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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3일 23시 28분 등록

생각을 멈추다 = 마음을 비우다

 

생각하지 마라, 생각하면 생각에 쫓긴다. 단지 긴장하라

 

검술에 있어서 고도의 테크닉과 다양한 속임수를 가진 숙련된 선수와 대치할 때 생각으로는 반응의 선택을 결정할 수 없는 짧은 시간 내에서 적절한 대응을 순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상대의 특정한 신체 부위를 보지 않고 전면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이럴 때 그냥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초점인 주의를 전면적으로 확산해서 바라보아야 한다. 나는 이것을 개방적 주의집중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눈을 뜬 상태에서 생각을 멈추는 것이다.

반면에 눈을 감으면 시야의 것들이 사라지는 대신에 청각과 촉각이 예민해 지지만 주위환경이 안정되면, 의식은 주의의 초점을 기억 속으로 옮겨서 여러 생각들을 끌어 낸다. 이럴 때는 마음의 눈으로 한 곳을 바라보며 의식을 집중하면 생각을 멈출 수가 있다. 이것이 눈을 감은 상태에서 생각을 멈추는 것이다.

 

눈을 뜬 상태에서 생각을 멈추는 것은 예측과 가정을 멈추는 것이지만 반면에 몸에 익힌 훈련된 반응을 완벽한 대기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숙련된 선수의 공격은 진짜와 가짜를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예측은 확률적으로 진행된다. 상대의 수준이 낮을수록 예측 가능성은 높겠지만 상대의 수준이 높아지면 불안수준도 높아진다. 수준이 낮은 사람은 극도로 긴장하게 되고 불안의 수준은 두려움이나 공포의 수준이 된다.

타격거리가 가까울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몸은 굳고 반응시간 때문에 미리 반응하게 된다.

생각을 멈추면 반응은 무의식에 의해서 사고과정 없이 직접 선택적으로 반응한다. 이것을 무예의 대가들은 무상신검이라고 불렀다. 선택적 반응을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것, 의식의 주체가 아닌 무의식의 주체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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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워라 고 말하는 것은 그런 것일 것이다. 하나의 사건, 하나의 상황에 대해 보다 적절한 대응을 위해서 좁혀진 생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마음의 초점을 여는 것, 그래서 분노와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거나 지나친 쾌감을 절제하고 보다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일 것이다.  불편한 인간관계의 심적인 편견과 감정적 대응을 극복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닌가?

평소에 수양을 통해 얼마나 깊이 있게 생각했으며 문제 해결방법을 다양하게 알고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순간에 유효한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 즉 생각을 멈추고 의식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힘에 달려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훈련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명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그냥 눈꺼풀을 닫고 폼 잡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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