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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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인들의 꿀술, 크바지르 이야기(나의 마음에 들어온 신화)
삶은 달걀이다. 알을 톡 깠을 때 노른자가 중심을 지키고 흰자가 프라이팬의 가장자리를 향해 스멀스멀 기어가는 게 인생이다. 깨진 알에서 삶은 계란이 툭 떨어지면 말문이 막히는 건 그 때문이다. 이미 결정된 삶은 달걀로는 우리의 이야기를 흘려보낼 수 없다.
옛날 옛적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 냉습한 북해바람을 피해 아랫목을 찾은 바이킹들은 전쟁과 지혜의 신 오딘과 그의 일족들의 모험담을 나누며 동짓날 긴긴 밤을 지샜다. 북유럽의 신화는 인간 영웅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이전 신들과 거인들의 다툼을 주로 다룬다. 그들이 몰락하고 난 뒤에 본격적인 인간들의 세계, 곧 중간계의 이야기 시작된다. 북유럽 신화는 고대 신화에서 발견되는 원시의 맛은 덜하지만 <반지의 제왕>이나 <나니아 연대기>에서 체험한 흥미진진한 모험과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매력이다.
북유럽 신들은 바네족과 아제족의 두 혈통으로 나뉜다. 바네족은 농업과 풍요의 신이다. 이에 비해 아제족은 주로 전쟁과 관계 있는 신들이다. 오딘은 바로 아제를 대표하는 신이다. 바네 신들과 아제 신들의 전쟁은 굴바이크(‘황금열망’이라는 뜻) 여신으로 인해 촉발되었다. 바네 출신인 굴바이크 여신은 아제 신들이 사는 아스가르트에 갔다가, 황금으로 아제 신들을 탐욕에 빠트렸다는 죄명을 쓰고 세 번이나 불에 태워지는 고문을 받는다. 그녀는 세 번 모두 상처 하나 입지 않고 멀쩡히 돌아오긴 했지만, 이를 계기로 양 종족간에 전쟁이 일어난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조약을 맺는 자리에서 오딘 신은 양쪽의 모든 신을 한자리에 모은다. 오딘 신은 “나의 권위를 인정하는 모든 신은 여기에 침을 뱉으라”며 커다란 함지박을 내민다. 그렇게 해서 모인 평화의 상징, 침으로 아제 신들은 남자 하나를 만들고 그에게 ‘크바지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혜의 신 오딘은 손수 훌륭한 혀를 만들어주었다. 현명한 크바지르는 중간계와 온 세상을 돌며 아제 신들이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음을 모두에게 알리는 일을 맡았다.
그러던 어느날 크바지르는 초대를 받고 난쟁이들을 찾았다가 무참히 살해된다. 사악한 난쟁이들이 크바지르의 피에 꿀을 섞어 제조한 꿀술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신의 음료가 되었다. 이것을 마신 신이나 사람은 누구나 뛰어난 재능을 지닌 시인이 되었다. 치열한 쟁탈전으로 인해 수시로 다른 주인을 섬겨야 했던 꿀술은 결국 오딘 신의 뱃속으로 들어간다. 원주인과의 추격전에서 오줌으로 흘린 꿀술을 마신 사람들은 시시한 시인이 되었고, 오딘이 게워낸 꿀술을 보관하게 된 오딘의 아들 브라기는 시인들과 문학의 신이 되었다.
지난
삶은 이야기다. 사람들 사이를 흐르다가 당신을 만나 뒤섞이고 뭉쳤다가 흩어진다. 우리는 익명의 혀들이 말미잘처럼 소삭거리는 이야기의 통로일지 모른다. 누구인지 어떤 음성인지 알 수 없지만 객체의 영역을 벗어나 이야기들이 흘러갈 때 소통이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주변의 신변잡기부터 연예인 X파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에 관심을 보인다. 그것은 우리의 DNA에 공동체로서의 본능이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귀가 열린다. 서성임이 들린다.
2.
당신이 믿을 줄 모르겠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사실이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가 꿈을 꾼건지, 미친 건지, 사기꾼인지 지금은 판단하지 말라. 내 말이 끝났을 때 가슴에 손을 얹고 심장의 정령에게 물어 보라.
나는 사실 지렁이였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근처 뻘밭이 내 고향이다. 방조제가 축조되기 전만해도 일년에 한 두 차례 바닷물이 범람해서, 몇 마지기 되지 않는 밭뙤기마저 소갈증이 걸리는 땅이었다. 지렁이과-왕지렁이숙-외무늬지렁이인 나의 학명은 Amythas higendorfi다. 인간들의 시간 단위로 따지면 일년 정도를 산다. 이쯤에서 지렁이 앞에서 주름 좀 잡는다는 이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너 외무늬지렁이라매? 근디 고향이 바닷가여? 좀 이상타. 그렇다. 나의 족속들은 산림토양에서 주로 자란다. 이제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꽃피는 춘삼월, 흐드러진 봄볕 대신 굵은 빗소리에 잠이 깼다. 나는 혼자였다. 도란도란 나누던 부모와의 정담은 빗줄기에 쓸려가고 엄마 지렁이의 한마디가 유언처럼 남았다.
“까꿍아, 너는 본래 외무늬지렁이란다.”
“무늬…없는데. 나 참지렁이 아냐?”
“외무늬 왕국의 왕이었던 아빠는 ‘山火(산불)의 난’ 때 고향을 탈출해 여기까지 오게 된 거란다.”
“100일 째 되는 날 네가 누구인지 알게 될거다”
지친 몸을 이끌고 가족을 찾던 까꿍이는 엄마 없는 하늘 아래 첫 번째 밤을 맞았다.
“어이~ 친구. 어디가는 길인가”
‘근육’ 참지렁이 한 마리가 불량스럽게 말을 섞는다.
“보아 하니 길을 잃은 게로군.”
“부모님을 찾고 있어요.”
“어제 지렁이 십 여 마리가 동산 너머로 끌려가는 걸 보았지”
“동산 너머라면… 화장품공장이 있는 곳 말인가요?”
“어른들을 끌고 가던 근육 지렁이들이 그러더군.
‘얘네들은 참지렁이 왕국을 전복하려한 스파이들’이라구 ”
“거기에 제 부모님들이 잡혀 갔으면 어떻게 하죠.”
까꿍이는 참지렁이가 일러준 대로 개골 선생을 찾아 갔다. 초록색 망토에 졸고 있어도 다 감기지 않은 큰 눈과 연신 목젖을 벌렁거리는 품새가 믿음이 가지 않았지만 하릴 없어 그에게 길을 물었다.
“일년생 지렁이가 다년생 지렁이처럼 사는 법은?”
‘답을 찾으면 부모님도 찾을 거’라는 그의 말이 알쏭달쏭하다.
드넓은 지룡 평야를 가로질러 줄지렁이 왕국의 성문에 다다랐다. 성문으로 들어서는데 문지기가 불연듯 달려들어 그를 패대기 친다.
“외무늬 첩자놈아. 잘 걸렸다.”
출생 100일을 넘긴 까꿍이의 등에 선명한 줄무늬가 가로새겨져 있었다. 고초를 겪고 노예로 팔려간 까꿍이는 거친 돌 바닥에 등짝을 부비며 자신의 줄무늬를 원망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해괴한 역병으로 왕국이 혼란에 빠졌다. 건장한 지렁이들이 몸을 비비 꼬며 고통스러워하다가 순식간에 절명했다. 여기 저기 노끈처럼 엉켜 있는 사체들. 과거의 번영은 그저 꿈이었다.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환자들을 유심히 보던 까꿍이가 땅을 엎기 시작한다. 허연 소금에 절은 땅 가죽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찰 나온 왕에게 독대를 청한 까꿍이.
“ 폐하, 역병의 원인은 이것입니다. 얼마 전 이 곳에 바닷물이 범람하지 않았는지요? ”
“그랬었지. 그런데”
“소금끼가 땅에 남으면 저희와 같은 환형동물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방법이 있는가.”
“땅을 갈아야 합니다. 종족에 관계없이 출생 6개월 이하의 젊은이들을 모아 주십쇼.”
경인년 사월 작업이 시작되었다. 까꿍이의 외무늬는 저 멀리 궁궐에서도 푯대처럼 한 눈에 들어왔다. 구월이 오자 왕국은 예전의 평화를 되찾았다. 그는 희끗희끗한 중년이 되었다. ‘나에게 주어진 길을 충실히 따랐으나, 젊음은 점점 내 것이 아니구나. 덧없음이여. 나머지 생은 아버지의 고향에서 땅을 엎으리라.’
외무늬 왕국으로 통하는 계곡을 지나는데 달려오던 하얀 야생마가 간발의 차로 그의 옆구리를 스친다.
‘십년감수했네. 십년감수라니 일년생 외무늬 지렁이답지 않은 표현인데.’
‘그렇지도 않아. 산다는 건 대단한 걸 얻는 과정이 아니었어. 오늘이 어제와 달랐다면 그걸로 족해. 매일 탄생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앞으로 수 백 년을 사는 셈이군.’
먼 옛날 개골 선생의 물음이 떠올랐다. 그의 인생이 거기에 답해 주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문신 같던 외무늬가 등을 타고 스멀스멀 흘러내리더니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되어 그의 앞에 섰다. 고향 땅이 내려다보이는 흙 둔덕에서 해후한 세 식구는 서로에게 영원처럼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식당 이름: 닭 여섯 마리.
써빙에 발 빠르고 사업마인드가 있는 -인건.
손님을 다시 오게 만드는 단골개념의 식당의 얼굴마담-은주.
저녁에 라이브가 있는 밥 먹으며 듣는 노래 한 곡 , 다른 식당과 차별화 - 우성.
생글생글 웃는 카운터 - 선형
총체적인 식당 관리 일지와 식당이 잘 되고, 안 될 때 분석- 묙.
하루 수입 정리와 공정성 있는 분배- 상현.
스윙댄스 공연- 연주.
막 내린 커피 후식- 진철
배려있는 총 지배인 및 테이블 셋팅- 인희님
박사가 해 주는 서빙- 경숙님.
캬 ~~ 이런 식당 있으면 나와보라그래. 아닌가? 아니면 말고 ~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다!!
왠지 그를 이기기 힘들 것 같다!! ㅋㅋ
연구원이 되어 ‘창조놀이’를 제안 할 수 있게 된다면
변경연 극단을 만들고 싶어요.
우리의 꿈을 극본으로 만들어 우리가 직접 연출하고 연기해보는 겁니다.
작품은 뮤지컬이 될 수도 있고, 드라마가 될 수도 있죠.
또 사이코드라마가 될 수도 있고 멜로드라마가 될 수도 있고..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거죠.
처음부터 욕심낼 것은 없구요.
부담 없이 같이 연극도 보고 영화도 보러 다니고
그러다 기존 각본으로 연기도 해보고 하면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잘 되면 일반인 대상으로 무대에도 올리고 영화로도 만들고 해서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키워내면 되고.
거기까지 안 가더라도 최소한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치유와 성장을 동시에 가져다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은 무엇보다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꼭 해보고 싶어요!!
-연구원 지원용 'Me-Story'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