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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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거 앨런 포우. (Edgar Allen Poe 1809-1849)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추리소설과 미국 비평문학의 창시자. 세 살 때 고아가 되어 담배 상인인 앨런(Allen)의 양자로 들어갔으나 양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못하였다. 조숙하고 예민했던 그는, 14세 때 친구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등 늘 고독과 소외감에 시달렸다. 17세 때 버지니아 대학에 입학하였으나, 양아버지의 경제적인 지원이 끊기자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도박을 하다 큰 빚을 진다. 결국 자퇴한다. 이후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에 입학, 경제적으로 독립하려고 하였으나, 모든 군사 훈련과 수업에 빠져 퇴학처분을 당한다. 27세 때는 13살 차이를 극복하고, 이모의 열네 살 난 딸 버지니아와 결혼했으나, 그녀는 11년 후인, 그녀의 나이 24세에 폐렴으로 사망한다. 그의 나이 40세인 1849년, 자신도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객사한다. 그의 사망 5일전부터 재혼을 앞둔 여인과도 연락이 닿질 않아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으며, 마지막 5일간의 미스터리를 바탕으로 소설 <포의 그림자> (매튜펄, 2006)가 각색되기도 하였다.
그는 가난, 알콜 중독, 정신착란, 주위의 몰이해와 편견 속에 짧고 불행한 생애를 보냈으나, 그런 고통을 통해 독창적인 창작활동을 했다. 그의 소설은 대부분 ‘죽음’과 ‘공포’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그로테스크한 미학을 추구했다. 반면에 ‘시는 미의 운율적 창조다’라는 유미주의 사상으로 주로 아름다움을 소재로 한 그의 시들은 순수 서정시로서 암울한 시적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도덕적 교훈’을 전하는 수단으로서의 문학과, 작품을 둘러싼 작가적 배경이나, 뒷이야기들의 역할을 철저히 부정했다. 그 때문에 당시 미국 문단에서 이단자로 취급받았다. 그의 소설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은 문학사상 최초의 추리소설로 기록되고 있으며, 의사과학을 이용하여 과학소설의 영역을 확대시켰으며, 심리분석과 상징주의 소설의 기초를 확립하였고, 비평이론과 분석적 비평을 발전시켰다.
포우는 미국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다가, 보들레르와 같은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을 통하여 예이츠, 릴케, 엘리엇 등 다시 미국 문단에 영향을 미쳤으며, 줄베른, 도스토예프스키, 웰스와 멜빌 등 전 세계 작가들에게도 자극이 되었다. 또한 ‘작가는 미를 창조하고, 그 미를 통하여 독자가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문학의 목적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그의 유미주의적 성향은 와일드, 로제티 그리고 위슬러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즉, 포우는 상징주의자와 자연주의자, 데카당파와 신비평가들을 결합시키고 있으며, 문학 뿐 아니라 미술의 비어즐리와 음악의 드비쉬와 같은 다른 분야의 예술가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아름다움이 예술의 목적이기위해서는 감정의 흥분상태가 지속되어야 하고, 그러한 흥분의 지속상태는 한두 시간 내에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단편소설’이거나 ‘시’이다.
그가 남긴 시와 단편소설 만큼이나 짧으면서도 강렬한 인생을 살았던 애드가 앨런 포우. 이제 그를 만나러 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