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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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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8일 00시 11분 등록

도반(道伴) 

삽자루를 메고  떠난  힘들고  여정에도 혼자  떠난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불교에서 진리를 찾아 길 떠난 사람들이 구도(求道)의 길에서 만난 좋은 벗을 도반이라고 부릅니다. 불교에서의 원래의 의미는 스승이 함께 가라고 권하는 대상, 또는 함께 도를 닦는 친구를 도반(道伴)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넓은 의미의 도반은 반드시 수행에서의 친구만을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그가 누구이든 인생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면서 동행이 되어 준다면, 그는 도반인 것입니다. 공자는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거기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하셨으니, 도반은 우리 삶의 여정에서 함께 걸으며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스승이기도 하리라 생각합니다.  

불교 경전『법구경』은  우리에게 이런 글귀를 들려주었습니다.  

생각이  깊고 총명하고 성실한 지혜로운 도반을  만났거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하고 마음을  놓고 기꺼이 함께 가라.” 

삶의 여정에서  생각이 깊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도반을  만날  있다면 그것은 여간   축복이 아닐  없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도반을 만나는 일은  어려운 일이지요. 그런 도반을 만나려면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도반이 되어 주어야 하니,   또한  흔치 않을 뿐만 아니라  쉬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번에   년을 함께 가야할 도반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생각이 깊고 다른  색깔을 지닌 친구들이였습니다. 법구경의  말씀이 떠올랐지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하고 마음을 놓고 기꺼이 함께  가리라.” 나의 언행과 마음에서 좋은  향기가 퍼지는 도반으로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오랫동안 남고 싶은 도반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승가라라는 젊은 바라문이 부처님께  좋은 도반과 나쁜 도반이 어떻게  다른가를 물었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나쁜 도반은 보름이 지난 달과 같이 어두움을 더해 가고, 좋은 도반은 초승달과 같이 사귈수록 밝음을 더해 가는 사람이라 하셨습니다. 또한 냄새가 없는 빨라사(Pala-sa) 나뭇잎으로 따가라(Tagara) 향을 묶어 놓으면 그 잎에 좋은 향기가 배는 것처럼 좋은 벗과 사귀면 자연히 향기를 내뿜는 사람이 되고, 꾸사(Kusa) 풀잎으로 악취 나는 썩은 생선을 묶으면 썩은 냄새가 배는 것처럼 나쁜 벗과 사귀면 악취가 몸에 배게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법정 스님은  ‘도반이라는 제목의 시로 우리에게  진정한 도반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줍니다.  

도반  -법정 스님- 

진정한 도반은

 영혼의  얼굴이다

 마음의  소망이 응답하는 

도반을 위해  나직이 기도할 

 영혼은  하나가 된다.

맑고 투명하게

서로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도반  사이에는 말이 없어도

모든 생각과  기대가

소리 없이  기쁨으로 교류된다.

이때 비로소  눈과 마음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하나가 된다. 

저는 시인  이성선을 좋아합니다.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분이지만 저에게 이성선 시인은 진정한 도반으로 느껴집니다. 시인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구도의 길을 걸어간 사람 이성선을 존경하고, 그가 시인으로 걸어간 길에서 도반이 되고 싶은 것입니다. 육적으로는 이제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고인이 되었지만 저는 영적으로 자주 그와 만나 제 삶의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듣기도 합니다. 오늘도 저는 이성선 시인의도반이라는 시를 읊으며 그와 침묵 안에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도반   - 이성선- 

벽에 걸어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석양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알고도 애써  모른  밀어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그가   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그는 제게  들려주었습니다. 어떤 것에도 미련을 두지  말고, 떠날 준비를 하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고.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고  하더라도 묵묵히 삶의 무게를 지고  걸어가는 것이 진짜 아름다움이라고  속삭여 주었습니다.  

삶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  사람이 모두  우리의 동행자이며 도반입니다. 불가에서는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고 합니다. 정말 우리가 만나는 한 사람 함 사람이 소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우리 인생의 여정에서 진정한 도반을 지님은 참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새로 만난 도반들과 나누어야 할 시간이 참으로 행복한 요즘입니다.

 

IP *.219.10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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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10.04.18 13:19:24 *.207.110.58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원망하지 않으니, 또한 군자가 아닌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즐거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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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4.19 09:34:46 *.219.109.113
참 좋은 말씀이네요.
저도 군자의 길을 걸어가고 싶은 하루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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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0.04.19 04:14:53 *.67.223.107
은주씨
나도 시인 이성선을 좋아합니다.
그의 눈빛처럼 맑은 그의 시들은  설악을 닮은 것 같아요. 아름답더군요.
더 이상 이 세상에 살고있지 않아서 함께 차를 나누지 못하는 마음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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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4.19 09:41:53 *.219.109.113
주위에 차를 함께 나눌 사람을 많이 찾아야 할 듯해요.
이처럼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서 안타까워하지 않게 말이예요.
아!  날씨도 꾸리꾸리 차 한잔 마시러 물을 올리러 갑니다. 휘리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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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9 10:19:06 *.160.33.180

 요가할 때 처럼 글 쓰지 말고, 춤출 때 처럼 써라.  그래야  글빨이 싱싱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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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4.19 13:02:09 *.219.109.113

글을 다시 읽어보니 작년에 걷어 말린 나물을 삶아 놓은 것처럼 축 늘어져 흐물흐물 하네요.

맛도 없고 향도 없어요.

봄기운의 에너지를 받아 땅을 뚫고 올라오는 냉이와 쑥처럼

싱싱하고 제 냄새가 나는 글로 써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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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4.19 10:52:15 *.236.3.241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멍멍(엄마!)하고 달려오는 모습이나,
아들이 통화중에 "엄마, 나 결혼할 사람이 생겼어."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써 보는 건 어떨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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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4.19 22:56:00 *.34.224.87
모전 자전 이구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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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4.19 13:21:14 *.219.109.113

세상이 하도 이상하게 돌아가 쐐기를 박아 놓을 마음으로

아들아 ~ 엄마는 남자하고 흑인만 제외하면 어떤 여자를 데려와도 이뻐해주고 인정해줄께.
아 그래? 그럼 흑인 남자를 데리고 와야징~ 한다. 하악 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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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9 11:34:14 *.106.7.10
허걱, 언니의 글을 찬찬히 읽으면서 나도 티백이지만 녹차 한잔 할까 생각했는데, 아래 스승님의 글이 달렸네!
으~ 음, 의미심장하신 말씀...

난 언니 요가하는 모습 보고 싶고 배우고 싶은데, 글은 그것이 아닌가 보네요 ^^;;
언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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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4.19 13:24:06 *.219.109.113

나도 방금 오룡차 한잔을 내려 마시며 이것저것 생각을 정리했다.

이힛 ~ 춤추면서 차 마시면 되잖아. ㅎㅎㅎ

요가하는 모습 인건이가 영상으로 담아본데. 기대해봐 !  잘 되면 판매할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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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4.19 18:28:33 *.30.254.28

나물 삶아놓은 것처럼, 흐물흐물?
ㅎㅎ
나는 은주의 댓글이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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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4.19 19:53:42 *.219.109.113
내가 봐도 컬럼은 내가 아니고 댓글이 나 다워 ㅋㅋ
댓글로 형식의 문체로 책을 내야겠어.  ㅎㅎ
싸부님이 던지신 돌 날라 오는 소리 쑤~~~~~~~~~~~~~~~ 우웅!   톡 !
ㅋㅋ 오산까지는 넘 멀죠?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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