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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5일 00시 58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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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늪에 발목 잡혀

허우적거리다가

…….

겨우 빠져나와

이정표 바라보는 순간,

U-Turn

-    윤희환, “끝없는 반복”중에서


'내일이 새로울 수 없으리라는 확실한 예감에 사로잡히는 중년의 가을은 난감하다’는 김훈의 명문장에서 중년을 직장인으로 살짝 바꾸어도 전혀 난감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중반에서 새로 시작해야만 시대가 되었는데 새로 시작할 거리가 없는 건 참 난감합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삶은 자꾸만 버거워집니다. 해는 아직 중천에 떠있는데 갈 길은 아득합니다. 좋은 직장에서 잘릴 위험없이 정년까지 보내거나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정년까지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싶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 꿈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이 50세가 되기 전에 아마도 직장인의 90%는 직장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직장을 나와서 프리랜서로 살아가거나, 자영업을 하거나 또 다른 직장을 찾아서 전전하겠지요. 분명 지금보다 그때가 더 불안하고 초라해보입니다. 그 후로도 남은 30년 이상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지 정말 난감합니다. 그 때는 홀로 서야 하는데, 대타도 내세울 수 없고 자신이 직업 뛰어야 하는데 막막합니다. 그래서 평생직업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수없이 듣지만 정작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갑갑하기만 합니다. 그냥 ‘어떻게 되겠지’라는 근거없는 낙관주의에 꼭꼭 숨어 버립니다. 도대체 직장인에게 밝은 미래는 있는 것일까요?

직장인의 미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회사에만 들어가면 어느 정도 미래가 보장되던 시절은 이제 끝나고 오로지 자신의 실력, 브랜드, 네크워크의 자산에 의지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조직이 거의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조직은 결코 개인을 기억해주지 않습니다. “코끼리와 벼룩”의 저자 찰스 핸디는 이렇게 말합니다. “조직이란 기억력이 좋지 못해서 과거 익숙했던 얼굴과 이름도 금세 잊어버린다. 한때는 내 말에 따라 움직이고 내 이름이 누구보다 중요하던 곳이라도 시간이 지난 뒤 가보면 아무 의미가 없다.

저명한 학자들이 미래의 직장인의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프리 에이전트(FA), 부르주아적 보헤미안(bobos), 벼룩, 잡노마드(Job Nomad)는 약간의 개념의 차이는 있지만 자유로운 인간, 독립적인 인간을 지칭합니다. 조직형 인간에서 독립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꼼꼼히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준비없이 기회없고 기회없이 미래는 없습니다.

먼저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연구해야 합니다. 자기가 아닌 것은 과감히 버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자산을 활용하여 유의미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작년에 내 맘대로 해보고 싶은 회사를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뜻을 같이 하는 직장인들과 스터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한 가지는 나와의 궁합에 관계없이 이 사회가 제시하는 유망직종에 대한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밥벌이의 목소리를 외면하자니 두려웠습니다. 밥과 자유가 제 안에서 계속 으르렁거렸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아직 용기와 마음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립적인 인간은 어쩌면 하나의 직업이라기 보다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겠다는 적극적인 각성입니다. 이 각성은 참된 안정을 가져다 줍니다. 진정한 안정은 확실한 직장이나 집의 소유 유무 등에 있지 않고 항상 우리 내부로부터 솟아나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오래될수록 개인의 가치는 급속히 감가상각됩니다. 인건비는 올라가는데 효율성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조직 안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는 피터의 법칙이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해서 자신의 가치를 올려야 직장인들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평생학습이야말로 독립적인 인간의 최대 무기입니다. 배운 것을 현장에 적용하고 다시 피드백하는 학습과정을 통해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합니다.

미래를 만들어가는 직장인은 꿈이 있습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삶을 현재의 모습으로만 보지 않고 미래와 늘 연관 지어 생각합니다. 현재와 미래가 분리되지 않고 서로 소통합니다. 미래가 일상으로 침투합니다. 또한 꿈이 있는 사람은 실현 가능성을 따지기보다 먼저 꿈을 꿉니다. 왜냐하면 꿈이 있어야 꿈이 이뤄지고 작은 꿈이 자라 큰 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꿈은 우리의 생활에 활력을 줍니다. 활력, 이것은 곧잘 열정으로 변합니다. 누구든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열정이 생깁니다. 열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열정은 몰입하게 합니다. 찰스 핸디의 ‘코끼리와 벼룩’에는 꿈이 있어야 열정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그런 열정은 어디서 찾죠?
그들이 묻는다.
“꿈속에서”
내가 대답한다.
“우리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낮에도 꿈을 꿔. 이런 사람들은 아주 위험하지.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고 마니까 말이야.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에우다이모니아’를 설파했습니다. 원래 ‘에우다이모니아’는 그리스 철학에서 ‘행복’이라는 뜻인데 잘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당연히 행복하겠지요. 독립군이 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에우다이모니아!

“우리는 모든 일을 잘할 수는 없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 하지 마라.

“내가 가진 내면의 자산과 미래의 트렌드를 드라마틱한 나의 꿈 이야기의 재료로 써라.
슬로건 최종.jpg

IP *.154.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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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8.26 22:36:56 *.34.224.87
내면의 자산과 미래의 트렌드를
나의 꿈 이야기의 재료로 써라..

와우.. 회장님의 컬럼,
스승님의 오프수업 주제와 절묘한 매치...멋저부러...


프로필 이미지
이헌
2010.08.27 23:00:13 *.94.250.112
인도에서 3일째를 보내면서 오늘은 조금 피곤했나 봅니다.
오후 일정을 마치고 호텔에 돌아와 낮잠을 자면서  꿈을 꾸어내느라 머리가 아프지만
병곤님 글을 읽고 제가 꿈꾸는 오래된 미래에 대해 다시 다독거림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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