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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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함께 느끼기, 共感
당신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뿐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게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중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 오니 전화가 울렸다. 올해 우리반 치헌이의 어머니였다. 시험기간에 학부모 부감독으로 봉사를 하고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몇 달 동안 보아온 치헌이는 특별히 상담이 필요한 아이는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부모님들은 자식이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하는지 항상 궁금해 하신다. 그래서 학교에 봉사를 하러 오시면 으레 담임선생님에게 자식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신다. 그런데 이번처럼 정식으로 상담을 미리 요청하는 경우는 처음이어서 무슨 일일까 궁금했다.
치헌이는 참으로 밝은 아이이다. 우리반 분위기 메이커인데 무엇이든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한다. 특히 영어과목을 좋아해 열심히 하는데 영어팝송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았다. 그리고 중학교 남자아이들이 그렇듯 운동을 좋아하는데, 체육대회에 씨름선수로 활동해서 자기 몸집의 2배되는 아이도 이겼다. 치헌이가 경기하는 것을 보니 씨름도 그냥 힘이 아니라 기술과 전략이 필요한 게임이었다. 아이들도 뭐든지 적극적으로 하고 밝게 노는 치헌이를 좋아한다. 이렇게 내가 볼 때 진지한 상담이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어머니의 목소리는 참으로 심각했다. 뭘까?
기말고사 마지막날 치헌이 어머니와 상담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어머니는 처음에 치헌이가 학교 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고 말을 꺼내셨다. 물론 나는 내가 느낀 그대로 이야기해드렸다. 그러고 나니 칭찬일색. 그런데 뭐 사실이다. 너무 칭찬만 해주면 신뢰감이 없을 것 같아서 치헌이가 욱하는 성격 때문에 사소한 일로 친구와 싸운적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눈물이 그렁그렁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신다. ‘엇! 중학교 1학년 남자아이들 중에 욱해서 친구랑 싸운 적이 없는 아이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운데.’ 치헌이 어머니에게 치헌이 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지금 시기에 그렇고 싸운 것에 대해 마음에 오래 담지않고 금새 친하게 지낸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어머님이 좀 진정을 하시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을 하신다. 사실 자신이 장애가 있다고 그래서 자신은 학교 오기를 꺼려한다고. 그런데 치헌이가 엄마가 학교 오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자신이 학부모 봉사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그랬다. 이번 체육대회 때도 직장에 휴가를 내고 치헌이가 경기하는 것을 보러 오셨다. 치헌이가 씨름할 때 어머니의 응원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찍어드리기도 했다.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치헌이가 혹시 친구들이 엄마를 놀리는 것을 듣고서 싸우게 된 것이 아닌지 걱정을 하셨다. 치헌이가 싸운 이유는 전혀 그런 이유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서 치헌이의 학교생활을 다시 한번 이야기해주고 그런 부분에 대해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켜드렸다. 상담실을 나서며 치헌이 어머니는 이런 말을 누구에게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부끄럽고 창피한데 한편으로는 시원하다고 말씀하신다.
5월 체육대회에서 씨름을 이기고 “ 우리 엄마 정말 이쁘죠. 선생님~”이라고 말하며 밝게 웃던 치헌가 떠오른다.

학습자, 공감- 어쩐지 잘 통한다 했어 ㅎㅎㅎ
선생님이라는 직업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君子三樂에 네가 가진 테마가 골고루 들어 있다. 공자님 말씀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구만 ^^
적응력과 중요성은 서로 보완 관계가 있어 보인다. 어느 정도 자리에 오르면 중요성이 기지개를
켜고 나오겠는 걸~~
학습자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면 不亦悅乎아!).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공감 :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하면 不亦樂乎아)' '멀리서 벗이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신중함 :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溫이면 不亦君子乎아)'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을 내지 않는 것이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전 사실..체육대회날 치헌이가 우리엄마 정말 이쁘죠 할때 부터 저런 아들있었음 좋겠다 생각했어요 ㅎㅎ 그런데 이번에 상담을 하고 나니 더욱 훌륭한 녀석이라고 생각을 했구요~
치헌이 엄마가 치헌이가 제가 좋다고 했다는데...이유가.."담임샘은 누굴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서 좋아요"라고 했데요 ㅋㅋ 편애를 안한다는 의미인 것같은데 완전 웃겼죠. 반대로 내가 너무 표현을 안하나 싶기고 하고 ㅎㅎ
어쨌거나...치헌이가 엄마의 장애를 인식하면서 엄마를 배려하는 것이기때문에 혹시 겉으로는 밝지만 혹시 속으로는 어린아이같은 모습을 엄마앞에서는 억누르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학교 상담샘께 상담을 부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