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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4일 21시 29분 등록

아들에게,

 

네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게 되었다니 다행이구나.

그리고 뒷 처리도 잘 해서 네가 자랑스럽다.

 

사람들은 늘 욕심 때문에 아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고 싶은 것은 사람의 지극히 당연한 심정이란다. 그러나 방법이 잘못되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나는 네가 관용을 베풀기를 바란다. 연유가 어떠하든 네가 그 친구가 욕심이 날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음을 잊지 않기 바란다. 더 중요한 것은 네가 그러한 물건을 잘 간직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죄를 지은 사람도 나쁘지만 죄를 짓도록 만든 사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구하는 것이 있다면 그에 합당한 노력과 정성을 드려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주어진 것이 진정으로 값지고 의미가 있어서 구하는 마음에 합당하다.

 

그리고 내가 너의 무리한 요청에 거절을 했던 것은 그 때문이다.

살면서 우리는 하고 싶고 갖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이룰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늘 그러한 소망이 나에게 적절한가를 생각해 보아야만 한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그것이 희망하는 것인지, 필요한 것인지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네게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너의 희망을 들어 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갖고 싶어하는 그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지금의 너에게 그것은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거절한다.

 

내가 아무리 너를 사랑한다고 해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만 한다. 나는 늘 그 둘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무엇이든 네가 소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고 싶은 마음과 세상에 나아가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필요하고 합당한 삶의 태도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생각 사이에서 말이다.

 

나는 너와 한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유럽에 왔다. 나는 너를 유럽에 보낼 것이고 네게 더 넓은 세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여기 와 있다.

어제 독일의 친구에게 부탁을 해 두었다. ‘자식을 바꾸어 가르치기로 한오래전에 우리가 했던 약속을 실행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나는 네가 만프레드 아저씨한테 가게 되면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너에게 앞은 남은 2년이란 시간 안에 그 때가서 필요한 언어와 관련된 지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를 권한다. 그것은 내가 대신해 줄 수 없다. 나는 다만 네가 이 곳 독일에서 그리고 친구의 그늘 아래서 생활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줄 뿐이다. 나머지는 네가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나는 네가 여기서 무엇을 배우고 그리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나의 생각은 그것에 대해서 내가 지나치게 관심을 가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네가 너의 삶을 스스로 만족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좋은 길을 발견하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너에게 확실하게 나의 생각을 전한다.

나는 나의 삶을 통해서 너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될려고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리고 내가 너에게 약속한 대로 보통의 아버지가 줄 수 있는 사랑 대신, 보통의 아버지가 줄 수 없는 사랑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왔다.

나는 적어도 내가 속한 사회와 나에게 속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너에게 부끄럽지 않았고 당당할 만한 증거들을 가지고 있다. 나는 조국의 명예를 위해서 일했고, 내가 속한 조직의 성장을 위해서 일했고, 그리고 나와 함께한 사람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일했다.

이제 나의 가족 너와 너의 동생을 위해서 일하게 될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그러했듯이 앞으로 2 년 동안 더 준비하고 노력해서 너희와의 약속을 지키겠다.

 

너도 미래를 위해서 나와 혹은 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너에게 주어진 오늘 속의 시간들을 잘 관리하기를 바란다.

시간이 지나고 어쩔 수 없었다거나,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나로서는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너로서는 스스로의 장래가 달려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그 누구도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본인만큼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예외일 수는 없다.

 

사람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쩌다 기대한 것보다 훨씬 넘치는 행운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요행을 바라면서 살수는 없다.

나는 네가 나름대로의 삶을 꿈꾸는 스스로에게 당당하기 위해서 좀 더 열심히 노력하던지 아니면 그 욕심을 줄이든지 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이해하기를 바란다.

 

이만 줄여야 겠다.

 

... 알고 있지? 오늘이 스승의 날이다. 나는 나를 바르게 이끌어준 스승께 감사를 드렸다.

네게도 훌륭한 스승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너도 그 스승께 감사의 예를 갖추었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랑한다. 살아있는 동안 어디에 서도 나는 늘 너희와 함께 있다.

 

건강하거라,

또 연락하자

 

이태리에서 아빠가

 

 

IP *.20.4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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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5.15 07:51:03 *.219.168.91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
친구야, 힘내시게. 우리도 함께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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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supportEmptyParas]--> <!--[endif]-->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그대의 길에 성스러운 축복과 영롱한 진실있으라.

생이 시시하지 않았음을
언제고 인생을 돌이켜 행하지 못한 어설픔은 남아 있지 않다고 회상할 수 있기를.

 

그리움이란
떨어져도 분분히 흩날려도 절연되지 않는 영감이라는 것을 

수직으로 내리 꽂히는 장렬함!
오롯함 없이는 사랑도 신뢰도 은혜도 한낱 물거품



사랑이여, 인생이여, 삶이여
배우고 익히고 다시 매일매일 살아가는 평범한 항상성이여

오래오래 영원토록 가슴에 변경에 퍼져라
그리하여  불꽃 몽오리들, 간이역을 지나 저마다의 꽃으로 널리널리 활짝 피어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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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5.18 17:04:19 *.51.4.114
써니... 그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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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10.05.17 07:42:03 *.145.231.160
기억이 나는 한(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형 가족사를 처음 봅니다.
애틋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 간절한 바람 등등이
같은 아비의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어쩌면 형이 그렇게 훌쩍 떠나신 연유가 이것이었을지도...
선한 형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언제 함 뵈야 할텐데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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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5.18 17:06:44 *.51.4.114
분명한 건,
난 좋은 아버지도  좋은 가장이  아니었다.
그래도  내겐 기회가 있다,
그동안 나쁜 아버지도  나쁜 가장은 아니었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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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0.05.18 09:15:29 *.154.234.32
형이 내게 준 박사논문 맨 뒤에 감사의 글을 읽고 찡했던 기억이 생각나네.
아들과 딸에 대한 애틋한 부정에 한 동안 멍했었어.
그런데 오늘 또 그 감정이 되살아나네.
'보통의 아버지가 줄 수 있는 사랑 대신, 보통의 아버지가 줄 수 없는 사랑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왔다. '
보통의 아버지인 나는 무엇을 주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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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5.18 17:12:44 *.51.4.114
자넨  아이들이 어리잖아!
아직 기회가 많네,
열심히 살아보세... 남자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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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0.05.18 14:36:47 *.108.83.167
자로님 말처럼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낸 글이 처음이라면
이국에서의 감회가 남다른가 보네요.
나는 성렬님만큼 덩치 커다랗고 순정한 '소년'을 본 적이 없어요.
또한 성렬님처럼 순하고 순수한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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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5.18 17:22:04 *.51.4.114
자식들에게 부끄럽지는 않지만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아이들에게 불화보다 결손이 더 낫다는 결론,,,,
가장 힘든 결정이기는 하지만
하나씩 매듭이 지어져 갑니다. ^^

요즈음에 한선생님 글로 인해서 많은 글쓰기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뭐라고 어떻게 댓글을 달수가 없었습니다.
 
전 한 선생님처럼 글을 잘 쓰지 못하겠지만
여기서  열심히 배워서 부족한 사람은 아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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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10.05.20 10:38:22 *.70.61.217
백산
이글 보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안심입니다.
가끔 생각이 나고 궁금했지만 일부러 안부는 묻지 못했네요.
그대의 아들, 그대 보다 잘 살고 있더이다.
아주 훌륭해요.
너무 완벽한 아버지가 되려고 힘, 너무 주지 말아요.
'어때야 된다'고 생각하는 게 많은 한(그것이 아주 훌륭한 것일지라도) 인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여유는 줄어듭니다.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 자연스런 과정이고, 실수라는 것에도 제한은 없습니다.
부모로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져야 할 것은 '절대 믿음' 하나면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진 손으로 더 많이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가진 입으로 더 많이 칭찬하고 인정해주고,,
가진 경험과  지식으로 소리 안나게 아이의 지경을 넓혀주고, 안전한 울타리를 세워주고,
가진 시간으로 더 많이 놀아주고 같이 있어주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요즘 아들이 군대간 덕분에 편지 쓰는 재미에 푹빠져있답니다. 
대면해서 말하는 것에는 감정이 끼어들게 마련이지만
편지는 모든 것이 통제되니 서로의 깊은 속을 터놓을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요.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집앞 우체통에, 우표를 붙인 편지를 밀어넣는 기분, 
외출해서 돌아오다 집편지통에서 아들의 편지를 꺼내드는 기분,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답니다. 
아이는 처음에 내 편지가 재미없다고 하더군요. 
봤더니 이래야한다, 는 설교조의 내용이 많았더라구요.
이제는 그냥 나의 일상과 생각들을 편한 친구에게 하듯 전합니다.
저는 아들에게서 애인을 느끼며,
그리움이란 아슴한 단어 하나를 확실히 건져올려 행복합니다.  
아이를 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놓아주는 만큼 아이는 깊숙이 내 맘으로 들어오는 걸 느낍니다. 

백산,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백산의 그 깊은 마음과 아비사랑을 누군들 따라갈 수 있겠어요 .
아이가 그걸 이해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오.

나는 백산도 어느정도 알고(너무 훌륭해서 늘 숨이 막히고 질투가 나지요)
그대의 아들도 이미 만나서 하루를 보내봐서 아는데, 
요즘 정말 볼 수 없는 특별한 부자관계입니다. 
그래서 괜히 질투가 올라와서 이런 글을 써보는 겁니다.
이해하세요.

그리스 여행에는 조인할 수 있는지,
함께 여행하면 좋을텐데..

나는 백산을 놀려먹는 게 재미있어요.
심각한 얼굴을 푹 찔러서 허파에 바람빠지는 것 같은 소리를 내는 웃음을 웃게 만들고 싶은 그런 심정, 
그대는 이해할 수 있을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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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10.05.20 20:09:30 *.70.61.217
오매 징한 자식 사랑~~~
전화번호좀 줘봐요.
국제전화좀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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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5.20 19:29:45 *.54.252.186

로이스,

 

난 너무 오래 동안,

항상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책임지고 돌봐주며 살았네...

보람있기는 하지만 삶이 좀 고달퍼...

 

변경연에 오면

나는 늘 받는 사람이 돼,

늘 보살핌을 받지...

스승님에게도, 연구원들에게도, 그리고 꿈벗들 까지...

 

능력있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많은 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사람은 큰 나무 그늘에 있어야 한다고 늘 하시던

목수이셨던 아버지의 말씀이 더 생각나...

 

나는 늘 그들의 글과 이야기 속에서

나는 더 나아짐을 얻게 되고

더 할 수 없는 마음의 안식을 갖게 되거든요...

 

내 자식도 나중에 나처럼 로이스 같은

좋고 멋진 친구를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네.

아니 꼭 그랬으면 하고 바라게 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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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 chanel bags
2010.10.05 10:52:42 *.43.238.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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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8 18:43:36 *.43.232.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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