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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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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일 03시 41분 등록

[칼럼 21] 괜찮은 여행을 위한 팁

 

그리 많지는 않지만, 몇 번의 해외여행 경험을 통해 얻게 된 팁이 있다. 어느 도시나 꼭 가봐야 할 곳들이 있게 마련이다. 대게는 인터넷이나 여행 책자 혹은 그 도시를 다녀온 지인들의 경험을 통해 미리 마음속으로 들러보고 싶은 곳을 정하게 마련이다. 물론 여행의 목적과 머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곳에서 배우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방문지는 달라지겠지만 잠시 들러야 하는 곳이라면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기준들이 있다.

 

첫째 그 도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을 찾는다.

도시계획을 공부하면서 생긴 버릇인지 무엇이든지 전체의 윤곽을 먼저 보기를 좋아하는 나의 오래된 습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도시 전체의 윤곽과 모양 그리고 그 도시가 자리 잡고 있는 자연지리적 배경(강이나 산, 호수 등)은 그 도시만의 색깔과 운치를 느끼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보통은 중앙에 있는 성당이나 사원의 탑이 그런 장소가 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도시 외곽의 전망대나 언덕, 성 등이 그런 장소가 되기도 한다. 이런 장소에서 도시를 보면, 도시의 윤곽과 색깔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은 작은 도시지만 구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언덕에서 바라본 모습이 더없이 인상적인 도시다. 도시를 끼고 도는 아레강과 어울어진 구도심의 풍경은 유럽의 일반적인 도시들이 가지는 고풍스러움과 더불어 스위스의 수도라고 믿기 힘든 고즈넉한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다리를 건너 중앙의 뮌스터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시계탑이며, 분수대가 시간을 잊게 하는 마술을 가진 도시이다.

디즈니랜드 성의 모델이 되었다고 하는 독일의 퓌센에 있는 ‘노인슈바인쉴로스’는 뒷배경에 호수를 끼고 자리를 잡은 모습이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물론 그 성이 지어지게 된 역사적 배경과 사연을 알게 되면, 성과 어울어진 호수의 모습에 대한 감흥 또한 애잔하게 느껴질 뿐이다. 또한 운하를 끼고 발달한 암스테르담이나 베네치아, 벨기에의 뷔르셀 같은 도시들의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다.

 

둘째 그 도시의 중심이 되어온 곳, 보통은 구도심 한가운데 성당(사원)이나 시청, 광장 또는 성이 이런 곳에 해당이 된다.

특별한 자연지리적 조건이 아니면 대부분의 도시는 사람들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고려하여 형성되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보통 외곽에 개인들의 삶의 공간들이 자리 잡고, 중앙부에 사람들의 행위가 집중되는 중심 공간들이 형성되게 마련이다. 그리고 길은 중심공간으로 이어지게 계획된다. 이런 몇 가지를 알고 있으면 낯선 도시에서도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그 공동체의 구심이 되어 주는 것, 가장 기본적으로는 신앙과 정치적 구심체인 성당이나 사원 그리고 시청 등이 자리를 잡게 마련이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들도 있다. 강이나 바다를 끼고 형성된 도시나 군사적 요충지로서 중요성을 가진 도시들이 그렇다. 통상 이런 경우라 할지라도 성이나 사원은 외부의 침입 등 극단적인 경우를 대비하여 도시의 후위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곳은 도시의 어느 장소보다 우선해서 문화예술적 가치가 함축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고, 많은 재정과 노력이 함축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도시의 상징으로 되기도 한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곳이다.

 

셋째 시장을 그것도 재래시장을 찾아본다.

시장이야말로 정말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근대화된 도시의 마트가 아닌 도시의 광장이나 역 등에 형성된 재래시장은 비단 그 도시뿐만 아니라 주변 근교에서 생산되는 물건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그들의 복색, 언어, 그리고 독특한 음식, 아주 가끔씩은 문화공연, 심지어는 구걸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까지도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강을 따라서 발달된 도시의 경우는 외부세계와의 교류가 강을 따라 집중되기 때문에 도시의 모양도 강을 따라서 포구나 나루터를 중심으로 형성되게 마련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경우는 특히나 내륙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항구 쪽으로 집중되어 다시 바다로 연결되는 선착장에 사람들의 행위나 물류의 흐름이 집중되게 마련이다.

 

넷째 그 도시만의 특색을 가진 곳이 반드시 있다.

도시마다의 특징이 있게 마련이다. 정치행정, 역사문화, 상업도시 또는 교통이 중심이 되는 도시 등 각 도시마다 주변 다른 도시들과의 관계나 지리적 여건에 의해 형성된 특징들이 있게 마련이다. 터키의 이스탄불 같은 경우 동서양의 문화와 종교적 색채가 어울린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이 사원의 모습과 사람들의 음식, 언어, 정신적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기준 말고도 낯선 도시를 방문하면 해보는 것들이 있다. 이른 아침에 산책을 나가본다. 도시의 모습은 새벽과 낮과 밤이 다르다. 같은 사람들이 사는 같은 장소지만, 시간에 따라 인사동 골목의 모습은 다르게 변한다.

뒷골목을 해매본다. 주로 메인 도로를 따라 잘 차려진 모습보다 가끔씩은 숨겨진 것 같기도 하고, 덜 꾸며진 것도 같은 모습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강을 따라 걸어 본다. 대부분의 도시들이 강이나 하천을 끼고 발달하기 때문에 크건 작건 하천이 있게 마련이다. 다리의 모양, 강가를 끼고 들어선 상점들, 도로의 바닥 재료, 이정표 하나까지도 그 도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곧 그리스에 간다. 흰색과 파란색으로 상징되는 그리스 국기의 색깔에서 나는 눈부신 신전들의 대리석과 에개해의 쪽빛 바다를 상상해 본다. 그리고 그 파란색의 자유를 꿈꿔왔던 그들의 신화, 역사, 문학과 예술들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인다.

[사진1 스위스의 베른]
[사진2 다비드 광장에 내려다본 플로렌스 베키오다리]

DSC02248.JPGDSC0256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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