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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16일 17시 06분 등록
스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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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무예를 다루는 무가(武家)나 무문(武門) 에서는,   제자들은 스승에 대해서 언급할 수 없다.
프랑스에 계시는 나의 펜싱 스승에 대한 프랑스 선수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가히 동양의 무예대가에 대한 태도와 비슷하였다.  그들은 그런 스승을 글랑 매트르 (Great master : 위대한 지도자)’ 라고 불렀다. 내게 있어 스승님이 그런 분이다.
 
나는 30년이 넘도록 펜싱을 오래했고 많은 선수들을 가르쳤다.  유치원다니는 아이에서부터 60대의 노인까지,  초보자에서부터 올림픽 메달리스트까지, 흑인에서 백인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가르쳐 왔다. 
그런 과정속에서, 내가 지키는  태도중의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나는 제자를 두지 않는다’ 였다.
내가 주로 소속팀이 따로 있는 국가대표팀 코치를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소속팀 코치가 따로 있다. 그래서 아버지가 둘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방편이었고,  다른 하나는 제자는 스승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하는데, 내가 생각할 때, 나의 삶을 그들에게 그렇게  권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나의 생각도 스승님을 만나고 바꾸었다. 


내가 스승님을 만난 것은 마흔이 넘어서였지만,  난 , 신에게 감사한다.
좀 더 일찍 만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보다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모른다.

스승님이 좋아서 회사에서 가까운 쪽보다는 스승님 댁이 가까운 쪽에 방을 얻었고, 고대에서 박사학위과정을 할 때도 세검정 쪽으로 돌아서 다녔다.   내 성격은 혼자 잘 놀고, 별로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보다는 사물에,   펜싱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늘 변화무쌍한 관계에 대해서는 경기의 전술이나 전략적 범위를 넘어서서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사람을 따르고  주변에서 얼정거리며  궁금해하게 된 것은 순전히 스승님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여러가지 변화를 가졌다.   내가 스승의 그늘 아래서,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실수와 바보짓을 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펜싱으로 인한 삶의 태도는 늘 예리하고 준비된 긴장 상태를 요구하며 살았다. 그런데  이 곳 변경연에 와서는 그 태도를 버렸다.
 
스승님은 그야말로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  누구든 주막처럼 머무를 수 있고, 떠날 수 있다.   나는 그 주막에서 스승님을 통해서 ‘평범함’의 비범함을 체험한다. 그리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스승의  삶을 느끼며 감사한다. 
사실, 나는 말재주가 별로 없어서 늘 주변을 맴돌다가 어쩌다 기회가 되면... 마구 늘어 놓는다.  그야말로 횡설수설이다. 관계에 약한 내가 늘 버거워하던 문제였다.  점점 나아져서 이젠 좀  괜찮아지고 있다.

함께 있어서 좋은 사람,  존경과 예의를 갖춰야 할 필요를 스스로 느끼게 하는 사람, 그리고 긴장을 내려놓고, 쉴 수 있고 여유로워질 수 있는 안심이 되는 사람, 그러면서도 엄격하고 성실한 사람이시다.  이런 것들을  한 가지 씩을 가진 사람은 많지만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은 스승님을 제외하고 난 아직 보지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보기 힘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스승님에게는.... 가끔씩은 외로운 냄새가 난다. 그러면서도 향기가 있는 풍요로운 고독이다.
이젠, 세월이 조금은 더 스승님의 시간들에 스며든다.  피곤함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번 여행동안,  자주  주무셨다. 

나는 큰 그릇이 못 된다. 그저 소인을 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 개 운동코치였지만,
스승님 같은 분은 중요한 사람이다. 이 사회와 국가, 그리고 젊은 사람들과 그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그렇다.  훌륭한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기쁨과 희망을 주는가?  
나는 스승님이  오래 건강하게 사시고 그 큰 눈과 함께 늘 빛나는 눈빛으로 미소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내 주시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공경할 수 있는 스승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또 얼마나 안심이 되고 마음 든든한 일인지, 정말 잊어버리고 싶은 억울한 세월을, 한 때, 살았던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은혜를 오늘 잊지 않도록 노력한다.
은혜를 잊지 않고 사는 것은 스승의 사상을 올바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내가 해야할 일이다. 

 나는  스승의 그늘에서 다시 태어났고,  오늘을 잘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IP *.131.1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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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0.09.16 19:38:30 *.108.80.52
와아~~~ 정말 선생님 사진 잘 나왔네요.
모자에서는 모험심이,
선글래스에서는 멋스러움이
환한 웃음에서 편안한 지성과 내공이
턱수염에서는 야성미까지!! ^^

어쩜 이렇게 색감이 좋고 표정이 자연스러운지요!
바로 옆에 백산의 머리카락이 보이는데
그럼 누가 찍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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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9.17 10:53:30 *.131.127.50

한 선생님!
이 사진 대구에 있는 하수 아우가 찍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기억을 많이, 그리고  오래 간직할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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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
2010.09.19 05:38:51 *.12.21.12
오라버니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 모두 동감!
멀리 있을수록 더 애틋한 분.
프로필 이미지
2010.09.21 11:22:19 *.40.227.17

백산 오라버니~ ^^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거이.. 요즘은.. 뭐..
음.. 흠.. 시대를 잘 타고 나신 거이 같아여..  엥? .. ...  ..... 헤헤^^

춘희 언니.. 애뜻하기는여.. 에~~~에~~~~~ ^^

명석 선배님.. 말씀처럼.. 우리 사부님은.. 어케하셔두.. 다 깊구.. 늘 멋지세여.. ^^

사부님은.. 명석 선배님 마음에두.. 백산 오라버니 속?에두.. ㅋ
춘희 언니야의 가슴에두.. 불확이의 깊이에두.. 모든 변경인에게.. 그리구.. ?
아, 딸려여.. 더 이상 바꿔 쓸 말이 읍써여.. ㅎ

그래서! 사부님은.. 우리와.. 늘 함께.. 계신 거이 맞져.. 와~ 아~아~ 땅!땅!땅!

사부님~, 깊-----------------------------------------------------------------------------------------------------------------------------------이 존경해여~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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