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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16일 20시 47분 등록

사람이란 대상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요구되어 지는 존재이다. 이런 사람인줄 알았었는데 시간이 흘러서 보니 나의 판단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되는 사례의 사람으로 귀착되는 일도 있다. 외적인 평가와 파악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고 전체를 보기 위해서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야 한다는 명제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경험을 하게 되는지.

 

“제가 세일즈 파트에서 일해 온지가 십여년이 넘어가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업이 힘들다는걸 느낍니다. 우리 영업의 특성상 매일 주부사원의 뒤치닥 꺼리를 해야하고, 날마다 발생하는 소소한 사건들에 목을 매야하니. 그러다보면 하루가 어느새 훌쩍 가고. 그런 날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중략) 소장님들의 피드백 잘들었습니다. 요새는 내 능력의 한계를 느끼는 것 같아요. 어떨때는 내가 이조직에 있음으로 인해서 여러분들의 발목을 잡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히려 나보다 역량이 더좋은 사람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우리 조직이 성장이 더되었을건데 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인지 저는 지금 제가 있는 자리에 미련을 두지는 않아요. 이 직종을 금방 떠나지는 않겠지만 언제라도 털어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것은 처음인 것 같네요. 여러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힘든 일이 있으면 그 힘듬을 잘 표현을 하지는 않죠. 혼자 털어낼려고 하고 삭일려고 하기에.”

1일차 00거래처 팀부장 워크샵을 마치고 어수룩하게 밤의 시간이 무르익어갈 무렵 그녀는 피드백 시간에 이같은 자신의 속내를 살짝이 내비쳤다. 별일이다. 업무외에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기는. 허허~. 가만있어 보자. 내가 어디서 그녀를 처음 만났더라.

 

영업부 매니저를 하던 시절 지방의 담당 권역중 한 거래처 회식 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모든 세일즈 세계가 그러하듯 업무가 끝난 이후에 이런 자리에서의 분위기는 주부조직 이더라도 조금은 질퍽한 감이 있다. 필드 현장에서 상대한 고객들과의 각종 스트레스를 해소 할려는 것도 있을 터이기에 술 한잔이 돌고 나면 어느새 분위기는 왁자지껄한 시장 바닥으로 형성이 된다. 그러는 가운데 신입 입사 카운슬러 분들의 소개가 이어졌다. 거기에 그녀가 있었다. 한눈에도 도드러지고 틔어 보이는 스타일. 끼가 있어 보인다고 해야하나. 한마디로 모범생의 스타일은 아니었기에 나의 첫인상은 그녀가 제대로 영업활동을 할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세일즈에서는 사무실 출근 활동이 가장 기본 덕목으로 손꼽히는데, 어떤 동기로 입사를 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정석대로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아서 였다. 한마디로 멋만 부리는 뺀질뺀질한 스타일 이었다고 할까.

 

그러던 그녀를 업무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어느새 그녀는 그 조직에서 사장 다음으로 최고 관리자의 직함에 위치해 있었다. 세상 오래살고 볼일이다. 출근도 제대로 할까 긴가민가 했던 분이 십년이 넘게 이 조직에서 한우물을 파고 있다니. 이유가 뭘까. 나의 판단이 궁금해졌다.

“00님. 제가 처음 보았을 때 금방 그만두실 것 같더니 참 신기하네요.”

“그렇죠. 저도 제가 신기해요.”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세일즈관을 이야기 하기 시작 하였다.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길거리에 지나 다니는 사람들이 어떨때는 돈다발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그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이 제품을 판매할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화법을 전개하면 리쿠르팅에 성공할수 있을까를 항시 고민하게 돼죠. 현재는 관리자의 입장에 있어 직접 현장을 뛰지는 않지만 그렇게 필드에서 느꼈던 고민과 경험들을 신입으로 입사하는 분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드리기 위해 애를 써요.”

그렇구나. 그녀도 세일즈 고수들이 이야기하는 그런 과정을 겪어 왔었구나. 첫 이미지와는 다르게 어느새 훌쩍 정상의 반열에 도달해 있는 그녀가 대견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그러면서 술 한잔을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녀의 가정사로 화두가 옮겨지게 되었다.

“자제분이 올해 고3 수험생 이라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이시겠어요. 일찍 댁으로 귀가 하셔야 되질 않나요.”

시계를 보면서 나름 걱정된 마음으로 한마디를 던졌다.

“No Problem. 걱정하지 마세요.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지 엄마가 집에 붙어 있는다고 해서 공부 못하던 애가 금방 공부 잘할 것도 아니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오히려 저자신이 사회생활을 더열심히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모범이 될거라는 것을. 딸아이도 그렇게 이야기 해요. 나는 엄마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특유의 자신감과 당당함이 느껴지는 어투로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는 그녀. 하지만 육아와 자식들 교육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어떤 업종에서 일을 하든 여성들에게는 걸림돌 아닌 걸림돌로 다가오곤 한다. 자신의 삶을 살고 싶거나 가정에 보탬이 되기위해 등의 사유로 일을 시작하지만 모성애로써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거래처를 방문시 아침 조회 출근율이 떨어지는 경우에 이유를 물어보면 다음과 같은 나름의 합당함의 항변을 대곤 한다.

“유치원 학예회가 오늘이예요.”

“아이가 반장이라 자모회 모임에 가야해요.”

“고3 수험생이라 백일 기도를 들어 갑니다.”

그러기에 아이가 방과후 집에 돌아올 때 자신의 부재가 느껴지면 어떻게 되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어 일을 그만두는 분들도 적지않다. 세계적으로 대한민국 어머니들 만큼 자식들 교육에 목매다는 분들이 또 어디있겠는가. 반면 그녀처럼 자신만의 일을 가지며 씩씩히 개척해 나가는 것이 아이들에게 당당한 하나의 롤모델이 될수 있다는 분들도 있다. 그녀는 그러 하였다.

 

밑바닥의 필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여러곳의 점포들 관리 및 조직원을 육성하는 최고의 중간 관리자로 성장한 그녀. 그런 그녀지만 누구보다 사무실에 가장 먼저 출근하여 밀대를 잡고 바닥 청소를 한다. 자신의 공간은 상시 개방이 되어 있어 어느 누구든지 찾아와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상담을 요청해도 거절함이 없다. 카랑카랑한 말투로 다음으로 미루는 일없이 시원하게 그 자리에서 일을 종결해 준다. 그러는 그녀이기에 정해진 퇴근시간도 없다. 집안에 수험생이 있음에도 저녘 9시 이후 퇴근은 기본이고 야근을 하는 경우도 곧잘 있다. 술자리를 가끔씩 해보지만 취해서 허툰 행동을 해본적도 없다. 덕분에 취하는건 오히려 나이다. 그렇게 마셔도 끄떡없는 비결이 무얼까.

“00님. 원래 그렇게 술이 세어요.”

“(웃으면서) 아니예요. 단지 업무적으로 만나는 자리에서는 가급적 긴장을 늦추지 않을려고 하죠. 제 행동 하나 하나를 밑에 조직원들과 직원들이 보고 있기에.”

 

오늘도 그녀와 통화를 나누다 보면 없던 힘이 절로 생기고 기분이 업이 된다.

“(열정적으로) 굿모닝. 이승호 부장님.”

일년 열두달 그 하이톤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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