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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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사람, 매일 아침 일어나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성공한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이다.
- 구본형, <강점혁명> 추천사 중에서 -
이렇게 살고 싶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매일 하면서 성장하고, 그 과정을 즐기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내 삶의 목표이다.
시작은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요, 사회적 기준이 아니라 삶에 대한 나의 잣대를 알아가는 것이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은 2박 3일의 단식여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 짧은 여행은 평생에 걸친 길고도 즐거운-때로는 안개 속에서 헤매는- 긴 장정의 시작을 알리는 오리엔테이션일지도 모른다.
작년 가을 시작한 블로그에는 <선의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나”를 찾겠다는 야심찬 몇 개월의 흔적이 31개의 짧은 글로 남아있다.
11월 9일, <역량분석>에 대한 강의를 듣고 나의 역량을 정리해 본 짧은 글이 있다. 나의 역량은 ‘분석력, 정보수집력, 문제이해력, 청취력, 종합력, 판단력, 전략수립 능력, 표현력, 설득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갈등요소 관리능력, 업무개선 능력, 추진력, 실천력, 통솔력’이요, 핵심역량은 ‘기획력’과 ‘문제해결력’이라고 정말 대단하게 적어 놓았다. 지금 다시 이 글을 읽어보니 어찌나 민망한지...
다시 글을 읽고 생각해 보니, 주로 과거에 맡았던 기획조정과 신상품 개발 업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자질들, 그래서 몸에 익히고자 오랫동안 익히고자 노력했던 자질들을 적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전후로도 전직이나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면서 강점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여러 가지 검사 도구를 사용해보거나 책을 읽어보기도 했다. 가장 많이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은 개인사를 썼던 한 달의 기간이었다.
개인사를 쓰면서 스스로 정리한 나의 장점은 이런 것들이었다.
‘조리있게 말하기
타인의 말이나 자료 속에서 핵심을 빨리 읽고 찾아내서 이해하는 것
대안을 제시하는 것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을 만나 설득하고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
치우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며 결과적으로 신뢰감을 얻는 것’
이것들을 정리해 놓고 상당히 만족스러웠고 이런 나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반면에 나의 약점으로 사람보다는 일 중심으로 살아오면서 깊이 있는 관계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유연하고 개방적인 사고와 마음이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창의적이거나 직관적인 상상력과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것 등을 정리했다.
내 인생의 전환기이자, 재충전의 시기인 올해 부족한 약점들을 채우려고 결심했었다. 그래서 올해 목표를 세울 때 주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에 중점을 두었고 그 세부방법으로 MBTI 공부하기, 일기쓰기, 명상하기, 시 읽고 암송하기, 자원봉사 시작하기, 매달 큰 딸과 단둘이 데이트하기, 매주 시댁과 친구 1명에게 전화하기 등 아주 세밀한 실행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2010년이 반이나 지나버린 지금 확인해보니, 약점을 보완하고자 했던 시도 중 지금까지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 것은 큰 딸과의 데이트와 일기쓰기 정도였다. 그 외는 MBTI 공부하기는 강의 일정을 따라가느라 조금씩 손대고 있는 정도였고, 나머지 계획들은 길게는 서너 달, 짧게는 한 달 만에 흐지부지되어 버렸고 자원봉사는 여러 핑계에 밀려 시작도 못한 상태였다.
결국 올해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야심찬 계획은 어느새 일상의 덫에 걸려 있었고, 그것을 확인할 때마다 마음은 편치 않았지만 연구원 과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운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핵심 주장인 “인생의 진정한 비극은 우리가 충분한 강점을 갖고 있지 않다는 데에 있지 않고, 오히려 갖고 있는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는 말을 곰곰이 되씹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내가 가진 재능과 강점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가지지 못한 강점을 가지고 싶어서 안달하며 스스로를 괴롭혀 왔구나.’ 모차르트의 숙명의 라이벌 살리에르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자신의 약점을 키우기 위해서 전력을 다할 것이 아니라, 강점을 발휘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을 정도로 관리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장과, 자신이 가진 다섯 가지 테마와 상관없이 <공감>, <의사소통>, <질서>, <책임감>은 기본적으로 필요하므로 조금만 더 잘하려고 노력하라는 주장에도 깊이 공감이 갔다.
이 책을 읽은 후, 나의 약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필수적이라는 네 가지 테마 중 내가 가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렇지만 <질서>, <책임감>은 지금 상태로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고, <공감>과 <의사소통>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이 두 가지 테마는 내가 가진 강점인 <공평>이 지나치게 강조될 때, 쉽게 무시될 수 있기 때문에 늘 관리하고 배려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약점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기 위해서 당연히 스스로의 강점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했다. 스트렝스파인더 검사를 하기 전에 34가지 테마 중에서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미리 고르고 검사를 해서 비교해 보았다.
테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이유도 일부 있겠지만 그래도 나의 강점에 대해 2가지 밖에 맞추지 못한 것은 좀 의외였다. 특히 나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라서 더욱 놀라웠다. 나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한 신랑도 역시 두 가지 테마밖에 맞추지 못했다. <분석가>와 <학습자>가 내가 맞춘 나의 테마였다. 신랑은 <분석가>와 <탐구심>을 맞추었다. 그 외에 우리는 <명령>(?), <사고>, <조정자>, <책임>등을 꼽았고 특히 <조정자>는 둘 다 골랐던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테마에 포함되지 않았다.
나의 다섯 가지 테마는 <학습자>, <중요성>, <공평>, <분석가>, <탐구심>이었다.
이 중 <분석가>는 내가 과거에 정리했던 내용과 정확히 일치했고 그동안 강점이라고 크게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평생 즐겁게 배우며 살고 싶다고 늘 생각했었으니 <학습자>와 <탐구심> 또한 내가 알고 있는 나의 모습이었다.
<공평>을 읽고 이해하면서 그동안 울분을 느끼거나 받아들일 수 없어서 힘들었던 기억들이 떠올랐고 작은 차별도 크게 느꼈던 어린 시절 또한 되돌아볼 수 있었다. 똑같은 상황 속에서도 유난히 민감했던 나의 과거 반응들이 이해되었고, 어릴 때는 나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갈등으로 표출되었던 이러한 기질이 점차 사회 속에서 융화되면서 보다 온건하게 나타나는 모습 또한 이해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지금도 차별에 민감한 편이다. 특히 이 책에서 예로 들었던 세 가지 경우-지위가 낮은 사람들에게 더 잘해주고 직권을 남용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는 것, 환경 때문에 참여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상황을 혐오하고 공정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아이디어를 직원의 공으로 돌리는 것- 모두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또한 특히 같이 일했던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었던 부분이 이런 모습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편 <중요성>에 대해서는 전혀 내가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또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것이 늘 나의 행동과 사고를 결정해 왔던, 어찌 보면 지금껏 가장 크게 나를 차지해 왔던 주제였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었다. 주목받고 싶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성공하고 싶었던 성인이 되어서까지 무언가 ‘멋진’ 일을 하고 싶다는 것, 그리고 내가 속한 곳에서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갈망은 늘 내 안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그 ‘중요성’의 가치가 외부에서 주어진 사회적 기준에 의한 것에서 내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나의 잣대와 기준으로 변해왔다는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나는 자신에 대해서 궁금하고 알아가야 할 것이 더 많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번에 또다시 알게 된 나의 강점들을 서로 잘 연결시켜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싫어했던 나의 약점들을 보듬어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받아들였다. 결국은 스피노자의 말처럼 나는 나 자신이 될 수밖에 없고 그것이 가장 나답게 사는 방법인 것이다.
“우리 자신이 되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삶의 유일한 목표다.”


핵심역량은 ‘기획력’과 ‘문제해결력’ 이다...
민망한 것 아닌 것 같아. 내가 볼 때도 같은 느낌을 받거든....기획팀에서 같이 일하면 좋을 역량을 지녔다고 판단한 이유니까... 그리고 후천적으로 개발될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까..
그런데 5가지 테마는 아주 그대와 궁합이 잘 맞아보인다.
공평테마를 읽을 때, 유끼 중에서는 그대와 상현이가 그렇지 않을 까 생각했었는데..
하나는 맞추었네..
그대의 탐구심과 중요성 테마가 그대를 연구원으로 이끌었을 지도...
참 좋은 책이야....화이팅!!

역시 분석가 맞네.ㅋㅋ
예전에 그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때 그 느낌이 바로 그랬어.
5가지 핵심테마에 대해 경험적인 근거를 확보하는 거 필요해.
어떤 장면이나 경험한 부분을 핵심 테마에 꾸준히 업데이트해보길...
그리고 스트렝쓰 파인더가 기질, 재능, 태도 등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잘 분별하여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게 필요함. 중요성이 자발적인 엔진이므로 스스로를 인정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태도가 좋고, 학습자와 탐구심을 활용해 꾸준히 관심사를 쌓아놓고... 공평은 태도와 가치관으로 보임. 갈등요소가 많은 곳에 자신을 몰고 가지 말 것. 분석가가 먹고 살 수 있는 선형의 주 강점 테마가 아닐까 생각해보네.
암튼 5가지 테마를 구분하되 전체적으로 조망해보면 섬광처럼, 소명처럼 다가오는 것이 있을거라 믿어.

분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일 실천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선.
지금 하고 있는 아이 기르는 일, 아픈 부모님을 동보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큰 희생이고
봉사라고 생각해. 그러니 너무 지금 계획한대로 잘 하고 있는 거야.
좋은 책 한권이 나를 다시 잡아 세워주고, 반성하고 또 갈 길의 방향을 알려준다. 그치?
‘올레’ 길 나무에 묶여 있는 리본처럼 말이야.
‘올레’ 길도 리본하나 보고 따라 가는 길이 혼자는 때로 심심하고 힘들고 하는데
같이 걸으면 아쉽게 짧게 느껴지는 것처럼 우리는 같은 좋은 걸 보며 같이 가니
정말 재미나고 힘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