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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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기업들은 여러 극단을 동시에 포용하는 능력인 ‘그리고’(and)의 영신을 맞아들임으로써 ‘아니면’(or)의 악령에서 벗어났다.
- 짐 콜린스
프로젝트 팀원과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인터뷰 말미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직원이 꺼낸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프로젝트의 성공은 프로젝트 팀원의 의무이자 목표입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팀원도 팀원이기 전에 한 인간입니다. 매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관리자들로부터 이 프로젝트가 내 인생의 마지막 프로젝트인냥 쪼임을 당하기 시작하지요. 때론 관리자들도 좋은 말로 설득하죠. 이번 단계만 넘어가면 조금 좋아질꺼야. 처음엔 그런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젠 깨달았습니다. 이번만 넘기면 하며 기대해봐야 분석, 설계, 개발... 각 단계로 갈수록 매 단계는 모두 다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핵심단계가 되지요. 결국 팀원들은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핵심단계만 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매 프로젝트가 내 인생의 끝인냥 달려왔더니, 가정도 없고, 친구도 없고, 자식도 없고, 건강도 안 좋아지고, 그래도 가보자 싶어 다 포기하고 매달렸더니 퇴사하라는 구조가 과연 옳은 것인가요?"
한 편의 신파극을 연상시키는 듯한 애절한(?) 사연은 머나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프로젝트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결혼한 여직원의 경우는 문제가 심각하다. 이들에게 가정은 또 하나의 직장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과 개인생활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며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기 쉽고 그러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고민이 생긴다. 어떤 사람들은 일과 개인생활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둘 중에 하나를 취함으로써(다른 하나를 완전히 포기함으로써)문제의 싹을 제거한다. 이런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모습이 일 중독증(Workholic)이다. 가정은 싸구려 여인숙으로 전락한다. 과연 일에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하는가? 일과 개인생활은 정녕 양립할 수 없는 것인가?
일과 개인생활은 선택이 아니라 조화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선택은 여러가지 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을 걸러내고 우선순위가 높은 것을 택하는 것이다. 조화는 중요한 것들 중에서 어느 하나를 버리지 않고 상생의 관계를 모색하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 중요한 가족, 일, 친구, 건강, 자기계발 등은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일은 원래 힘들고 야근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 아직도 많다. 그러다 보니 가정과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응급실에 실려간 사람도 나는 여러 번 목격했다. 사실 나도 일에 세게 차인 적도 많았다. 언젠가 하루는 야근을 하기 위해 저녁을 먹으러 가는 도중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직원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선배님, 아니 이렇게 매일 야근하며 살아야 합니까?” 순간 망치로 얻어 맞은 듯한 충격이 느껴졌다. 맞는 말이다. 몸이 맛이 갈 정도로 일을 해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천하를 얻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일과 개인생활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일과 개인생활은 인생의 성공과 행복이라는 큰 그림에서 보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계다. 집안이 편안해야 일이 잘 되는 법이고, 몸이 건강해야 집중적으로 일에 몰입하고 성과를 낼 수 있다. 양자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면 직장에서는 성공했으나 가정에서는 실패하는 모습이 발생한다.
일과 개인생활이 대립하지 않으려면 자신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 강점은 일과 개인생활을 양립시킬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거나, 자신이 잘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게 되면 일의 성과가 좋을 수 밖에 없다. 일이 즐거워진다. 일과 개인생활간의 모순이 줄어든다. 자신의 강점을 기반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인생 후반부, 제 2의 직업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일을 무작정 해치우는 식으로 하지 말고 일의 전체 맥락을 먼저 그려보고 일을 진행하면서 그 일이 전체에 미칠 영향을 이해하라.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은 없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세상을 전보다 살만한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 부여가 필요하다.
일과 개인생활을 조화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단순히 시간의 양적 분배의 문제로 해결하지 말고 질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대부분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게 되어 일 이외의 다른 분야는 소홀하기 쉽다. 관심을 골고루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의 경우에는 사소한 일이라도 자주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아내, 남편,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마실을 하면서 대화를 하는 것도 좋다. 새벽에 일어나 자기계발과 운동에 투자하고,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을 처리하고, 저녁에는 정시에 퇴근하여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루 시간대에 따라 시간의 사용처를 달리하는 것이다. 또는 요일별로 시간을 편성할 수도 있다. 바쁜 와중이지만 매주 수요일은 Happy Day로 정해 프로젝트 팀원이 모두 정시에 퇴근하도록 한 적이 있었다. 반응이 무척 좋았다.
당신이 관리자라면 직원들이 하고 있는 업무 이외의 관심사, 꿈,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멘토링 역할을 해야 한다. 상사가 자신을 일로만 대하지 않고 개인생활에 대해 관심을 보여주고 격려한다면 아마 진심으로 따르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직원들의 꿈과 재능, 경력사항을 스스로 작성하여 관리하게 하고 피드백을 통해 점검해주는 것이 좋다.
젊은 시절에는 어떤 한 가지를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대상은 사랑일 수도, 친구일 수도, 신념일 수도, 학업일 수도 있다. 한 때의 뜨거운 열정이고 낭만이고 성숙해지기 위한 방황이다. 그렇지만 인생 후반부를 준비하는 시점에서는 일과 개인생활의 모순이 회통 가능하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인생은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가족과 건강을 위해 시간을 내라. 이것은 삶의 기초 인프라다. 가족이 행복하지 못하거나 건강을 잃으면 사회적 성공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유능한 사람은 오로지 일에 자신의 삶을 저당 잡히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 직장생활의 행복은 직장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병곤 선배님~ ^^
선배님의 글이.. 옛 추억의 책장을 넘기게 하는군여..
제게두.. 밥먹듯이 한 야근..
새벽공기 마시며 출근했다가.. 아침이슬 맺힌 거이 보면서.. 퇴근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는데여..ㅎ
늘.. 하나만 보여서.. 중요한 거이를 잊고 살 때가 많았는데여.. ㅎ
지나간 것들은 잊혀지면서 아름다워진다는데..
지나고 보니.. 지금은 다 정겨운 추억이네여.. ^^
일과 개인생활.. 조화와 균형.. 정말 중요한 거이 같아여.. ^^
선배님.. 휴가는 댕겨 오셨나여..
예? 가족들과 동네 마실루.. 대신하셨다구여..
아, 네.. ................................................... 헤헤^^
아참.. 보헤미안은 어케 되었나여.. 예고해 주시더니.. ㅋ
'? 동 보헤미안의 감성 마실! 메시지'.. 무쟈게 기대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