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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30일 20시 20분 등록

“본사에서는 타켓을 정해 집중적으로 육성 할려는 대상이 있을 거예요. 만약에 그런 제도가 있다면 저를 꼭 선정해 주세요.”

자리를 함께한 식사 중에 그녀는 단호한 어조로 자신을 뽑아 달라고 PR하고 있다. 무얼까? 무엇이 그녀를 이토록 변하게 만들었을까? 어떤 요인과 과정이 있었기에 저렇게까지 그녀를 다른 모습으로 보이게 만드는 건지.

 

주관 하였던 집체교육의 1차월 과정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 한통의 SMS를 받았다.

“교육 잘받았습니다. 인연이 되신다면 멘토로써 저를 잘 이끌어 주세요.”

흥미가 갔다. 모든 강사분들은 강의시 수강생 한사람 한사람에게 시선을 가급적 골고루 기울이려고 한다. 하지만 강사도 사람인지라 특별히 눈길이 더가는 분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들은 아무래도 열정적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잘하는 분들이다. 그런면에서 보면 그녀는 특별히 눈에 띄이는 분이 아니었다. 조용하며 소극적인 그런분. 그런 사람이 나에게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건가?

 

시간을 일부러 내어 사무실을 방문 하였다. 퀭한 사업장. 넓디 넓은 사무실에 그녀와 경리 그리고 카운슬러 한사람이 앉아 있었다.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녀의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여러 단어들이 미루어 읽혀졌다.

‘어떻게 사업을 이끌어 나가야 될지 모르겠어요.’

‘사람을 영입하는 좋은 방법이 있나요.‘

‘제가 이 사업에 과연 적성이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식사를 하고 차 한잔을 나누는중 이런 답답한 마음에서인지 그녀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제가 사업을 시작한건 우연 이었어요. 필요한 제품을 구입 할려고 찾아 갔다가 해당 사장님에게 사업 제의을 받고서 브랜드와 인지도도 있고 괜찮겠다 해서 덜컥 시작을 했어요.”

그랬다. 사업이라는 것이 50%의 실패 혹은 성공 확률을 가지고 있다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조금은 만만하게 생각을 하고 시작을 하기도 한다. 특히나 우리쪽 사업은 사람을 영입하고 관리해야 하는 파트이기에 매장에 찾아오는 사람만을 상대하는 업종 보다는 또다른 고민들이 발생이 되곤 한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질문 하나를 던졌다.

“사업장을 운영해 가시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애로점을 느끼시는 건지요.”

한숨을 쉬면서 그녀는 대답 하였다.

“가정에서만 있다가 처음 사업을 시작해서 그런지 저는 남앞에 서서 이야기 하는 것이 가장 힘들어요. 그런 부분을 먼저 키우고 싶어요. 그리고 할수만 있다면 내안에 있는 또다른 무언가로 변신하고 싶어요.”

남편이 대기업에 근무함으로 경제적 어려움 없이 가정주부로써의 역할에만 충실 하였던분.

아이들의 성장함으로 인해 이제는 자신을 돌아보며 무언가 또다른 삶을 찾길 원했던분.

그런 그녀가 우리쪽 사업과 인연을 맺었으나 별다른 사전 준비없이 무작정 일을 벌여 후회를 곱씹으며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었다.

 

일차적으로 크리스토퍼 리더십 이라는 프로그램을 권유 하였다. 가격도 저렴하고 그녀의 우선순위인 대중 앞에서 스피치를 키울수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런데 예상외로 열심히 참석 하였던 모양이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던 내가 놀랄 정도로. 2차월, 3차월 이어지는 본사 집체교육 과정과 그녀가 학습한 내용이 연계되다 보니 탄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관련 도서도 많이 읽어 내려갔다. 아마도 그녀의 답답함과 절박함이 그토록 매달리게 만들었으리라. 그러다보니 나에게 더욱 심화적인 교육 과정을 추천해 달라고 요구도 한다. 그래서인가 새로운 해가 바뀌고 또다른 신설 교육 과정으로 만난 그녀는 달라져 있었다. 처음의 그 소극적이고 얌전한 모습에서 당당하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강사의 질문에 집요하게 파고드는 그녀, 쉬는 시간에도 자리를 뜨질 않고 코칭에 열중하는 그녀를 보노라면 참 교육의 효과라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강의시 이런 내용을 이야기 한다.

“콩나물을 한번쯤은 키워 보셨을 겁니다. 커다란 시루에 콩을 한줌 넣고 물을 듬뿍 주어 보자기를 씌어놓죠. 그런데 시루 밑바닥은 어떻게 되어있나요. 구멍이 숭숭 뚤려져 있어 물은 다 빠지죠. 어떠세요. 그래도 콩나물은 자랍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렇죠. 원래 콩나물은 자랄 속성을 가지고 태어 납니다. 다만 거기에 외부적 조건이 적절히 가미가 되어지면 본래의 자신을 자각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거죠. 교육도 이와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강의를 듣고 나면 참 좋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으로 돌아가 만나는 현실에 맞부닥 치고 나면 괴리감과 실망감이 느껴지곤 하죠. 내가 교육을 무엇하러 듣나라는 자괴감이 일어나기도 할거구요. 그럴 때 오늘 저의 이야기를 명심 하십시오. 콩나물은 물이 다 빠지더라도 자랍니다. 여러분이 느끼든 느끼지 않든 그런 콩나물처럼 어느순간 놀랍게 성장되어 있는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될 것 입니다. 단, 중요한 점은 물을 계속 주는 것 처럼 교육에 빠지지 않는 겁니다.”

 

중국에는 모소 대나무(孟宗竹)라는 것이 있다. 일반 대나무와는 달리 5년간 전혀 자라지 않다가 하루에 80Cm씩 자라기 시작해서 한달여만에 30여m의 대숲을 이루는 품종이다. 5년동안 그는 무엇을 했던 것일까. 모소 대나무는 5년 동안 계속해서 뿌리를 길게 내리는 작업만을 한다. 이런 뿌리의 준비 과정을 거친후라야 만이 적절한 타이밍의 순간에서 폭팔적인 성장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교육은 지속적으로 물을 주는 작업이다.

교육은 어린 왕자가 자신의 장미에게 쏟는 관심의 징표이다.

교육은 사람을 키우며 변화 시키는 과정이다.

교육은 기다림의 일련의 행위이다.

교육은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런 교육 파트에 나는 종사하고 있다.

 

늦은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 속에 희뿌연 서울 하늘을 바라 보노라니 흐릿한 별 하나가 가뭇 거린다.

오늘은 뽀얗게 먼지 쌓인 별을 한번 닦아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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