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書元
- 조회 수 301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B.C 480년 8월 1일
이곳은 테살리아 지방의 테르모필레(Thermopylae) 협곡이다. 산과 바다 사이에 있는 좁은 길로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끄는 페르시아군의 남하를 저지 하기에는 천혜의 요충지인 곳이다. 그들의 군대는 100만명. 나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Leonidas)‘가 이끄는 군사는 300명의 정예 용사들이다. 우리는 최고이다.
물러설 곳이 없다. 도망갈 곳도 없다. 우리가 여기서 그들을 막지 않는다면 그들을 헤치우지 못한다면 그리스는 패망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아내와 자식들은 그들에게 도륙(屠戮) 을 당하거나 노예로 팔려질 것이다. 잊지말라. 우리의 조국 스파르타에서 우리가 어떻게 키워졌고 성장을 하였는지. 우리는 강하다. 어릴 때 부터 전투를 위하여 키워졌고 그 전투는 우리를 살찌우는 밥이요 법이 되었다. 강인한 근성, 용맹, 인내, 복종, 규율, 절제, 체력이 우리의 자랑이다. 우리가 가장 가치롭게 여기는 것은 명예이다. 군인의 자부심으로 군인의 기개로 싸워라.
적은 우리보다 월등히 수가 많다. 우리가 취할 작전은 최선의 방어이후 내지르는 후공격이다. 이를위해 창병을 네모꼴로 배치하는 진형인 방진을 사용한다. 뒤에 있는 동료를 방패로 지키면서 마치 한몸 한마음처럼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싸워라. 기억하라. 내가 쓰러지면 뒤에 있는 나의 동료도 죽음을 당한다. 최후의 일각까지 자신을 위해 동료를 위해 가족을 위해 조국을 위해 싸워라.
적이 드디어 우리 눈앞에 왔다. 방패를 잡아라. 창을 들어라. 네가 찌르는 그 창을 네가 내세우는 그 방패를 적을 향해 돌진하는 그 모습을 우리의 아들 딸들은 기억할 것이다. 스파르타의 명예 그 자체를 보여 주어라.
B.C 480년 8월 2일
하루가 지났다.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 팔이 절단되고 무릎 아래가 잘려 나가고 옆구리에 창이 찔렸지만 우리는 아직 죽지 않았다. 심장이 뛰고 있는한, 숨이 붙어 있는한, 눈동자가 적들을 노려보고 있는한, 의식이 깨어 있는한, 손과 발에 아직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는한 우리의 전투는 끝난게 아니다. 우리의 의례(儀禮)는 멈춰진게 아니다. 적들도 우리들로 인해 큰 궤멸감과 공포감을 맛보고 있다. 힘을 내어라. 우리는 스파르타의 정예 용사들이다. 우리의 싸움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여기에서 시간을 벌면 벌수록 그리스 함대가 무사히 퇴각할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진다. 다시 한번 창을 잡아라. 있는 힘껏 적을 향해 찔러라. 그들이 다시 몰려온다. 소리를 질러라.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는 최강의 스파르타 군인이다.
B.C 480년 8월 3일
꿈을 꾸었다. 천국에서 300명의 우리 군사들과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꿈을. 이제 우리의 최후가 다가온 것 같다.
"자 아침식사를 하라. 귀관들의 저녁 빵은 저승에서 받게 될 것이다."
새벽 여명이 틀때부터 마지막 전투는 시작 되었다.
한사람이라도 더 죽이고 가야한다. 우리의 죽어간 동료를 위해서.
한시간이라도 더 시간을 끌어 주어야 한다. 또다른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서.
무서워하지 말라. 겁내지도 말라. 우리의 모습은 그들에게 또다른 신화로 기억될 것이다.
죽어간 동료의 시체를 발판삼아 한번더 팔을 뻗어라.
적들을 향해 한번더 소리를 지르며 뛰어 넘어라.
그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똑똑히 인식시켜 주어라.
이제 정말 얼마남지 않았다. 형제들의 손을 잡아라. 부둥켜 안고 나누어라.
그리고 윌리엄 헨리의 시 ‘인빅터스(invictus)’로 마지막을 함께 노래하자.
나를 감싸고 있는 밤은
온통 칠흑 같은 암흑
억누를 수 없는 내 영혼에
신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라도 감사한다.
잔인한 환경의 마수에서
난 움츠리거나 소리내어 울지 않았다.
내려치는 위험 속에서
내 머리는 피투성이지만 굽히지 않았다.
분노와 눈물의 이 땅을 넘어
어둠의 공포만이 어렴풋하다.
그리고 오랜 재앙의 세월이 흘러도
나는 두려움에 떨지 않을 것이다.
문이 얼마나 좁은지
아무리 많은 형벌이 날 기다릴지라도 중요치 않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나는 내 영혼의 선장
후대의 역사가들은 오늘의 이 전투를 ‘아름다운 죽음’ 이라고 평가할 것이다.
우리는 스파르타인이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스파르타 군인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우리는 굴복하지 않는다.
"This is Sparta!!!"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72 | 칼럼. 내 삶의 포트폴리오 [8] | 이선형 | 2010.10.25 | 2467 |
1971 | [컬럼] 가장 강렬한 Story, 사람! [5] | 최우성 | 2010.10.25 | 2427 |
1970 | [칼럼] 어떤 선택 [10] | 신진철 | 2010.10.25 | 2706 |
1969 | 칼럼, 포트폴리오 인생을 위한 준비. [8] | 맑은 김인건 | 2010.10.25 | 3130 |
1968 | 당신의 진실은 무엇입니까 [6] | 박상현 | 2010.10.24 | 2472 |
1967 | 노숙자상태에서 살아나오려면 [6] | 박경숙 | 2010.10.24 | 3280 |
1966 |
반쪽 인생 ![]() | 이은주 | 2010.10.24 | 2922 |
1965 | 라뽀(rapport) 28 - 나는 오늘 부처님을 만났다 | 書元 | 2010.10.24 | 2691 |
1964 |
하계연수 단상20 - 비워야 산다 ![]() | 書元 | 2010.10.24 | 2948 |
1963 |
하계연수 단상19 - 놓아버림 ![]() | 書元 | 2010.10.24 | 2809 |
1962 | 칼럼. 어른아이 용현이 [4] | 연주 | 2010.10.24 | 2694 |
1961 | 응애 38 -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 [8] | 범해 좌경숙 | 2010.10.20 | 3064 |
1960 | 예술가가 되어라. 지금 당장. [8] [1] | 맑은 김인건 | 2010.10.18 | 2858 |
1959 | 연구원 경영에 대하여 [8] | 박상현 | 2010.10.18 | 2645 |
1958 | [컬럼]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 [8] | 최우성 | 2010.10.18 | 2440 |
1957 |
칼럼. 살림의 여왕 ![]() | 이선형 | 2010.10.18 | 2741 |
1956 | 성공의 삶- 개들에게 배운 강점 [8] | 이은주 | 2010.10.17 | 2788 |
1955 | 라뽀(rapport) 27 - 야누스(Janus)의 여인들 [2] | 書元 | 2010.10.17 | 3026 |
» |
하계연수 단상18 - This is Sparta ![]() | 書元 | 2010.10.17 | 3018 |
1953 |
하계연수 단상17 - Ubique(어디에나 있다) ![]() | 書元 | 2010.10.17 | 24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