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書元
  • 조회 수 282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1년 2월 28일 06시 04분 등록
겨울산.jpg

시린 바람이 분다.

무거운 눈이 내린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무어 그리 아프고 뒤틀린 심정이 있어 계절은 그렇게도 가기를 원치 않는 걸까.

어떤 이가 그리 자네의 목덜미를 움켜잡고 있기에 그다지도 주저하고 있는 걸까.

그래도 가겠지. 안쓰러운 아픔이 가고 시간이 가고 바람도 가겠지.

 

보이는 모습의 자네와 직접적인 자네가 다름을 어느 누구보다 아프게 겪고 있다.

아름답게 보이기만 한 자네지만 직접적인 닥침은 다르다.

배고픔, 서러움, 시련, 추위, 외로움, 고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단단해 보이기만 한 나무가 부러졌다.

그리고 세상이 넘어졌다.

진리는 하나인데 갈 곳은 하나인데 아직 나는 헤맸다.

 

점점이 박힌 하얀 눈송이가 나의 심정을 대변한다.

차가운 겨울 산에 먹이를 찾아 슬픈 눈망울을 두리번거리며 가녀린 가슴을 허허벌판에 드러내는 어린

노루 하나가 나를 쳐다본다.

그러다 그 목구멍 너머의 외마디 소리를 하늘 향해 억지로 밖으로 내어 놓는다.

무슨 소리일까.

현실은 잿빛 색깔인데 파란 하늘은 마냥 외면하기만 하다.

그것이 더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걸 그는 알까.

 

움켜잡은 가슴속 울음을 기어이 혼자 토해내고

애써 자위를 해본다. 애써 시늉을 해본다.

헤쳐 나가길, 견디어 나가길.

부러질지언정 넘어질지언정 다친 발목 부여잡고 다시 일어나길.

힘들게 일어나 절뚝거리며 걷는다.

갈 곳을 모르는데도 어깨의 흐느낌이 무던히 아프게 하지만 그래도 걷는다.

또다시 겨울이 찾아오기에.

그렇지 않으면 죽음이 찾아오기에.

IP *.117.112.79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12 [33] 시련(11) 자장면 한 그릇의 기억 secret [2] 2009.01.12 205
5211 [36] 시련12. 잘못 꿴 인연 secret [6] 지희 2009.01.20 209
5210 [38] 시련 14. 당신이 사랑을 고백하는 그 사람. secret 지희 2009.02.10 258
5209 [32] 시련 10. 용맹한 투사 같은 당신 secret [2] 2008.12.29 283
5208 [37] 시련. 13. 다시 만날 이름 아빠 secret [3] 2009.01.27 283
5207 [28] 시련(7)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secret [8] 지희 2008.11.17 330
5206 칼럼 #18 스프레이 락카 사건 (정승훈) [4] 정승훈 2017.09.09 1741
5205 마흔, 유혹할 수 없는 나이 [7] 모닝 2017.04.16 1753
5204 [칼럼3] 편지, 그 아련한 기억들(정승훈) [1] 오늘 후회없이 2017.04.29 1793
5203 9월 오프모임 후기_느리게 걷기 [1] 뚱냥이 2017.09.24 1838
5202 우리의 삶이 길을 걷는 여정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file 송의섭 2017.12.25 1861
5201 2. 가장 비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아난다 2018.03.05 1864
5200 11월 오프수업 후기: 돌아온 뚱냥 외 [1] 보따리아 2017.11.19 1879
5199 7. 사랑스런 나의 영웅 file [8] 해피맘CEO 2018.04.23 1880
5198 칼럼 #27)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윤정욱) [1] 윤정욱 2017.12.04 1891
5197 걷기와 맑은 날씨 [2] 희동이 2020.07.05 1895
5196 #16. 김기덕과 그림자 [4] 땟쑤나무 2013.09.02 1896
5195 나의 신화_찰나#5-1 찰나 2014.05.11 1896
5194 #14 화려하지 않은 고백(이정학) [2] 모닝 2017.08.07 1897
5193 함께 하는 즐거움 [3] 녕이~ 2014.10.20 1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