웃는 선수였다. 난지만큼 키가 작았지만 수비형인 세미는 나름대로의 노력으로 대표선수에 선발되었다. 세미는 언제나 조용하고 얌전하게 있었다. 선배언니들 틈에 끼어서 꾸준히 노력했으면서도 작은 키와 선배언니들 때문에 눈에 뜨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 번 선발전에서 선발이 된 것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규칙은 두 가지다. 하나는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자기자신과 타인과의 약속을 지키는것이다. 이것이 전부다
훈련은 우리가 이 곳에 모여 함께 하는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다. 칼을 든 사람은 사방을 경계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훈련이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어도 훈련은 계속된다. 그것은 우리가 밥을 먹고 잠을 자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과 같다. 쉽게 생각하지 않기 바란다. 일 년 동안 학교에 빠지지 않고 다니면 우리는 개근상을 받게 된다. 왜 그렇지? 학생이 학교에 가는 것은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왜 개근상을 주는가? 그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생활과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불편하지 않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바로 훈련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기고 싶다면 이기기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난 요행을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기적을 기대하면서 도박 같은 꽁수를 두어 시합에 이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난 하루 하루 쌓아 올려서 결코 흔들리지 않는 진실하고 당당한 승리를 원한다.
종이 한 장은 쉽게 찢기지만 열 장은 찢기 힘들고 백장, 이 백장이 되면 그것은 결코 손의 힘으로는 찢을 수 없게 된다. 훈련일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는 쓰기 쉽지만 일 주일을 몰아 쓰기는 어렵고, 한 달, 일 년의 분량을 몰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라. 어느 날 우리는 그것의 참된 가치를 알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룰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약속은 모든 관계의 기초이며 신뢰의 핵심이다.
이 점에 관해서 중국상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어마어마한 부자가 된 대상이 있었다. 그는 자식에게도 그 비밀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러다 그가 임종을 앞 두고 있을 때 그의 아들이 물었다.
“아버지는 어떻게 해서 큰 돈을 벌 수 있었습니까? 그 비밀이 무엇입니까?”
라고 아들이 묻자 아버지는 대답했다.
“아주 간단하다. 네가 두 가지만 지킬 수 있다면 너도 나만큼 돈을 벌 수 있다”
그러자 아들이 물었다.
“그게 무엇입니까?”
아버지는 아들을 보고 말했다.
“장사는 신용이다.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여하한 일이 있더라도 약속한 것은 꼭 지켜서 신용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럼 나머지 하나는요?” 아들이 묻자 아버지가 대답했다.
“가능한 한 약속을 하지 마라. 약속이 많으면 지키기 어렵다.”
나는 너희들이 이 이야기가 전해주는 의미를 잘 이해했을 거라고 믿는다. 약속은 중요한 것이고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타인이든 자기자신과의 약속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이 두 가지의 규칙은 우리가 함께 생활하는 동안 내내 우리에게 길을 안내하고 믿음을 만들어 줄 것이다. 절대 잊지 않기 바란다.
우리는 자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이 것에 관해서는 묻지도 않을 것이며 이야기되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든 것은 그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메시지
훈련과 약속의 준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그것은 결심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
주춧돌은 보이지 않지만 그것 없이는 결코 높은 탑을 쌓을 수 없다.
건물을 활용하는 사람에게는 주춧돌의 가치는 중요하지 않지만 건물을 짓는 사람에게는 주춧돌의 가치는 절대적이다.
피드백 체크포인트
모든 학습과 성장의 기초에는 준비된 장소와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진리의 치명적 약점은 평범함이다. 그래서 당연하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실제로 학습과 성장에서는 그것 자체는 초점밖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그것을 잊었을 때와 소홀히 했을 때의 문제점을 이야기를 통해서 은유적으로 설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