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해 좌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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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22 - 눈부신 아침햇살
지난 밤에는 베개에 머리가 닿자마자 잠속으로 들어가는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평소에는 말똥말똥 오락가락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거나 숫자를 세다가 잠이 든다. 책을 읽지 않아서였나? 커피를 적게 마셔서 였을까? 어쨌든 오늘 새벽엔 맑은 하늘과 눈부신 아침햇살이 눈에 들어온다. 그 빛나는 햇살이 마음을 파고 든다.
지난 토요일 변경연 6기의 오프수업에 함께 했다. 사랑스러운 후배들이기도 하고 게시판에 올라오는 그들의 글을 항상 읽고 있기에 글에서 그 사람의 얼굴도 함께 익히고 있었다. 제 1의 얼굴은 마감시간을 앞두고 앞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건 나도 작년에 해봐서 잘 알 수 있다. 제 2의 얼굴은 글에서 조금씩 내 비치는 개인의 역사이다. 아무리 우리끼리인 연구원 칼럼난이기는 하나 그래도 여러 사람에게 내보이는 얼굴이기에 세수하고 머리빗고 나온 얼굴이다. 그 얼굴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많이 보던 얼굴이기 때문이다. 나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7월에는 50쪽 Me-story 를 쓰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처음 연구원에 지원하기 위해서 20쪽 Me-story를 쓸 때에는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기위해서 비장한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선택 받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있다. 연구원이 된 이제는 자기가 자기자신을 받아들이기 위해 또 다른 문을 두드려야 할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 세상의 한 가운데에 서있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기준으로 또 보는 이의 취향에 따라 그의 자리가 정해진다. 자서전도 전기도 평전도 그런 시대적 평가를 바탕으로 씌여진다.
그러나 아직은 세상의 한 복판으로 나아가지 않았고 또 스스로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는 진정 마음 깊은 곳에서 자기자신과 잘 소통을 하고 있는지, 나의 진정한 모습은 어떤 것인지 알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제 그 시간이 무르익어 드디어 잘 다듬어진 맑은 거울에 자기의 얼굴을 비춰보는 시간이 찾아왔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자기얼굴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사람은 누구든 자기 모습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내보이고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 이 말은 내말이 아니고 마음을 다루는 책에서는 어디에나 씌여있는 말이다. 다만 스스로 믿고 받아들이지 못하기에 여러 갈래 길을 헤매 다니며 묻고 또 물으며 길을 더듬거리며 헤매고 있을 뿐이다.
제행이 무상한 이 세상에서 꿈의 인드라망은 과연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 어떻게 하면 혜안을 가지고 자기를 존중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기쁨과 평화를 누릴 수 있을까? 우담바라는 아직 오지않은 미래일 뿐이다.
“지금까지 나를 만들어 온 가장 중요한 경험은 무엇인가? 나무에 감춰둔 보물 세가지.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그대는 자기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게 되었는가?“
과연 내안에 감추어진 보물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7월에는 다만 이 숙제를 풀어와 함께 조금씩 꺼내놓음으로써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여럿이 함께 가면 힘든 길도 즐겁게 갈 수 있다. 어깨동무 내동무다. 그렇게 가다보면 그 길에 마로니에 꽃이~피고 진다. 가는 길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는 보석도 알아볼 수 있게 된다. 물론 제일 빛나는 보석은 내마음속에 있지만 아직은 습기차고 얼룩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친구의 얼굴에서 내 얼굴을 보며 함께 공부를 하다보면 언젠가는 보석처럼 빛나는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의 마음을 한조각 선물로 내어 놓으면 친구는 소중하게 그 선물받고 또 그의 마음을 선물로 다시 되돌려 준다. 친구가 있는 그곳에 바로 보물지도가 놓여있다.
물론 한번에 35년의 인생을, 40년, 45년을 다 풀어 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안전한 놀이터라는 믿음이 있으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 그 놀이판의 친구들에게도 똑같이 가장 소중한 것이 된다. 그래서 함께 울고 웃었다. 같이 느끼고 깨달을 수 있었다.
장장 11시간의 긴 수업을 마치고 영혼이 뿅가는 뒷풀이도 마쳤다. 그날 유끼가 남겨준 표정들이 사라지지가 않는다. 잘 만들어진 영화처럼 여운이 남아서 엔딩 크레딧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자리에 그냥 그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푸른하는 맑은 공기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에 철학자 누구처럼 마음의 고향을 찾아갔다. 그리고 말없이 들길을 걸어다녔다. 새삼스럽게 느끼는 일이지만 역시 발바닥은 생각하는데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내 몸의 한부분인 것 같다.
어느새 저녁이 찾아왔지만 아직은 밝은 7월이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나만의 산책길에는 녹음이 짙고 풀향기가 은은했다. 그길을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걸어 다시 집으로 되돌아왔다.
그렇게 보낸 아름다운 주말이 나를 편안하게 잠으로 빠져들게 했나보다. 잘 자고 일어난 아침의 햇살이 눈부시다. 그 환한 빛 사이로 고운 얼굴들이 하나씩 둘씩 떠오른다. 그 얼굴들은 다시 반짝반짝 강물에 반사되어 아름답게 빛난다. 나는 이 좋은 아침에 마음을 다해서 그 사람들에게 좋은 운이 곧 따라오기를 빈다. 삶의 기쁨과 평화가 아침햇살처럼 환히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단잠을 자셨다는 말이 컬럼 중 제일 굵고 크게 보여졌지요.
아마 여러 방법을 해보셨겠다고 생각이 들지만, 유기농 라벤다에센셜 오일을
구입하셔 베개 밑에 세방울 정도 뿌리시면 좋구요 그리고 산책을 주로 저녁에 하세요.
주무시기전에 따뜻한 목욕도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도 쭉 꿀처럼 달콤한 잠을 주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게 건강의 첫 번째이기 때문이죠.
선배님이 저희의 가는 길이 평탄하고 꿈을 이루는 길에 잘
도착하는 염려처럼 저는 좌선생님의 건강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마지막 2차까지 같이 해주심 감사드려요. 사부님과 선배님이
지켜보시는 수업이라 더욱 긴장이 되었더랬지요.
수업 끝나고 저를 안고 해주신 말씀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