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해 좌경숙
- 조회 수 2583
- 댓글 수 3
- 추천 수 0
응애 52 - 호랑이 프로젝트 철학 3: 돈을 유혹하라
의외다. 돈에게 큰 절을 할 일이 생겼다. 평생 돈을 우습게 알던 내가 돈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런 시절인연도 놀랍지만 돈에 최면이 걸리는 것도 놀랍다.
어제 "조, Joe" 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되었다. <꽂히는 글쓰기>라는 책에 꽂혀 들어갔더니 그가 구사하는 글쓰기는 바로 고객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도록 관심을 끌게 하는 최면거는 글쓰기란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결과 지향적인 사람이란다. 그러면서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신뢰하고 있기에 더더욱 글을 잘써서 그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람들이 구매하도록 한단다. 그리하여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그것으로 돈을 벌고 싶을 뿐이란다. 너무 솔직하지 않은가? 그가 나에게도 우리 좀 더 솔직해지자고 말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가난한 여동생, 보니 한 사람 만을 위해 책을 한권 썼다. 그 당시 실직 상태였던 보니는 아이를 셋이나 키웠고 정부 보조금으로 근근히 생활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그가 개발한 5단계 공식, 즉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 그녀의 삶이 바뀌기를 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웬지모를 내면의 충동에 이끌려 친구에게 이 책의 초고본을 넘겨주었고, 그 친구는 깜짝 놀랄만한 일을 벌였다. 그의 친구는 <부자가 되는 체계적인 방법>이라는 자신의 세미나에서 조의 책을 소개하고 말았다.
조는 비교적 보수적 단체였던 마케팅 협회에 이미 10권의 책을 내놓고 있었다. 그는 이 책을 세상에 내놓기를 무척 꺼렸는데, 혹시나 사람들이 그가 영혼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공언하면 사람들이 그를 비웃고 등을 돌릴까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날, 그 세미나의 청중들 사이에 침묵이 흘렀고 조의 등에서는 식은땀이 났다. 사람들은 그의 책에 호감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당장 그 책을 갖고 싶어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와서 책을 사고 싶다고 말했고 한 출판업자는 아직 본 적도 없는 이 책을 출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이 책을 출판하는 일에 대한 걱정은 말끔히 가셨다. 바로 이 책에 담긴 생각을 알리기에 적당한 시기가 온 것이고 , 이 책을 내도 신상에 해로운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가 말한다. “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많은 일들을 겪게 되지만 실상 우리가 두려워할 만한 일은 거의 없다. 모퉁이 하나만 돌면 부와 명예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당신은 단지 한 걸음씩 앞을 향해 나아가면서 내부에서 움트는 직관적인 충동에 따라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
<영혼의 마케팅>이란 책은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이 사람이 내 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은 돈과 당신의 관계를 변화시켜 마음껏 돈을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 자, 준비는 되셨는지요?”
열정적인 조는 다시 내게 심리학적 침술요법을 알려 주었다. 손가락 한 두개를 이용해서 신체의 특정부위를 툭툭 두드리면 갇혀있던 에너지가 뿜어 나오게 되는 방법이다.
내게는 원하는 돈을 받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숨겨진 신념이 있었다. 곧, 돈은 악의 근원이다. 그리고 부자는 나쁜 사람이라는 그릇된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돈을 가질 자격이 없다. 나는 많은 돈을 가질 정도로 총명하거나 유능하지 않다는 편협한 확신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 돈생각이 있는 곳을 톡톡 두드려 보았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돈에 관한 편협한 확신들이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그 빈자리에 연두빛 꿈이 조용히 움트기 시작했다. 그 꿈은 이런 주문을 불러냈다.
1. 나는 많은 돈을 소유해도 좋을 만큼 아주 선량하다.
2. 나는 돈을 포함하여 좋은 것들을 풍족하게 누려도 될 정도로 가치 있고 자격도 있다.
3. 나는 돈을 가지고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3번째 주문이 마음에 들어서 거기에 물을 더 많이 주고 키워나가기로 했다. 이 꿈이 자라면 나는 돈을 가지고 자주 또 기쁘게 술을 살 것이다.
“땅에 씨앗을 뿌리면 우리는 햇빛을 비추고 비가 내려 싹을 틔운다는 것을 안다. 열매를 맺기까지는 자연 법칙에 맡겨둔다... 말하자면 , 우리의 소망은 바로 이런 씨앗과 같다. 때로 눈을 감고 상상에 잠기는 일은 햇빛과 같으며, 조바심은 내지 않지만 늘 마음속에 간직한 기대감은 시원한 빗줄기나 밭을 가는 일과 같을 터인데, 이 모두는 훌륭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프란세스 래리머 워너의 <보이지 않는 양식>에서 따옴.

이제 밖으로 그만 돌아다니고... 내 가슴 속 파랑새를 되 찾으려고요. ㅎㅎ
선생님이 쓰신 칼럼 중 재미있는 돈얘기를 하나 찾아냈습니다.
같이 한번 읽어 보십시다.
돈에 대하여. 삼성에세이, 2005년 6월 22일
어느 날 나는 내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 와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내가 좋아하는 예술이 길을 택했습니다. 지금은 그동안 번 돈으로 유학을 와서 학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은 매력적인 것이었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내가 신뢰하고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인생을 살다 보니 그래도 돈이 최고’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가 깨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형도 술을 마시다 내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만일 결혼을 하여 가정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게 되어서도 나는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나의 길- 배고픈 예술가의 길을 갈 수 있을까요 ? ”
돈에 대해 한번 솔직히 얘기해 보자.
나는 먼저 돈에 대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돈을 추구하거나 돈에 무관심하거나 이 중간의 어느 한 곳에 머문다는 것이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은 없다. 그것은 개인적 판단이고 취향이다.
예를 들어 나는 부자가 되지 못해 걸덕거리는 사람을 보면 다소 경멸하는 사람이다. 나는 돈과 조금 떨어져 사는 것이 고상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 중의 하나다. 그렇다고 내가 돈에 무관심한 사람은 결코 아니다. 만일 아이들 학비가 밀리고, 은행의 융자가 많아지는 일이 생겨난다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게 될 것이다. 세상사는 맛도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돈을 벌려고 한다. 책을 쓰면 책이 많이 팔리기를 바란다. 강연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에서 강연을 하고 싶어 한다. 원고를 쓰더라도 원고료를 많이 주는 곳이 훨씬 더 좋다. 이것이 돈에 대한 나의 감정이다. 그래서 나는 꽤 높은 강연료를 책정하고 꽤 비싼 원고료도 책정해 두었다. 그러나 또한 나는 팔리는 책보다 좋은 책을 쓰고 싶어 한다. 좋은 책이 많이 팔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세상이 꼭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책을 쓰면 그것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쓰고 싶은 책을 쓰면 그것은 작품 활동이다.
내 경우는 좋은 책을 써내고 싶은 욕망이 팔리는 책을 쓰고 싶은 욕망보다 더 강하다. 적어도 돈에 정신적 가치가 팔려 다녀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략 여기쯤이 ‘내가 좋아하는 나’와 돈과의 타협점인 것 같다.
돈은 의사결정을 하는 데 중요하다. 그것도 매우 중요하다. 세상을 사는 데 돈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세 가지 부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부류는 돈 버는 데 실패한 사람들이다. 돈을 쫒아 다니지만 잘 벌지 못한 사람들이다. 지금의 자신에 대한 변명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돈을 그리워 하지만 돈을 잘 벌 수 없기 때문에 미워하게 된 사람들이다. 애정이 미움으로 바뀌고 무관심을 가장하게 된 사람들이다.
두 번 째 부류는 자신은 돈을 열심히 추구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인생을 사는 데 돈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돈에 초연한 고상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만 내심은 돈의 힘을 믿고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안팎이 일치되지 않는 위선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 번째 부류는 말 그대로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다. 가난의 불편을 견뎌가면서 돈에 지나치게 구애 받지 않고도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사람들이다. 자부심이 강하고 고상하고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번에는 ‘살다보니 역시 돈이 최고’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는 모든 삶의 초점을 돈에 맞추는 사람들이다. 솔직할지는 모르지만 성숙한 사람들은 아니다. 돈과 다른 것 사이의 조화와 균형의 문제를 고려하지 못하는 가치 편중의 경향이 심한 사람들이다. 별로 어울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사람과의 관계보다 결국 돈이 더 중요할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들에게 이해관계 측면에서 긍정적일 때만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 나는 그들의 봉이 될 생각이 단연코 없다.
두 번째 부류는 특별히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인생을 살면서 몰입하고 헌신할 특별한 일을 가지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온 사람들에게 돈은 좋은 위안거리며 선망의 대상이다. 돈은 누구에게나 훌륭한 차선책이다. 이것이 돈의 매력이다. 그러나 돈에 관한 현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작은 돈을 벌고, 그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부대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돈에 대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지면 돈에 대한 태도 역시 정리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직업을 선택하거나 직장을 옮기게 될 때 돈은 중요한 의사결정 기준이 된다. 마음이 돈을 간절하게 원한다면 보기 좋은 직업보다는 험하더라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사를 해 본적이 있는 사람들은 고되도 장사가 잘돼 ‘돈버는 맛’에 빠지게 되면 그 맛을 당할 것이 없다는 것이 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데 직업의 안정성이 높은 직장을 선택하는 것 역시 권장할 수 없다. 돈을 원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길을 택해야한다. 돈이 좋으면 절약하여 돈을 모을 줄도 알아야하고, 여유 돈을 굴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돈도 좋지만 다른 가치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 결정에 의해 최소한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바라는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음이 끌리는 일을 하다보면 열정을 바치게 되고 몰입하게 되니 성과가 좋아지게 된다. 그 한 길을 오래 가게 되면 결국 그 분야의 특별한 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차별성이 금전적 보상으로 돌아 올 가능성 또한 높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잘 투자하는 것이 다른 무엇에 투자하는 것 보다 투자환수율이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