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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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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15일 18시 36분 등록

사랑스런 나의 아테네

나는 오늘 당신을 떠나오.

일행들로부터 나를 잠시 떼어놓아

당신의 품에서 이틀을 따로 머물게 한 당신의 마음처럼...

나도 당신을 그리워했었다는 것만을 알아주오.

당신이 잡지 않았다면,

나는 포세이돈 신전에 이르던 그 대지의 끝

벼랑 끝에 매달린 수니온의 바닷가

숨겨진 아름다움조차도 모르고 떠날 뻔했지 뭐요.

구석구석 마치 나를 위해 오랜 시간을 빚어 놓은 것만 같았던

당신의 아름다움...
길을 따라 주름진 치마자락에 바닷물이 배어 오르고
석양에 비치던 그 바닷가의 저녁

 

파도가 울던 그 바다

뜨거운 하루를 삼켜버리고선

눈물조차 마르지 않던 그 바다도 울더이다.

밀려갔다 또 다시 밀려오던

그 숱한 시간동안

내가 당신을 그리워했던 시간보다

당신이 나를 기다려왔던 시간이 더 길었다는 것

당신은 영원히 사는 존재이지만...

나는 당신처럼 그리 오래 살지 못하오.

기다리라고 말하지 않겠소.

이별은 짧을수록 좋고,

나는 바람이었으니

그저 바람처럼 스쳐간 당신의 연인 중 하나쯤으로만 기억해주오.

 

이제 헤르메스에게 전하오.

덕분에 즐거웠다고...

그의 후예들의 솜씨에 그저 감탄할 뿐이라고.

그리고 그렇게 맺어준 당신과 나의 이틀 밤

내 몸은 다시 떠나지만,

오늘 저녁도 에게해 서쪽하늘에 초승달이 뜨고

붉은 하늘 빛 사이로 비너스가 다시 보이는 시간이 되면

나도 당신의 하늘

뜨겁게 달구어지던 당신의 몸과

한없이 출렁이던 당신의 가슴이 그리워질테니까.

잠시 스쳐 지나갔던 만야의 향기처럼

또 다시 이국의 바다가 그리워지는 시간이 되면

당신을 위해 기도하리다.

시를 적으리다.

IP *.154.57.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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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8.17 10:07:25 *.236.3.241
길은 미궁이다. 그리하여 길 위에서 길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미아로 홀로 선 나를  슬퍼하지는 말자. 미로 속을 헤매다 낯선
나를 만나는 행운이 여행이 주는 축복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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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8.18 04:21:02 *.131.127.50
행감다리를 하고 앉아
상념에 찬  그대

그대의  눈길은 ...
멀고 먼 곳을 달리고
세상은 잠시
저만치 무심하게 놓여있다.

그대의 미소,
늘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그 미소는 환하게 드러나는 밝음 속에
묘한 슬픔이 잠겨있다.

늘,  물끄러미 그대를 바라보면
그대에게선 소리없는 말들이 쏟아져 내게로 온다.

나도 그렇게  그대처럼 화답하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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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2010.08.18 08:58:37 *.221.232.14
칼같을 줄 알았다.
흔들리지 않는 차고 냉정함이 풍길 줄만 알았는데,
그에게서는 칼을 녹이는 부드러움이 있었다.
그렇지, 칼이 만들어지기 전.. 쇠는 달구어져야 하고,
불에 녹여서.. 두들기고.. 그래야 칼이 되는 것인 것을
사람의 깊이를 보는 내 눈이 아직 깊지 못함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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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8.18 11:04:38 *.42.252.7
난 그대가 아테네와 사랑에 빠질 줄 알았어.

진철이와 이스탄불은 전혀 매치가 되지 않더라구.

앞으로 그리스와의 사랑이야기가 시리즈로 나오겠지?

기대할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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