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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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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22시 33분 등록
"저는 그림에 대해선 잘 몰라서요.........."
이 말은 나를 무척이게 서운하게 만든다.

나는 그림이야기만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림을 봐달라고 하는 것만이 아닌데 그림이 앞서서 나와 그와의 사이에 큰 강을 만들어 버린다. 이편과 저편이 너무 멀어서 얼굴 표정이 보이지 않고 목소리가 중간중간 끊겨서 잘 들리지 않는다.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은 옆으로 밀쳐져 버린다.


"..........."
  나는 할말을 잃는다.


단군프로젝트 1기 축하파티에서 긴장을 한 나는 자주 화장실에 들락거렸다. 입구를 지나 계단을 오를 때 다른 곳보다 환한 입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벽면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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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왔다갔다하면서 힐끔힐끔 그림을 보다가 아예 대놓고 쳐다봤다.
'엷게 부드럽게 꽃잎이 그려졌구나. 아크릴일까?'
'문지르면 색이 묻어날까?'
'거참 가지가 기묘하게도 생겼다.'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다.  '가지가 기묘하게 생겼다' 복숭아 나무가지가 기묘하게 생겼다. 내 눈은 가지의 왼쪽에서 시작해서 오른쪽으로 따라서 움직였다. 다시 눈을 굴려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았다. 가지를 열매와 같이 보았다. 눈으로 선을 따라가며 읽었다. 처음으로 한글 자모 읽는 법을 배우는 아이가 되어서 천천히 열매와 가지를 연결해가며 천천히 읽었다.
'ㅏ... ㄱ ㅏ ....ㄱ..ㅏ 0..... ㄱ-ㅣㄴ'
복숭아는 '강건'이란 글자의 일부였다.

그림이 독특해서 사진을 찍는 나를 보고
그게 보이는 것도 사람나름이라고 지나가던 동료가 이야기한다.
보여서 보는 걸까, 보려고 해서 보이는 걸까?

그 어렵다는 그림을 한번만이라도 봐주면 안될까.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데 그냥 한번 자세히 봐주면 안되나... 누군가에게 시선을 주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나도 모르긴 마찬가지다. 나도 그가 잘아는 트렌드나, 직장인의 재테크, 스마트 폰을 이용해서 트위터를 하는 법, 자기계발분야의 현재 방향성, 휴대폰에 들어가서 결재를 하게 돕는다는 프로그램, 그것을 만드는 절차... 그런 것들을  나도 모르긴 마찬가지이다.  결재 프로그램은 모른다. 그러나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일상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알고 싶다. 나는 그를 알고 싶다.

IP *.93.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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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9.06 10:03:25 *.131.127.50
보여야 생각하는데, 보이지 않기때문에...
사람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할 수 없지

그래서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있지만
별로 유용하지가 못해, ^^

그림 잘 봤다.


프로필 이미지
2010.09.06 12:37:57 *.93.45.60
그럼 언제쯤 볼 수 있는건가요? 어떻게 하면 보이는 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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