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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31일 13시 54분 등록
보이지 않는 눈물이 보이는 눈물보다 훨씬 더 아프다.

고통을 호소할 수 있는 사람들은 사실, 훨씬 더 건강한 사람이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아프면서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으며, 심어지는 그것이 아픈 것인지도 모르고 지낸다.

최근에 만난 몇 사람은 그렇다.  한 사람,,, 그는 자신의 문제가 심리적인 장애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은 문제의 해결방법을 몰랐다. 정신과의 상담이나 절친한 사람들과의 상담도 그랬다. 그런 그가 나를 선택해서 왔다.
그의 이야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지만 그의 이야기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너무 많은 것이 들어있고 그는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며 버리지도 못했다. 그는 자신의 지식을 정리하여 천킹(chunking ;군집화)하지 못했고  자신이 쌓아 올린 지식이 울타리가 되어  그 속에 갇혀 버린 것이다. 

이런 인지적인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사회와 문명의 발달 속도에 대한 우려를 현실적으로 느낀다.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속도가 사회문화적 환경의 발달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간단히, 준비되지 않았는데 너무 많은 것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그는 부적응자가 되는 것이다. 즉 정신질환을 앓는 것이다.

다른 한 사람은 마음이 아퍼서 몸까지 병이 들었던 사람이다. 결혼의 실패와 상처, 그리고 자식을 부양하는 부담과 생활을 영위해야하는 삶의 무게, 꿋꿋히 견디고 상류사회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심성은 변하지 않았고,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 그래서 몸이 시름시름 앓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본인은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런 그가
운다. 나는 그저 오래동안 그 앞에 앉아 있었다. 그 눈물이 그의 기억 속의 상처를 씻어내리고 있다는 것은 그에게 축복이다.
 눈물, 때로는 보이는 눈물보다 보이지 않는 눈물이 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데 원인을 알지 못한다. 다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뿐이다. 또 어떤 사람은 너무 아퍼서 고통이 마비된 상태에 있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꿰매야만 했던 상처, 그 봉합할 때의 고통을 잊지 못한다.

한 때는 내가 그런 그들을 보는 것이 마음의 병이 되었다. 그러한 그들의 상처들과 연민이 나 자신의 기억들을 상기시키면서 고통과 분노를 몰고 온 것이었다. 

지금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안을 생각한다. 정확한 분석이나 느낌있는 공감으로 그들이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극복이 악몽이 아니라 희망이 되도록 돕는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이제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 가슴을 쓸어내리거나, 원한에 찬 기억으로 인한 몸서리를 치지 않는다. 

그냥,,, 묘한 감정이다. 약간의 연민과 그리움이 있는 그런... 
탁트인 벌판에 서 있는 듯, 허허롭지만 가슴 가득한 그... 기분 ,, 아시죠...?

‘적절하게 과거의 고통과 장애들을 돌이켜 볼 수 있는 힘은 보다 긍정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한다.’

 
IP *.131.1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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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0.08.01 00:55:13 *.154.234.5
형, 잘 지내죠?
날도 더운데 운동은 살살하쇼.
좀 시원해지면 꿈두레 아그들 소집한번 할께요.

분석자나 조언자가 갖추어야 할 최대의 덕목은 분석도 중요하지만 공감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자기 스스로 성찰하고 본보기가 되어야겠죠.

오늘 영화 인셉션을 봤는데 무의식, 꿈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더군요.
형에게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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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8.01 13:31:00 *.131.127.50

다녀와서 봐야겠지?
다들 보고 자픈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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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1 10:47:55 *.70.142.183
오빠 어젠 사자 프로젝트 세미나를 했어.
덕분에 5기들과 함께 사부님 모시고 작년 수업같은 세미나를 했지.

아무리 생각해도 2009년은 내게 너무 소중한 한 해였어. 마니 행복했으니까.
그 시간이 왜 그리 빨리 지나갔는지 모르겠어..

수업때마다 많은 말보다는 늘 묵묵히 우리들의 얘기를 들어주던 오빠가 생각난다.
사람들은 왜 늘 지나고 나서야 지난 날의 소중함을 깨닫는걸까..?
오빠. 마니 고마웠고, 지금도 변함없이 자리지켜주고 있음에 역시 감사해.

그리스 여행 잘 다녀와. 건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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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8.01 13:40:26 *.131.127.50
깜작 놀라부렀다잉... 
글을 올릴려고 하는데 갑자기... 니가 나타나 분거 아니냐!! ^^

웹진 소문내야 한거시여... 칼럼으로 하나 올려야하지 않것냐?
애써서 만들었는디, 널리 알려야제,,,  그 고상을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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