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김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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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안에 관객을 주인공편으로 만들라.'
영화에는 공식이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는 초반에 관객의 기를 꺽는다. 처음부터 강한 인상을 받으면 관객은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를 본다. 마음을 열고 보면, 영화가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5분안에 주인공의 상황에 공감하지 않으면, 관객은 돈을 아까워한다. 초반에 '지루하다'라는 느낌이 들면, 후에 만회하기란 불가능하다. 스스로 '지루하다'라고 결정해버렸기 때문이고, 본인의 판단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첫인상은 중요하다. 입사시험때 면접관은 지원자가 문 열고 들어올때, 당락 여부를 결정한다. 판단은 거의 맞다. 외식업계에서도 사람을 쓸 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첫눈에 고문관 같다면, 그는 99% 고문관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참고자료일 뿐, 판단은 한눈에 봄으로써 결정한다. 말콤 그래드웰의 '블링크'에는 '흘깃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러가지 정보를 모아서 분석한 것 보다, 처음 보았을 때 그 느낌이 정확하다는 이야기다. 학창 시절 시험을 볼때도 이런 경험은 있다. 정답이 아리까리할때, 첫번째 찍었던 답이 정답일 확률이 높다. 입시 시험 보러 갈때, 선생님도 말씀하신다. '첫번째 답이 맞다. 고치지 말아라' 사람은 처음 받은 인상을 옳다고 믿는다.
외식업은 민감한 업이다. 손님은 자신을 맞이하는 종업원의 태도, 식탁의 청결도, 기본반찬에서 판단을 내린다. 기본반찬이 생색내기 수준이라면, 마음을 접는다. 이왕 앉았으니 어쩔수 없지만, 마음 같아서는 도로 나가고 싶을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김치, 싸구려 오뎅, 이런 찬은 안나오는 것이 낫다. 싸구려 반찬을 품위 있게 서빙하는 종업원은 없다. 본인도 먹지 않을 음식을 자랑스럽게 손님에게 내주겠는가. 본편이 맛있어도 첫인상에서 점수를 깍이면, 만회하기 어렵다. 맛 있어도, 맛없는 음식이 된다. 물만 내주고, 다음 액션이 없어도 할말 다한 것이다. 자리에 앉으면 손님은 뻘줌함을 느끼는데, 무언가 먹거나, 손을 놀릴만한 '꺼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기본반찬 내지는 기본안주다. 기본반찬에서 손님이 '신경을 쓰는군'정도라고 느끼면, 합격이다. 좀더 나아가, '와~'하는 탄성이 나온다면 고객은 고마워할 것이며, 스스로 '선택을 잘했다'고 마음을 셋팅한다. 앞서도 이야기했듯, 고객은 자신의 판단을 바꾸지 않는다. 처음 밑반찬이 나오기까지는 공을 들이고, 긴장해야 한다. 온 마음으로 반가움을 표해야하며, 남다른 인사말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언젠가, 인기 많은 조개집에 갔다. 과연 틀리다. 종업원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인사말로 손님을 반겼다. 남다른 인사말에 업주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감동 먹으면, 손님이 함부로 종업원을 대하지 못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나나와 쥐포가 나온다. 여기서 또 한방 먹는다. 볼품없는 안주지만, 세심한 배려에 감동한다. 왜냐면, 수많은 술집중에 이렇게 한걸음 더 신경 쓰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외식업은 포화상태지만, 한걸음만 더 실천하면 블루오션이다. 그 다음부터는 무엇이든 좋게 보인다. 조개는 비싼 조개는 없었는데, 양이 많기에 흡족하다. 전반전에서 긍정적인 판단을 내렸기에, '내용 없이 양만 많네'라는 생각이 안든다. 주변을 보니, 추억을 자극하는 영화 포스터니, 군대 마크등이 인테리어되어 있다. 나도 외식업에 있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동네 올 일이 있으면, 꼭 이곳에 와야겠다' 적어도 이 집은 '음식점이라는 도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친구, 연인을 데리고 오고 싶다. 소개 받은 사람은 소개해준 사람의 눈썰미와 수준에 감탄할 것이다.
외식업은 음식 내주고 돈 받는 업이 아니다. 정교하게 기획된 콘텐츠업이다. 손님의 동선을 관찰하고, 각각의 내용물을 기획해야 한다. 손님이 들어오면 어떤 느낌이 들게끔 해야할지, 어떤 첫인상을 받을 것인지 예상해야 한다. 손님은 일련의 경험을 하는 것이고, 그 대가로 돈을 지불한다. '밥만 내주고, 할일 다했다.'고 생각하면 벌써 손님과 핀치가 어긋난 셈이다.본식에 들어가서는 손님의 식사 상태를 두 번은 확인한다. 밑반찬이 부족한지, 불편한 것은 없는지 먼저 물어본다. 자녀를 동반한 손님에게는, 특별히 아이에게 배려를 보인다. 주스를 준다든지, 사탕을 준다. 요는 손님이 부르기 전에, 먼저 서비스해야 한다는 점이다. 손님이 불러야 간다면, 서비스가 아니다.
손님이 음식점에서 불만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과 손님은 생각이 다르다. 주인도 때때로 손님이 되면서도, 정작 본인 매장에서는 손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한다. 손님이 생각하는 상품과 주인이 생각하는 상품에는 차이가 있다. 외식업의 상품은 음식만이 아니다. 외식업의 상품은 손님이 매장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시작이다. 입장 - 식사 -퇴장의 각 과정을 시뮬레이션하고, 각각의 타이밍에 시나리오를 짜본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패키지로 만든다. 여기까지가 외식업의 상품이다. 손님에게 음식만 내주고, 그외의 서비스가 없다면, 다시 올리 만무하다. 개업을 해서 점점 손님이 많아지는 매장은 드물다. 대다수가 개업발이 지나면, 매출이 반토막, 반에 반토막 난다. 개업때만큼 첫인상에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고, 타성에 젖어 손님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업원은 물론 사장까지도, 손님을 택배 회사의 물건 다루듯이 대한다. 기계적으로 자리 안내하고, 주문받고, 음식 내주고, 돈받고, 끝. 다른 가게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없다면, 손님도 다시 올 이유가 없다.

특히 일하는 사람들의 친절과 태도에 많이 신경을 쓰는 편.
난 아무리 맛있어도- 맛있다고 남들이 말해도- 친절하지 않은 곳은 싫어. 다신 가지 않아.
청결도 마찬가지. 밖에서 먹는 음식 어쩔 수 없다고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약간 포기할 때도 있지만 나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먹을땐 특히 많이 신경이 쓰여.
이 두 가지만 고객을 만족시켜도 고객은 감동할 거라 생각함
인건이 말한대로 첫인상이 아주 중요하다고 공감함.
특히 이런 식당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작은 시작만으로도 고객은 충분히 감동함 ^^


음식점이라면 청결은 기본이고...그 판단에 결정적인 역할이 종업원의 친절도와 맛인데. 이 두가지가 확보되면 정말 높은 점수를 주게 되죠.
종업원의 태도가 가게의 분위기를 말해주고 맛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같아요, 특히 맛은 특별히 뛰어나지 않아도 종업원이 친절하고 밝으면 괜히 더 맛이 나는 느낌이에요. 그런데 종종 종업원의 태도에 불만이 있어 그 주인을 살펴보면 주인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고 느껴요. 손님의 입장을 생각해서 배려하는 주인이 흔치는 않은데 그것이 되면 성공이 담보되겠죠.
외식상품을 시나리오로 짜는 것이 이상적인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과 같아요. 오빠가 말하는 손님과 주인의 관계도 학생과 교사의 관계와 일치하구요. 참...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는 다 같은 가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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