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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18일 05시 09분 등록
 
돈은 적절한 인센티브인가? 자동차, 보험, 옷, 구두, 무엇을 팔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하나라도 더 팔려면, 동기부여가 필요하고, 돈이 대표적이다. 화장품도 그렇다. 얼마전 인센티브를 시도하다. 10만원이상 판매하면 1천원 인센티브를 적립해준다. 1천원이지만 한달 동안 쌓이면, 급여의 20퍼센트를 상회한다. 판매원에게 급여의 20%는 마른 하늘에 단비다.

시행, 이틀만에 중지하다. 전체 시스템이 자리잡히지 못했고, 운영이 미숙했기 때문. 예를 들어, 친구 두 사람이 손님으로 왔다고 하자. 5만원씩 구입했다면 합이 10만원. 이것을 인센티브로 인정해야 하는가? 손님 중에는 가볍게10만원을 넘게 구입하는 분도 있다. 판매원은 별 수고 없이 따라다니기만 해도 10만원 넘게 팔수 있다. 이런 경우도 인센티브로 인정해야 하는가? 

인센티브가 시작되자, 판매원들끼리 손님을 채가고 혈투하다. 일본과 중국 손님이 많은데, 외국어를 못하면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누군가 기회를 채가면, 가슴이 찢어진다. 인센티브를 시행하는 매장은,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다. 사장으로서는 안주자니 쳐지고, 주자니 쌀벌해지고. 진퇴양난이다. 

다니엘 핑크를 보며, 무릎을 치다. 특히 '촛불 테스트'비유는 설득력이 있다. 업무의 성질이 바뀐것이다. 오늘날의 업무란, 예전 어머님들의 부업처럼, 숙달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수량화하기가 애매하다. 곰눈알 '1000개 붙이면, 2만원.'과 같이 명료하지가 않다. 이런 작업은 숙련할 수 있으며, 요령도 생기고, 작업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

오늘날의 업무란, 우선은 유니크해야 한다. 어떻게든, 차별화가 필요하다. 다르지 않으면, 진입도 못하고 끝난다. 유니크하고, 다르다는 것은 창조적이라는 이야기다. 창조는 사람에 따라서 구현방법이 다르겠지만, 어떤 창조건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같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할수록, 더 차별화된 콘텐츠,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그 시간에는 어영부영하는 시간, 아이디어가 안나와서 머리 뜯는 시간, '이거다' 싶은 시간이 모두 포함된다. 한마디로 많은 시간이 걸리며, 실험과 시행착오도 필요하다. 오늘날의 일이란, 깔끔하게 정리되는 성격이 아니다. 명확하지도 않고, 끝이 어디인지 알수가 없다.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한데, 인센티브가 끼어들면 조급해지는 나머지 오히려 방해가된다. 

돈을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돈을 느리게 벌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돈에 욕심 많은 사람은 한결같이 마음이 급하다. 과거 인센티브 제도는 해야할 일과 결과가 명확한 작업들에게는 효과가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제는 그런 일이 없는 것이다. 알아서 손님을 끌고와야 하고, 손님을 끌기 위해서는 유니크하고, 달라야한다. 색다른 콘텐츠가 수익을 만들지만, 역설적이게도 돈은 창조성을 방해한다. 

다니엘 핑크는 3가지를 제안한다. '주도성, 전문성, 목적' 세가지 개념이 과거 인센티브를 대체하리라는 주장이다. 아이들은 왜? 스타크래프트에 빠져드는가? 게임 안에서는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다. 하면 할수록, 더 잘해진다. 몇승 올린 것을 크나큰 자랑으로 여긴다.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모델만 본다면 조직에서 빌려쓸만한 인센티브다. 자기가 주인이며, 나날이 실력이 좋아지고, 승리가 쌓인다. 

현장에 있는 나는, 직원을 움직이는 것은 '돈'이라고 생각한다. 피부로 느낀다. 당장 몇만원이 급한 사람에게, 말뿐인 동기부여와 비전제시는 먹히지 않는다. 직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하지만, 무조건 돈만 주는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돈에도 내성이 있다. 잘한다고 더 주면, 처음에는 감사해한다. 생각해서 준 돈인데,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주지 않으면, 섭섭해한다.

절충하자. 돈으로만 떼우지 말고, 다니엘 핑크의 제안도 조금 사용하자. 이를테면, 나와 함께 일하면, '너는 이런 능력을 얻게 될 것이다' '당장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네 몸값을 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잘한 부분은 돈으로 보상하고, 비전까지 제시한다. 직원은 눈앞에 빵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미래도 생각한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일단락하고 한가지만 더 생각해보자. 조직의 대표, 사장에게는 어떤 인센티브가 필요할까? '돈? '권력?' 어떤 인센티브가 '떨어지는 매출, 좌절의 연속'에서도 그를 일으켜 세울까? 나는 이런 마음으로 일한다. 

'일에서 얻은 경험은 돈보다 중요하다. 돈 많은 사람 보다는,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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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산
2011.04.18 14:27:46 *.45.129.180
인건아, 좋은 글 잘 읽었고 특히 덕분에 TED 동영상 잘 봤다.

선생님하고 승완이하고 'Work Smart'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데 그 주요 내용과 맥락이 같은 얘기가 여기에 나와 있네. 다니엘 핑크 발표 되게 열정적이네ㅎ.

좋은 자료 고맙고 사업 계속 홧팅하삼. 언제 기회되면 달크 사러 나도 함 가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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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8 19:52:53 *.111.206.9
형은 저랑 코드가 통한다니까요. 

더 페달을 열심히 돌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이제는 전혀 다른 관점과 방법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워크 하드'에서 '워크 스마트로' 혹은, '워크 하드'에서 '씽크 하드'로.

요즘은 달팽이 밖에 보이는 것이 없네요. 작년에는 닭밖에 안보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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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경
2011.04.18 20:24:27 *.35.19.58
전직장에서 인센티브 스킴에 고심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돈은 오히려 어느 지점에 이르면 동기부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제레미 레프킨도 공감의 시대에서 말하더군요.
저 역시 그랬구요. ^^
저도 다니엘 핑크처럼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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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1.04.19 03:59:17 *.111.206.9
안녕하세요. '유순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7기의 활약상이 앞으로 기대되요. 

저는 6기이지만, 사실상 연구원은 2년차 부터가 '진짜'라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7기님들의 북리뷰 많이 읽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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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1.04.18 23:59:34 *.10.44.47
현장의 고뇌가 너를 키우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감동했다. 그리고 감사한다.

네가 소개한 새로운 인센티브,
나는 현재 책쓰기라는 미션을 받고 낑낑거리고 있는 내 안의 직원들에게 적용해봐야겠다. 
'인생역전'이라는 허황된 인센티브가 오히려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건아. 고맙다. 마니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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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9 03:57:20 *.111.206.9
아, 미옥 반갑다.

경주에서 이야기 많이 못했구나. 우리 처음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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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스
2011.04.19 08:20:52 *.181.51.2
많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보여 눈을 뗄 수 없었던 아침입니다.
좋은 글과 동영상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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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1.04.19 14:28:29 *.30.254.21
내가 오프수업때도 얘기했었지만..
달팽이 예술 캠프....
그런데 생각해 보내, 밴드 이름으로 도 좋을 것 같아.

'달팽이 밴드' 혹은
'달팽이 크림 밴드' 어때?
이렇게 하면, 밴드에 어떤 인센티브가 기다릴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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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2011.04.19 18:08:42 *.166.205.132
다시금 일독을 하고갑니다.
현장의 냄새가 폴폴납니다~
아직 자영업은 잘 모르는 세계지만
언젠가 선배님의 책을 보며 내 장사를 준비할 날도 있을것같네요.
앞으로도 쭉 좋은글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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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1.04.19 18:09:30 *.42.252.67
인건이 덕분에 오랫만에 강의를 들었어. 고마워^^
예전에는 이런 강의를 찾아 듣고 , 다시 마음을 다 잡고 했는데.....
인건이도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네.
인건아, 너는 이런 노력으로 너가 원하는 것을 해내고 말거야.
그때 나 모른척 하지말기.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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