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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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묻고 있는 것은 가능성이 아니라 확신이다.
“성공할 가능성은 99%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시도하는 그 순간 속에는 확률이란 없다. 거기에는 확신만이 있을 뿐이다.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그 순간에 가능성이란 그렇게 확률과는 전혀 상관이 없이 ‘된다’와 ‘안된다’로 분리될 뿐이다.
전략의 꽃은 예측할 수 없는 극적인 순간에 상대의 의도를 알아내 승리를 선점하는 것이다. 밀고 밀리며 길고 지리한 전쟁 끝에 바라쥐(연장 결정전)를 할 때, 코치는 늘 예상한다. 주어진 시간은 일 분이다. 적게는 몇 달, 많게는 몇 년을 연습해서 시합에 임한다. 그리고 그 일 분에 승패를 가려진다. 일 분 전과 일 분 후가 하늘 과 땅 만큼 차이가 있다.
나는 늘 ‘기회가 오면 선제한다’를 주장한다. 나는 늘 결정적인 순간에는 우선권(펜싱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을 경우 연장 1분의 경기를 하며 경기시작 전에 동전을 던져서 우선권을 가린다. 만일 경기가 다시 무승부로 끝나게 되면 우선권을 가진 사람이 이긴 것으로 간주한다.) 의 여부와 관계없이 선제를 선택한다.
그 이유는 생리적인, 생체역학적인 반응 시간 때문에 그렇다. 상대의 동작을 보고 대응적인 반응을 할 때는 반드시 단서가 있어야 하고 시각적인 그것을 감지하고 반응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요구된다. 그러나 선제한다면 단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임의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서를 찾는 시간이 줄어 들고 반응 행동도 사전 준비될 수 있다. 아주 작고 짧은 시간이지만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시간이다. 원리와 근거를 찾고 실험적 시도를 거쳐 경험적 증거로 설득력을 높이기까지 5년이란 시간이 걸렸었다.
신기하게도 피터 드러커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그렇게 말한다. ‘미래를 예측 할 수 없을 땐, 스스로 결정하라.’ 고 말했다. 그렇다. 옳은 말이다. 극한 상황에서 초긴장된 팔다리로 적정한 타이밍을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측이 불가능한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변수에 휩싸인 상황 아래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앞 날을 예측하고 기동성을 가지고 활동을 계속하며 순발력을 키워서 임의의 사태에 대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것은 곧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결정적 상황하에서 시도하는 선택의 근거는 확률이 아니라 확신이다.
연장 결정전과 같은 상황은 시간의 제약이 강하다. 행동할 수 있는 기술적 시도의 범위도 좁다. 곧 양자 간에 모두 예측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반응시간을 절약하는 선제하는 쪽이 분명히 유리하다.
내가 만 난 훌륭한 선수들은 결코 확률이나 상황을 따지고 고심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부분 즉각적으로 선택한다. 이유를 물으면 ‘틀림없이 그럴 것입니다.’ 라고 확신에 찬 대답을 한다.
바로 그것이 그들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을 결코 50대 50이 아니게 한다.
그것이 경기든 삶이든 마주하게 되는 특별한 순간에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늘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기를 권한다. 더욱이 삶은 그렇게 잘 정리되는 가구나 산수의 더하기 빼기처럼 명료하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을 망설이게 하고 때로는 복잡한 계산에 갇히게 한다.
나는 이런 상황이 되면 늘 선수들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그가 어디까지 관찰하고 있는지를 그의 눈빛과 표정속에서 확인한다.
“그대는 용기있는 전사의 심장(brave heart)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확인하고 싶은 것은 가능성이 아니라 확신이다. 마찬가지로 삶의 역경속에서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 보다는 이길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신념이 더 중요하다.
신념이 없는 그 어떠한 가능성도 적절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알제... 내 나이... 해야될 일들도 있는겨...
여기 클럽은 이번 주 부터 휴가에 들어간다. 8말까지
여기 사람들은 최소한 33일은 여름휴가다. 45일 휴가라는 이태리 제자한테
한국은 일주일이면 무지하게 긴것이다 했더니 . 고개를 갸웃거리더라 ... ㅎㅎㅎ
놀러가자는데... 모터사이클 타러, 알프스 호수로 윈드서핑하고,, 트래킹하러...
근데, 나는 놀러온거 아니거덩... ㅎㅎㅎ 목숨걸고 노는사람 봤나...? 나 빼고..^^
나는 하루가 놀이인데, 따로 또 놀거이 있나.. 싶어.
스승님 따라가면 모를까...

재미있는데다가 제가 연구하는 분야와도 관련이 많은 것 같아서 찬찬히 읽어 보기로 했습니다.
'전략의 꽃은 예측할 수 없는 극적인 순간에 상대의 의도를 알아내 승리를 선점하는 것이다'라는 언급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매우 전략적인 것과 조금 덜 전략적인 것의 분기점을 '우연적 환경동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가 아닌가로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제 칼럼에 언급이 되었듯이 우리가 원하는 미래는 필연적 환경동력+우연적 환경동력+우리의 의지적 대응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상대하는 경쟁자가 우리의 기대에 못미칠 만큼 역량이 떨어진다면, 우리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필연적 환경동력에 대한 차별적 대응만으로도 그를 제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특별히 '전략적'이라할 만한 대응도 필요없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우리의 경쟁자도 나만큼 뛰어난 전략가라면 그런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우연적 환경동력'에 대한 직관적인 인지와 선제적 대응이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여기서 우연적 환경동력이란 실체는 있지만 그 움직임의 속도, 방향 등이 불확실하여 어떤 결과를 나을지 모르는 환경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예 실체도 인지할 수 없는 소위 'Act of God'이라고 하는 불가항력도 있습니다. 그러나 AoG 즉, 불가항력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것이라 전략의 scope에서는 도저히 다룰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가령 우리가 우리의 미래에 대한 전략을 세울 때 '교통사고'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바로 그 우연적 환경동력 즉 UDF(Uncertain Driving Force)를 다룰 때는 논리적이고 과학적 접근이 별 효과가 없습니다. 백산님의 말씀 처럼 직관을 통한 확신, 신념 이런 것들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수 많은 전쟁과 경영의 사례에서 이미 증명된 바입니다. 현대의 경영전략은 매우 과학적이고 논리적입니다만, 그런 이유로 직관을 통한 우연적 환경동력에 대한 대응에는 취약합니다. 앞으로 이부분에 대해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백산님의 경험을 통해 창출된 이론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열성적인 독자가 되겠습니다...^^

Crepio 님 오셨군요^^
관심을 가지고 읽어 주시고 생각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그냥.. 원래 야전군 선봉장들의 특징 좀 무대포고 공격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확율이 높죠... 제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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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운은 실력 50%가 작동하면 그 때부터 시작된다고 그러더군요...
주어진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곧 그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재능이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제 3의 요인 즉 환경요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님이 말하는 우연적 환경동력 즉 UDF(Uncertain Driving Force)입니다.
국가대 표 수준이 되면 실력이나 노력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인이 아닙니다.왜냐면 모두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력없고 노력하지 않는 국가대표란 근본적으로 있을 수 없죠... ^^ 그래서 결국은 제 3의 요인이 결과를 좌우하는 묘한 변수로 등장하게 됩니다.
제 3의 요인은
바로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경제적인 지원, 부모와 친구같은 주요
타자. 코치와 감독들의 영향력입니다.
이 제3요인은 늘 모호하고 변수가 많고 비선형적입니다. 나는 그것들에 최대한의 질서를 만들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입니다. 약간의 비방이 있는 셈이지요?^^
항상 우선순위와 가정을 공유하고 서로 교통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은 사회적 규범이나 규칙과는 좀 다른 성질의 것입니다. 그래서 'Act of God' 이 나를 위해 손을 흔들 수 있도록, 나아가서 흔들 수 밖에 없도록... 하는거죠...^^
어 쩌면 지도자의 능력은 바로 이 노우하우의 차이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그것이 나머지 절반의 운명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운명은 예정된 것이지 결정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지도 모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