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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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끝자락에서...
- 그대들을 그리며
1. 누이생각
사그러지는 햇볕도
닿는 몸마다
우러나는 색이 다르다
단풍은 붉고
은행은 노랗고
하늘 빛은 파랗고
네 눈빛은 맑기만 하다
욕심 많은
은행나무가
제 몸 가득히
햇볕을 품었다
참 따뜻도 하겠다
저 품은...
2. 홍시
오늘 아침
서리발 내린 머리 위로
눈시울 붉은 감이 그러드라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익어가는 것이라고.
시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깊어지는 것이라고.
3. 산수유 눈시울이 붉던 날
- 그녀를 기다리며 (미옥이 붙여준 제목)
산수유가
한 계절 내내
시름시름 앓더니만
붉은 눈시울이 맺혔다
햇볕에 그을린
열굴 빛도 노랗다
단풍보다 붉고
은행만큼 노랗지만
누이는
가을 한자락 끝에서
옷고름 물고
숨죽여 울고 있다
4. 낙엽
바람이
부서져 내리는 소리
흐느적
너울대며 날리는 손수건
햇볕이
시들어 뒹구는 거리
귓불을 스쳐가던
스산한 입김
그래,
그것이 이별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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