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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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과장님, SI 전화요~”
“박과장님, 인천시 전화요~”
“박과장님, H요~”
“박과장님, 김박사님이요~”
“Alysa, can I see you now?”
그때가 언제였는지 정확한 연도수도 가물가물한 수년 전 이야기다.
인천시에서 발주한 영종도 개발 프로젝트에 우리 회사가 PM을 맡으면서 아시아 헤드쿼터인 싱가포르에서 이사님이 나오셨고, 난 연구원겸 컨소시엄 통/번역사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외국계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형태는 그 때 당시 IMF 직후 유행하는 방식 중의 하나였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 실질적인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책 중의 하나였다고 할까. 그에 따라 우리 회사가 그 때 당시로는 나름 큰 프로젝트였던 영종도 개발 프로젝트에서 PM을 맡게 되었고 (인천 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섬 개발 부분), 덕분에 나는 왼종일 컨소시엄 회사들의 끝없이 이어지는 전화와 이-메일 공격에 무차별로 노출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프로젝트 진행은 물론이고, 시시콜콜한 분위기 파악까지 다 해야 하는 PM을 외국인에게 맡긴다는 것이 말이 되나 싶지만, 그 땐 그랬었다. 덕분에 나는 낮에는 통, 번역 일로 허덕거렸고, 저녁이 되어서야 간신히 내 본업인 리서치 일을 하였다. 매일 새벽 5시 기상에 밤 10시~ 11시까지 근무. 분당에서 광화문까지 출퇴근을 하면서 성탄절과 신정 연후에도 짱짱히 일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서 난 회사를 떠났다. 진저리를 치면서…
지독한 올빼미인 나지만, 새벽 기상, 필요하면 한다. 다만 죽음이다. 그게 내 생각이었다.
그런 내가 자청해서 “단군의 후예들”이란 일에 뛰어들었다.
왜? 왜일까? 도대체 뭐가 나로 하여금 죽음보다 싫어하는 새벽 기상을 일상으로 끌어오게 만든 것일까..? 스스로도 궁금하다.
나의 동그라미 세 개:
꿈벗을 다녀 온 분들은 동그라미 세 개의 의미를 잘 알 것이다.
내 꿈을, 공기 중에서 낚아채 동그라미 속에 그려보는 그 순간, 난 떨렸다.
조심스레 첫 동그라미 안에 “작가”라고 적어 넣고, 속으로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그 때 이후, 작가는 변함이 없지만, 나머지 두 개 안의 동그라미가 조금 더 구체화되었다.
하나는 컨텐츠 기획자.
또 하나는 프로그램 기획자.
컨텐츠 기획자는 종이책만 만드는 출판놀이에서 범위를 약간 확대시켜 보았다. 지금부터는 결코 종이책만으로 출판놀이를 할 수 없기에. 웹진 “Change 2010”이 그 시작이다.
프로그램 기획자. 이론을 베이스로 컨텐츠를 만든다면, 난 그걸 꼭 현실에서 적용해보고 싶다. 자기계발 분야일수록 더욱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강연 프로를 포함할 수도 있고, 몇몇 분들에게는 호냥이 공저를 하면서 배우고 있는 것을 응용하여 언젠가는 우리만의 차별화된 Human Management Service 제공하고 싶다는 꿈을 꿔 본다. "단군의 후예들"이 그 시작이다.
세 개 동그라미 교집합: 문화 기획자
작가. 그 누구보다 한 시대, 한 사회의 문화적 흐름을 파악해야 하고,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두 가지 역시 말할 것도 없으리라. 해서 나의 동그라미 교집합은 “문화 기획자”이다.
이를 기준으로 출사표 작성을 준비해 본다.
제목: 100일간 실력있는 [문화기획자- 먼별 샤먼]이 되도록 수련에 수련을 거듭한다.
전체적인 목표:
u 자발적으로 새벽 기상을 하여, 새벽의 푸른 정기 속에서 새로운 삶을 쌓아가고 싶다.
u 실력 있는 문화기획자가 되도록 책 읽기, 글쓰기 및 기획을 매일 수련한다.
중간 목표:
u 100일 동안 책 읽기와 글쓰기를 지속한다.
u 100일 안에 "Change 2010" 기획과 마케팅 전략 수립을 한 단계 업그레이 한다.
u 100일 안에 "단군의 후예들"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한다.
예상 난관과 극복 방안:
u 12시 전에는 잠이 오질 않는다- 매일 일찍 일어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잠이 올 것이다.
u 밤 모임을 전부 청산할 수는 없다- 이러저러한 일들로 밤에 모이는 일이 나름 꽤 있다. 그 다음날은 도전이 될 것이다. 해결책으로는, 낮에 졸더라도 무조건 일어난다.
u 처음에는 정신이 멍할 것 같다- 처음 100일이 지나면 생체 리듬이 바뀐다고 하니, 이 역시 무조건 도전하고 볼 일이다. 나 쫌 단순, 무식하다. 크큭.
목표 달성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u 연구원 2년 차이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지속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손에서 놓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u 웹진 “Change 2010” 또한 풍성해질 것을 상상하니 마음이 벅차다.
u 무엇보다, 내 스스로 “단군의 후예들” 프로그램이 얼마나 좋은지 체험해보고 싶다. 그러면서 필요한 부분 등을 보충해나가면 멋질 것 같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u 사람을 얻고 싶다
: 요즘 내가 행복한 건 “마음을 모아 일하는 기쁨”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연봉이나 성공, 혹은 결과물”이 아닌, 자발적 참여에 의해 마음이 모아졌을 때의 충만함은 사회 생활을 할 때는 결코 느껴보지 못했던 일이다.
u 그래서 삶을 얻고 싶다. 그런 삶, 사랑한다..
: 단군이 킥 오프 때, 다 큰 어른들이 비 오는 월요일 밤 그 자리에 모여 함성을 지르며 마냥 천진한 웃음을 지었다. 난 그런 순수한 열정이 어린 삶을 사랑한다. 이런 삶 속에 계속 머무르고 싶다..
u 덤으로 나 역시 성장하리라..
하늘에 고합니다..
지난한 지난 시간들이 오늘을 위한 준비였다 하신다면
이젠 피하지 않고 돌아다 보겠습니다.
지금의 시간 또한 유한하니 더 열심히 살라 하신다면
가슴 깊이 새겨 듣겠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오늘의 연장선상이라 하신다면
이젠 마음 놓고 오늘을 즐기겠습니다. 찬란한 봄 햇살처럼..
언젠가 떠나온 그 별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가슴 가득 사랑을 품고 살겠습니다. 생명주심을 감사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