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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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잘되려면 사람이 잘 들어와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만큼이나 많이 듣는 이야기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회사는 그만큼 들어가도 어렵다. 사람들은 왜 들어가기 어려운 회사에 기를 쓰고 들어가려 하는 걸까?
이건 아주 현실적이다.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은 취직하기 힘들고 사람을 찾는 기업입장에서 보면 그 많은 사람들이 다들 어디 숨었는지 머리카락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재수가 좋아 머리카락은 봤다 하더라도 이미 임자 있는 몸이다. 대부분 내맘에 드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보는 경우가 많다.
‘우리 회사는 사람들이 들어오고 싶은 회사일까?’ 아마도 이 질문에 자유로울 경영자나 관리자는 없을 것이다. 특히나 이제 막 시작한 회사이거나 아직까지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한 곳에서는 이런 질문은 하지 말아줬으면 할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얼마나 사람에 목말라하고 있는지 옆에서 지켜본 경험이 있다면 인정할 것이다. 미끼없는 낙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강태공은 알지 모르겠다.
거꾸로 ‘나는 기업에서 모셔가고 싶은 사람일까?’ 한숨부터 나온다면 이미 나는 당신편이다. 왜냐면 나도 그랬으니까. 과부 마음 홀아비가 안다고 그 마음이 어떤 것 인지 나도 느껴봤다. 나는 대학졸업을 하면서 이력서 한통 쓰고는 더 이상 이력서 쓰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학점도 신통치 않았고, 영어는 말도 꺼내지 못할 지경이었다. 결국 나는 자격 미달이란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원하는 자격에 대한 미달이다.
그리고 나는 자격 미달인 나 같은 사람도 인정해 주는 곳을 찾았다. 사실 인정해 준다기 보다 어쩔 수 없어 쓴다고 봐도 불만은 없다. 이곳저곳 기웃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맞다. 당신이 예상 했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은 그런 회사와는 거리가 먼 그런 곳이었다. 10여명 남짓한 작은 중소기업에 대졸 초임의 월급은 세 자리를 넘지 못했다. 일은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 이어졌다. 한 달 30일에 29일을 이렇게 보낸 적도 여러 달 되었던 것 같다. 힘들었다. 몇 달 지나니 이거 계속 다녀야 하나 하는 마음이 자꾸 들었다.
어떤 이는 이야기한다.
“학교에서 배운 거 사회 나가면 하나도 써 먹을 것 없어.”
이거 정말 개만 들어야 할 소리다. 이런 말 때문에 내가 공부에 소홀히 한 것은 아니지만 나가서 겪어보니 공부 좀 할 껄 하는 생각 절로 들더라. 그래서 다시 공부 시작했다. 남들 퇴근하고 나면 혼자 인터넷 뒤져가며 자료를 모았다. 일과시간에 그런거 하면 찍힌다. 이런거 저런거 물어볼 회사 선배가 없어 인터넷 고수들에게 물었다. 쪽팔림을 무릎쓰고 공개적으로 질문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그 때 인터넷 고수가 이렇게 이야기 해줬다.
“이번은 대답해주는데요. 공대 나온 것 같은데 이거 기본적인 겁니다. 시간나는 대로 이런 저런 문제 만들어 많이 풀어 보세요. 그길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내가 기업에서 모셔가고 싶은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오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묻는 데가 없으니 아직은 아닌게 확실하다. 하지만 나도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왜냐하면 나는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것이다.
쓰고 싶은 글감이 생겼다.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가고 싶은 그런 회사 이야기
회사는 나의 어떤 모습을 필요로 할까?
나는 어떤 회사에 가고 싶은가?
만약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내가 있다면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홍스야, 나이지리아의 전설을 만든 사람이 너라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새로운 글감도 좋다. 병행해도 좋다. 나는 늘 병행하는 타입이다. 그러나 먼저 쓰던 책을 마무리해라. 그 글감이 나쁘지 않다. 너만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다. 고민을 적당한 곳에서 접지 마라. 이곳이 자제력과 끈기가 필요한 지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곧곧에 문지방은 있는 것이다. 발을 들어라. 그것은 보통의 걸음을 넘어서는 것이다. 걸음을 배우는 사람들이 늘 걸려 넘어지는 곳이다. 넘어서는 연습을 해라. 그러면 무엇이든 쓸 수있다. 그러나 이곳을 넘지 못하면 어디서나 중도에서 희릿한 불빛으로 사라지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