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희산
  • 조회 수 2493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0년 2월 15일 08시 20분 등록

컬럼 : 진정 중요한 자원

 

기술의 경제학이 사회의 모습을 결정한다. 우리는 흔히 기술의 발전이 사회를 진보시킨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부분적인 이해이다. 기술 그 자체가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인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선택된 기술에 작용하는 경제적 힘이 세상을 움직여 가는 것이다. , 세상에는 다양한 기술들이 혼재되어 나타나게 되고(지금 모든 것을 평정하고 있는 기술이라 할지라도 처음에는 하나의 작은 기술로 세상에 선을 보일 뿐이다), 이 기술들 중에서 자유 시장 내의 경쟁을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의 제공 여부가 입증된 기술들만이 선택되고, 이 기술들이 활용된 제품을 쓰고 우리가 거기에 적응되어 가면서 우리의 사회적 시스템이 점진적으로 변화되어 가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효용성이 입증된 기술의 선택적 사용으로 인해 우리의 사회 생활은 좀 더 편리한 방향으로 개선되어 나간다.

 

최근의 정보 기술의 발전과 채용의 속도는 놀라울 정도이다. 불과 10여 년 전 일반 사람들에게 처음 선을 보였던 인터넷이(기술적으로는 그 훨씬 이전에 존재했지만) 이제는 우리의 생활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생활의 도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마치 전기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이제 인터넷 없는 세상을 가정하기 힘든 상황으로서 모든 경제 활동이 인터넷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들이 나타나더니(구글, 아마존, 네이버, 옥션 등) 이러한 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기존 기업들의 위치를 위협하거나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줄어들기는 커녕 계속 확장되는 추세에 있는데, 최근의 무선 인터넷의 확산 및 스마트폰의 발전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 이러한 경향을 더욱 폭발적으로 가속시키고 있다.

 

이제 인터넷을 활용한 사회 생활은 점점 일상화 되어 가고 있다. 영화를 선택하거나 약속 장소를 결정할 때 인터넷 상에서 평가를 검색하거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예전에는 이러한 작업을 위해 PC방을 가거나 집의 PC를 켜야 했지만 이제는 와이브로가 탑재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이 있어서 얼마든지 이동 중에 즉시 검색하여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러한 기술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인구가 전체 인구 대비 적은 비율이지만 활용 인구의 비율은 계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니콜라스 카가 <빅 스위치>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든 기술의 변화는 세대의 변화이고, 새로운 기술의 모든 힘과 영향력은 그것과 함께 성장한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구세대인 부모를 구석으로 밀어내기 시작할 때가 되어서야 해방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 기술들은 주로 2,30대를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의 사용에 익숙하고 이것을 적극 수용하려는 이러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성장과 함께 이러한 기술들은 전기의 사용처럼 너무도 당연할 생활 기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미 구글과 같은 똑똑한 검색 시스템은 인간의 기억 시스템의 한 부분을 대체 혹은 지원하고 있다. 최근 사람들은 힘들여 어떤 사실을 기억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기억의 부담을 해소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은 우리의 기억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추론과 같은 인지적인 분야는 컴퓨터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로 일반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렇지만 이제 인터넷에 사람이 접속되어 접속된 사람이 네트웍 어딘가에서 요청된 요구 사항을 실행함으로써 이 부분도 처리되고 있다. 즉 컴퓨터 자체가 아니라 네트웍에 접속된 사람이 그 일을 처리하고 결과를 리턴하여 줌으로써 이러한 인지적인 추론 작업이 인터넷을 통해 지원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의 지식 서비스와 같은 것이 그것의 초보적인 예인데, 앞으로 전문가 집단의 지식 제공 혹은 특화 서비스 실행 등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트렌드이자 시사점은 니콜라스 카가 지적한 것처럼 인터넷이 단순히 컴퓨터들의 네트웍을 통한 연결 상태만으로 존재하지 않고, 도리어 그러한 기술적인 특징을 기반으로 가상의 전세계적인 월드와이드컴퓨터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인상적인 것은 이 월드와이드컴퓨터는 우리의 뇌활동 작업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그 구조 자체가 점점 우리의 뇌 구조를 닮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뇌 속에서 엄청난 수의 뉴런들이 시냅스를 통해 연결되면서 특정 연결 구조를 통해 정보를 기억하고 처리하듯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검색 시스템의 기억 시스템화 및 네트웍 접속자에 의한 추론 작업을 지원하는 전세계적인 가상의 월드와이드컴퓨터는 마치 우리의 뇌처럼 작용하면서 지구를 움직이는 가상의 뇌처럼 역할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월드와이드컴퓨터는 그 접속성과 향상된 지능으로 인해 우리가 어렵게 수행하던 학습 기능을 일정 부분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비록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우리 기억 능력을 훨씬 넘어설만큼 엄청나게 넓어지지만, 얻을 수 있는 지식의 깊이는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전문가가 힘들고 어렵게 수고를 통해 깊은 경험과 지식을 얻는 작업들이 경제적으로 비효율적’(비슷한 자료를 인터넷에서 무료로 얻을 수 있으므로)이라는 이유로 점점 더 외부의 지원을 받기가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처음에 걱정했던 컴퓨터의 인간화보다는 인간의 컴퓨터화로 인한 지식 수준의 평활화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

 

따라서 갈수록 그런 고급 지식을 갖추거나 혹은 지혜로운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희귀해질 터인데, 그런 자원은 인터넷을 통한 단순 검색만으로는 얻기가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 분야에 정통하면서 동시에 다른 분야에 대한 넓은 이해를 가지고 있어서 수준 높은 평론과 분석을 통찰력있게 제시할 수 있으면서도 따뜻한 인간미가 흐르는 전문가는 앞으로는 더욱 더 귀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지적 판단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가 혹은 지식인은 다가오는 미래의 중요한 지적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에드워드 윌슨은 그의 그의 저서 <통섭>에서 통섭을 설명의 공통 기반을 만들기 위해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들과 사실에 기반한 이론을 연결함으로써 지식을 통합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앞으로는 이러한 통섭에 기반한 분별력과 통찰력을 갖춘 사람만이 인터넷에 의한 기존 산업의 변혁에 의한 고용 불안정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고급 자원도 그 자체만으로 존립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고급의 지식이라 할지라도 월드와이드컴퓨터의 하나의 자원으로 편입되어야만 그 존재를 알리고 활용되어질 수 있고 따라서 가치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가 창조하는 지식 중의 일부분은 월드와이드컴퓨터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되어져야만 한다. 우리의 지식 역시 활용되어져야만 가치가 높아지고, 활용되어지는 횟수의 증가에 따라 그 가치가 지수적으로 높아지는 월드와이드컴퓨터의 법칙을 따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IP *.176.68.156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72 내 마음을 비추는 드라마 효인 2010.02.22 3033
1471 내가 바라보는 나, 타인이 바라보는 나 [2] [2] 숙인 2010.02.22 8375
1470 칼럼 45 - 꿈을 물어 내면을 들여다보다. [4] 범해 좌경숙 2010.02.22 3251
1469 아직 끝나지 않았다 [8] 백산 2010.02.22 2612
1468 사자 프로젝트 - 노리단 인터뷰 내역 file [2] 書元 2010.02.21 3727
1467 라뽀(rapport) 5 [1] 書元 2010.02.21 2796
1466 감성플러스(+) 좋은 삶은 좋은 만남이다 file [2] [1] 오병곤 2010.02.17 6540
1465 꼭지글 - 새 옷 갈아입기(공간 변신) 셋 - 주방 드레싱 [2] 혜향 2010.02.15 3728
1464 단 하나의 진정한 욕망, 단 한 명의 소중한 사람 [2] 숙인 2010.02.15 3050
1463 잠자고 있는 여신 효인 2010.02.15 2815
1462 라뽀(rapport) 4 書元 2010.02.15 2820
1461 [사자 13] <휴머니스트 인터뷰 2- 1장:창조적 소수의 개념> 수희향 2010.02.15 3238
1460 칼럼 44 -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면 [4] [2] 범해 좌경숙 2010.02.15 3761
» 진정 중요한 자원 희산 2010.02.15 2493
1458 주춧돌 : 어리석은 자가 산을 넘는다 백산 2010.02.09 3295
1457 사자사례/ 수유+ 공간 고병권씨 인터뷰1 [1] 정예서 2010.02.09 4545
1456 감성플러스(+) 절실함으로 길을 떠나자 file [6] 오병곤 2010.02.09 5764
1455 동기화 :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다 백산 2010.02.09 6904
1454 [사자 12] <휴머니스트 대표님 인터뷰 1- 전체 요약> 수희향 2010.02.09 2774
1453 나를 찾아 떠나는 진정한 여행 [4] 혜향 2010.02.08 3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