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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를 빌미로 정말 오랜만에 마눌님이랑 댄스 공연 하나를 관람 하였다. 연구원에의 집중 덕분으로 겨의 몇달만의 나들이라고나 할까. 공연이 끝난후의 마눌님 표정은 흡족 그자체였다. 그런 마눌님의 표정을 읽고 나는 속마음으로 ‘역시 나의 선택은 탁월하였어.’라는 자족의 흡족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마눌님이 강력하게 던지는 스매싱(smashing) 하나.
‘승호씨. 우리 매월 이런 공연을 한번씩이라도 보자.’
나는 그말에 깨갱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공연 하나에 관람료가 얼마인데. 거기다 남자의 일반적인 생각으로 금번 관람과 같은 큰거 하나면 몇 달은 편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되로주고 오히려 말로받게 되는 결과가 나왔으니.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말대로 여자들에게 있어 사랑의 선물은 크기에 관계없이 똑같이 1점으로 처리되는 것 같다. 이번 공연을 통해 그동안 잘해주지 못했던 것을 한방에 큰거 하나로 회복할려고 했던 내생각이 여지없이 깨어졌으니. 도대체 여자란?
그런 의미에서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몇가지 정의해 본다.
1. 남편과 아내의 의미
얼마전 마눌님이 차를 운전하고 가는중에 내가 봐도 명백한 차선 위반을 한적이 있었다. 덕분에 다른 차주랑 실랑이가 벌어지게 되었고. 그와중 내가 했던 말은 ‘자기가 잘못했네.’였다. 하지만 사실임에도 그녀에게는 이말이 무척이나 서운하게 와닿았던 모양이다. 자고로 똥개도 자기집 앞에서는 30점을 따고 들어간다고 했는데 믿었던 남편이 자기편을 들어주기는커녕 훼방만 놓았으니. 이일로 인해 역시 여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본인에 대한 공감과 지지가 중요함을 다시금 깨달을수 있는 계기를 확인할수 있었다.
아내들은 일반적으로 동반자로 살고있는 남편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찌보면 어불성설(語不成說). 이것은 모든 아내들의 로망의 하나가 될수 있겠지만 오랫동안 결혼생활을 해온 분들은 아실 것이다. 남편은 절대적인 나의 편을 들어줄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그이유는 다름아닌 이름에 나타나 있다. 즉, 내편이 아닌 남편이기 때문. 다시말해 남의 편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아내에 대한 공감과 지지의 존재가 되기는 애시당초 힘들다는 말. 하지만 말이 쉽지 받아들이기는 녹녹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남편이라는 용어에 반해 아내의 의미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을 내려야 할것인가? 간단히 말해 아내는 아! 네!의 감탄사로 정의할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여성들은 자신의 생각과 말에 호응과 맞장구를 쳐줄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하기에 남편이 아내의 말에 적극적인 아! 네! 라는 미사어구만 적절히 해주어도 원만한 부부관계는 '떼어 놓은 당상'. 하지만 이역시 쉽지많은 않을터.
2. 남녀의 관계는 계절의 변화와 같다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듯이 남녀의 마음속에도 사랑의 씨앗이 뿌려진다. 그 씨앗으로 인해 서로의 눈높이에 의한 교제가 시작되고 그들은 사랑의 향기를 마음껏 뿌리며 그느낌을 영원히 함께 할듯이 순간을 향유한다.
여름이 찾아오자 갑자기 세찬 소나기가 내린다. 봄의 향취가 영원히 함께 할거라고 기대하던 그들은 비를 피해줄 우산(미래)을 챙기질 못하였기에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의 주인공처럼 잠시나마 한석규, 심은하가 되어본다. 그런데 어쩌나. 비가 점점 세차게 내리자 드디어 여성이 다음과 같은 말을 내뱉으면서 그들의 관계에는 위기의 조짐이 찾아온다.
‘내친구 남자들은 이럴때면 우산을 준비하여 멋있게 씌워주던데~’
결실을 맺는 가을이 찾아왔다. 하지만 모든 연인들이 다 좋은 결과물을 얻은 것은 아니다. 여름 한낮의 뙤약볕과 예기치 않았던 갑작스런 우박의 경황 속에서도 서로의 신뢰를 유지해왔던 연인들만이 사랑의 수확을 거둘수 있었으니.
겨울의 계절.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속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던 그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함께 손을 잡고 얼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서로의 체온으로 따뜻하게 녹여준다. 더욱더 추워지면 호빵이라는 촉매제로써 따끈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기도 한다. 반면 그렇지 않은 연인들에게는 겨울이라는 단어 자체가 쓰디쓴 고통이며 잔혹한 시련이기도 하다. 춥다고 하는 여친에게 남자는 한마디를 내뱉는다. ‘그러게 내말듣고 따뜻한 것 입고 나오지.’ 이에 질세라 여자는 남친에게 ‘자고로 남자가 되었으면 기사도 정신을 발휘해아지’라는 요구를 하게된다. 남자는 인정을 바라고 여자는 공감을 바라지만 글쎄 역시나 남녀의 관계는 멀고도 험한 길이다.
3. 남녀의 관계란 또한 탁구 경기와 같다.
한쪽의 서브가 있은다음 서로가 공을 주고 받는 랠리(rally)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공을 약하게도 그렇다고 너무 강하게도 주지않는 적절한 강도의 센스가 필요하다. 어느 한쪽이 균형을 유지하지 못할 때 공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여기서 유의해야할 점은 여성은 탁구 자체를 즐기는데 반해 남성은 이기고 지느냐 하는 결과에 집착 한다는 것이다. 실례로 쇼핑이라는 사례를 들어보자. 남성은 물건을 사러갈 때 타켓을 정하고 출발을 하며 목적달성이 이루어졌을시 그 게임은 타임아웃이 된다. 반면 여성은 쇼핑을 하러가는 과정을 중시여겨 무엇을 사느냐보다는 행위 자체에 그 의미성을 부여한다. 그러다보니 함께 쇼핑하러 갈때면 젊은 연인사이라도 쉽게 다툼을 하는 광경들을 목격할수 있다. 이런 쇼핑을 할때의 남성의 스트레스는 소방대원이 불을 끌때의 스트레스와 동일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얘기했듯 사람은 원래 한몸 이었지만 인간을 질투한 신이 그들을 둘로 나누어 버렸다. 그렇기에 그들은 항시 떨어진 반쪽을 그리워하지만 반면 수많은 시간이 흐름에 따른 이성의 차이점은 잊혀진 기억속에 묻혀 버렸다. 덕분에 오늘도 남성 & 여성은 서로를 알기위해 잊혀진 기억속을 헤메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