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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12일 23시 31분 등록

이 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묵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

이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묵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이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묵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묵숨을 걸고...........

-    이광웅, 목숨을 걸고


fire.jpg


열정은 말 그대로 뜨거운 정이다. 불타오르는 감정의 강렬한 자극이다. 제 몸에 불이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연탄 같은 것이다. 누구든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열정이 생긴다. 열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열정은 몰입하게 한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면 열정은 찬밥처럼 싸늘하게 식어버린다. 왜 그럴까?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감정을 절제해야 하는 유교적 문화가 한 몫을 한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변화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고 타협하려는 안정희구성향도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그렇지만 열정이 사그라진 근본적인 이유를 나는 ‘욕망의 부재’에서 찾고 싶다. 하고 싶은 것, 그것이 욕망이다. 어릴 적 꿈꾸었던 욕망은 성장하면서 억압된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것이 일상을 지배하게 되면 삶은 의무감으로 가득차 시들해진다.


당연히 열정을 타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한다. 열정은 외부에서 주어지지 않는다. 열정이란 어떤 특정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 안에 항상 존재하는 에너지다. 마치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나무와도 같다. 열정은 Ardor라는 희랍어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이 말은 ‘내 안에 신이 있다’는 뜻으로, ‘신들렸다’ 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따라서 열정을 소유하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에 얼마만큼 다가가고 있는가라는 게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열정은 잘 조절하고 이용하는 문제인 것이다.


언젠가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나는 매일 연습장에 손이 움직이는 대로 글을 썼다. 무의식적인 글쓰기다. 카메론 디아즈가 말한 모닝페이지와 유사한 방법인데 글쓰기를 시작한 지 약 2주가 지나자 연습장 한권이 다 채워졌다. 노트에는 나의 의식의 채에 걸려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욕망이 담겨 있었다. 노트를 읽자 나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책을 쓰고 싶은, 감동을 주는 강사가 되고 싶은, 탁월한 성취를 만들어 내는 드림 팀을 키우고 싶은, 카페를 창업하고 싶은 욕망이 거기에 있었다.


그러나 내면의 욕망을 찾는다고 해서 열정은 쉽게 타오르지 않는다. 그것은 열정의 시작일 뿐이다. 열정에 생기를 불러 일으켜야 한다. 나는 이 일로 삶의 전기를 마련할 것이며 크게 성공할 것이다.라는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우리는 꿈이라 부른다. 십년 후 어느 날, 꿈을 이룬 나의 멋진 모습을 상상해보라. 구체적으로 기록해보라. 가슴 뛰는 삶이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더 열정적인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다.


열정은 스파크가 아니다. 열정은 지속적으로 타오르는 힘이다. 열정이 오래가기 위해서는 재미와 성취라는 요소가 가미되어야 한다. 재미와 성취는 꿈으로 가는 쌍두마차다. 재미는 능력과 난이도의 함수 관계다. 일이 자신의 능력보다 과한 일이면 쉽게 포기하고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일이면 재미가 떨어진다. 나의 재능과 일의 난이도를 적당히 조절하면 일에 몰입할 수 있다. 몰입은 성취를 낳고 성취는 다시 열정을 불어 일으킨다. 이것이 열정 공식이다.


열정(P) = 욕망(D) * (D) * (재미(F) + 성취(A))

-    욕망: 재료, : 방향, 재미/성취: 지속성


한 가지 주의하자. 열정과 의지를 혼돈해서는 안 된다. 열정을 불굴의 의지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리콘 밸리의 버츄얼(virtual) CEO인 랜디 코미사르는 승려와 수수께끼라는 책에서 열정이란 어쩔 수 없이 어떤 대상에 끌려드는 것을 말하며 반면 의지란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로 떠밀려 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은 이 두 단어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길을 가는 것은 열정보다 의지에 가깝다. 의지는 자발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의도와 목표에 입각한 것이다.


저마다의 꿈을 찾아 나설 때 타고난 재능보다 열정을 신뢰하라. 선천적인 재능에 기대어 때를 놓치거나 게으름으로 숨지 마라. 반대로 재능 없음을 탓하지 마라. 열정없이 성취된 위대함은 없다. 열정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우리는 가까스로 재능이라 부를 수 있다.


열정은 의지와 재능 그 이상의 것이다. 인생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남김없이 쏟아 붓고 가는 것이라고 할 때 열정은 쏟아 붓는 힘이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 각오로 해라. 열정을 품고 전심을 다한다면 그 열정은 메아리처럼 되돌아와서 우리를 더욱 열정적으로 만들 것이다.

슬로건 최종.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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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10.13 10:07:34 *.8.230.83

"열정은 어쩔 수 없이 어떤 대상에 끌려 드는 것을 말하며
반면 의지란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로 떠밀려 가는 것이다."
 
나는 좀  안끌려다니고 싶은디...  아직도  ..근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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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0.10.14 22:23:46 *.154.234.5
맨 마지막 문장을 보니
형, 아직 성질 안 죽었네.ㅋ

근데 요즘 형의 글을 통 볼 수가 없어 궁금해서 물어볼라고 했는데
요 위의 진철글에서 답을 찾았네.ㅋ

스마트폰 쓰는 검객 백산.
갑자기 그런 상상을 해보았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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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0.10.13 10:37:46 *.251.229.85
병곤씨, 잘 지내지요?
나도 막연하게 공간에 대한 꿈이 있는데
완벽한 조건을 갖출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저질러 보는 건 어떨까요?^^
한 2년간 한시적으로
투자개념이 아니라 공동소유 개념으로 주식을 발행해서 임대하고
일단 워밍업이니 손해만 안 보는 것을 목표로 해서 굴려보는 거에요.
돌아가며 하루씩 자리도 지키고, 과정을 모아 책도 내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이 필요하며, 무엇에 유의해야 하는지를 알게 될 것 같은데요.
아니면 아예 옵션에서 지우게 될 지라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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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0.10.14 22:26:00 *.154.234.5
누님, 공개적으로 사업 제안하시는 거 맞죠?
제 욕망 리스트에 카페가 왜 있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어울림이더라구요.
누님은 어떤지요?

일단 지금은 좋은 장소를 물색중이구요.
카페 사업계획서 작성해보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면 한번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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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4 18:32:13 *.180.75.152
야호!! 드뎌 기다린던 병곤님 글이 올랐네요^^
병곤님 글을 읽으며 매일 써보는 단군일지 쓸 때의 순간들이 지나가네요
끌려 들어 가기도 하고 떠밀려 갈 때도 있지만 쭈욱 열정을 쏟아붓는 그런 삶을 살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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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0.10.20 19:52:13 *.154.234.5
흠..뭐가 비슷할까 잠시 생각해봤는데요.
이헌님의 댓글만 봐서 잘 모르지만
& 굳이 설명할 이유는 없지만서도
따뜻함, 아픔, 더불어 함께...
설명하니까 자화자찬같네.
낚였네요.ㅋ
그래서 질문에 대한 답은 패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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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20 23:42:15 *.180.75.152
제 마음에도 딱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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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0.10.20 23:20:02 *.154.234.5

참, 신문 기사에서  박노해 시인이 12년 만에 시집을 냈다는 소식을 봤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좀 하다가 마음에 딱 걸린 시 한편 나눕니다.
늘 진화하는 그의 모습이 멋지고 감격스럽습니다.

박노해의  ‘참사람이 사는 법’ 
손해 보더라도 착하게
친절하게 살자
상처 받더라도 정직하게
마음을 열고 살자
뒤처지더라도 서로 돕고
함께 나누며 살자
우리 삶은 사람을 상대하기보다
하늘을 상대로 하는 거다
우리 일은 세상의 빛을 보기보다
내 안의 빛을 찾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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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7 18:54:15 *.180.75.152
병곤님께서 품고 있는 정서가 저와 비스므리한거 같어요.
해서 병곤님 글을 좋아하나봐요^^

열정을 다해 육체가 지쳐버렸을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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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0.10.14 22:28:33 *.154.234.5
야호!!! 기다리던 이헌님의 댓글이 달렸네요.ㅋ
글을 쓰는 내용이나 패턴을 조금씩 바꿔보고 있는데(물론 여기에 올리는 글은 책에 들어갈 내용이어서 좀 다르긴 하지요.)시의 정서와 소설의 이야기 구조를 활용해 보고 싶더라구요.
조만간 실험 결과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 때도 따뜻한 댓글 부탁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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