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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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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6일 19시 28분 등록

생각하면 생각에 쫓긴다.

 

 

내게 중국검과 태극권의 기초를 가르쳐 주셨던 사부께서는 늘 내게 말씀하셨다.

생각하지마라, 생각하면 생각에 쫓긴다. 단지 긴장하라

이 말은 고도로 훈련된 기교를 지닌 무예가들이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임의적인 전투상황에서의 대처행동 지침이다.

다음과 같은 놀이를 해 보자.


두 사람이 마주 서서

1. 한 사람은 위를 향한 손 바닥위에 백원짜리 동전을 올려 놓고 있는다.

2. 다른 한 사람은 그 손바닥 밑에 15cm 쯤에 손바닥을 위치하고 있다가

3. 아래 손을 돌려서 상대의 손바닥에 있는 동전을 집는다.

 

여기서 2의 동작을 하는 아래 손이 동전을 들고 있는 손의 손등에 대고 위치하는 경우와 떨어져서 위치 하는 경우로 나누어서 해보면 확실히 눈으로 하는(생각을 하게 되는)경우와 감각으로(느낌만 있는) 하는 경우의 차이를 구분할 수가 있다. 반응은 당연히 후자가 훨씬 빠르다.

이 두 가지 다른 반응상태를 기억하고 글을 읽으시면 구분이 잘되리라고 생각한다.

============================================================================

환경(자극원)에서 사건(자극)발생 => 감각(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수용기)되고 두뇌로 전달=> 지각(비교,분석, 판단, 운동계획: 두뇌의 여러부분) => 세부운동계획 (운동신경을통해 근육에 전달) => 근섬유 수축 => 구체적 행동

=============================================================================

행동이 일어나는 과정이다.

이러한 인간의 생물학적 메카니즘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자극의 감지(감각과정)와 인식과 대응(지각과정)그리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시행기로 나뉠 수 있다.

대부분 일반적인 지적인 활동은 감각과정과 지각과정에 그친다. -이 두 과정을 합쳐서 우리는 인지과정이라고 부른다.- 시행은 주로 언어로서 입과 혀 그리고 제스쳐를 하기 위해 손이나 몸짓을 움직이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가 기술이라고 부르는 움직임의 패턴(퍼포먼스라고 부르는 것들) 들을 수행하려고 한다면 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운동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두 점을 잇는 바른 직선을 긋기 위해서는 상당한 세부적인 근육 조절 능력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서 목표달성을 위한 상세하고 구체적인 달성 계획- 이 부분은 두뇌가 구성하는 언어적인 운동계획과 관계없이 몸이 집중과 반복을 통해서 익힌다.

여기서는언어인지적인 피드백은 기술을 강화해 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즉 생각하는 나가 주가 아니라 행동하는 나(감각적인 느낌)가 주가 된다.

두 점 사이를 잇는 선을 그리는 세부적인 근육의 신경 조절 계획은 반복 훈련을 통해서 자동화된다. 이것이 일반적인 행동의 자동화이다. 그러나 두 점이 별표 삼각 혹은 원으로 되어 있고 원은 실선으로 별표는 총총한 점선으로 삼각은 긴 점선으로 표시해야 한다면 사람은 먼저 지각판단(! 별표 총총한 점선, 삼각! 긴 점선 원점 그렇다면 실선! 이라는 판단을 내려야한다)을 거친 다음 자동화되어 있는 실선, 총총한 점선, 긴 점선의 운동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상위의 자동화가 이루어진다. 즉 별이나 점, 혹은 삼각 표시만 보아도 그에 따라 자동적으로 하위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자동화되면 지각과정인 비교, 분석, 계획하는 과정이 생략되어 진다. 다만 이전에 이미 학습되어 자동화된 행동을 실행하는 것 일뿐이다. 즉 자극을 감지하는 그 순간에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몇 가지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첫 째 일단 자동화되면 그 운동계획 내용 자체는 수정이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충분할 경우에는 행동을 계획할 때, 행동을 진행하면서 그리고 행동을 종료하고 나서 피드백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농구 공을 골대에 집어 넣는 과정을 놓고 보면 공을 던져 넣을려고 공을 바닥에 치고 폼을 잡다가 다시 준비하는 (행동을 계획할 때)경우와 공을 던지며 아직 골대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아..이런..이런,하는(행동이 진행중에) 그리고 공이 링을 맞고 튀어나가고 나서 (행동을 종료하고 나서)의 경우이다. 일상에서는 우리가 물건을 건네 줄 때를 예로 들 수 있겠다.)

그것은 아무리 반복을 많이 해도 변화되지 않는다. 의식적으로 주의를 현재 활동에 집중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다시 수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한 그 사람은 기억속의 행동(자동화되어 있는)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신규사원 교육시 절대 주의사항계속 발생하는 것도 이와 동일한 원인이다. 오히려 주의를 줌으로서 더 오류행동을 더 강화하고 있는 것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시간이 부족하거나 긴장, 위협적인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게 된다.

둘째 잘못된 지각은 잘못된 행동을 실행하게 된다. 그러나 거의 무의식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은 피드백을 하지 못한다. 감각에서 판단이 잘못되면 나머지 과정은 수정없이 자동실행되기 때문이다. 군집화(즉 더 상위의 단위로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된 자동화의 단점이다.

셋째는 본인이 실행했으면서도 기억하지 못한다. 왜냐면 인지과정을 거쳐서 기억흔적이 남아야 하는데 그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감각 흔적만 있는 데 한 것 같기도 하고 안 한 것같기도 하고 애매모호하다. 그래서 나는 리셉션 데스크에서는 절대로 멀티테스킹을 하지 못하게 했었다. 동시에 여러 가지를 수행할 경우, 주의가 집중된 것 하나만 기억할 뿐 나머지는 모두 자동화 메카니즘에 의해 수용되므로 기억을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대로 펜싱경기와 같이 시간이 부족한 고도로 빠른 운동수행을 하는 경우에는 반대로 피드백을 멈추고 감각에서 즉각적으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해야 하는 것이다. 보통 0.3초 이내에 이루어지는 동작들은 모두 그래야만 적절한 반응을 할 수가 있다.

야구의 타자가 투수의 공을 판단하고 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유보하고 있다가 던지는 동작에서 선택이 이루어지면서 바로 실행되는 것이다.

펜싱은 양자가 같이 움직이고 있고 아주 짧은 거리에서 시행되어 지기 때문에 기회로 주어지는 타이밍 시간은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오히려 상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되므로 더 말할 것도 없이 세부계획에 대해서 생각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챤스다!” 하는 그 생각을 하는 순간에 챤스는 지난 것이다. 대부분은 “! ” 하는 식으로 감지하고 행동이 이루어지고 나서 “YES!" 하는 생각이 온몸으로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동일한 상황이 반복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습관적인 지각, 습관적인 성냄이나 비아냥등은 그 행동패턴 자체로 자동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홉시 5분 아홉시 7분인 사람은 출근시간을 10시로 하면 105107분에 도착하게 되는 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회사에서 일 할 때는 그래서 직원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운명의 사슬을 끊고 싶어 하면서도 한 번도 운명의 사슬을 끊지 못한다.

나는 운명의 사슬을 끊고 싶어 하지 않지만 한 번도 그것에 매이지 않는다.“

강도 높게 강화되어 있는 습관행동들을 바꾼다는 것은 어렵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 가지 생물학적 강화요인들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슬을 끊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사슬에 갇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자동화되어 있는 행동계획들을 수정해야 하는데 그것은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새로운 계획과 반복훈련에 달려 있는 것이지 의지나 소망같은 동기화를 위한 인지적인 사고가 아니다. 발화만으로는 지속력이 없는데 그것은 동기화가 행동수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습관행동 수정을 위한 적절한 계획이란 생각을 만족시키는 감동적인 것이 아니라 시시콜콜하리만치 구체적인 행동의 상세한 실행지침과 묵묵한 실행이다. 그것은 생각을 멈추고 상황에 몰입하게 하며 결국은 습관과 운명을 바꾸는 것이 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에 대한 조사결과 4가지 조건에도 나와 있다.

1. 동기화 (motivation)

2. 자신감 (self-confidence)

3. 긍정적인 사고(positive thinking)

4. 준비된 계획 또는 에너지 (preparing energy or plan)

 

 

IP *.48.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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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5.26 19:33:15 *.203.180.49
제 노트북이 뭐가 잘못됐는지, 칼럼에는 입력이 안 됩니다
그래서 재동에게 부탁해서 이곳에 올렸다가 칼럼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죄송...  
제동 부탁한다.
프로필 이미지
박상현
2010.05.31 09:51:04 *.236.3.241
높게 강화되어 있는 습관행동들을 바꾼다는 것은 어렵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 가지 생물학적 강화요인들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슬을 끊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사슬에 갇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자동화되어 있는 행동계획들을 수정해야 하는데 그것은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새로운 계획과 반복훈련에 달려 있는 것이지 의지나 소망같은 동기화를 위한 인지적인 사고가 아니다. 발화만으로는 지속력이 없는데 그것은 동기화가 행동수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습관에 대해 쏙쏙 들어오는 설명을 해 주셨네요^^이 글을 읽으니 새삼스럽게 습관 들이기의 중요성이
    느껴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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