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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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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23일 03시 27분 등록

4

“부장님. 뭐부터 하는 게 좋겠습니까?”

“뭘 하고 싶은데?”

“.....”

요나의 반응에 숀은 말문이 막혔다.

“뭐부터 하고 싶냐 고?” 요나가 다그치듯 다시 물었다.

“사실, 뭐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야! 너, 그게 천만불을 훌쩍 넘는 프로젝트의 현장 관리자 입에서 나올 소리냐. 최소한 뭘 해야 하는지는 알아야 되는 거 아냐? 계획표 뭐 그런거 정말 없었던 거야.”

숀은 당황했다. 그는 한 배를 탔다는 요나의 말에 안심하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그의 반응에 무안해하며 말을 잊지 못했다.

“그냥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뭐부터 해야 할 지 그게 좀.....”

“그러니까. 생각해 놓은 것은 있는데 정리가 안 된다. 뭐 그런 거야?”

“네. 맞습니다.” 숀은 머리를 긁으며 말 했다.

“프로젝트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싶지?”

“당연하죠. 부장님.”

“좋아. 그러면 프로젝트가 어떻게 끝나야 성공적으로 수행 된 거지?”

“......”

숀은 요나가 왜 이런 것을 묻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해진 납기를 지키고, 돈을 잘 받는 겁니다. 그리고 하자가 없어야죠.”

“그래. 납기를 잘 지켜야지. 납기는 생명이니까. 돈 못 받으면 말짱 꽝이니까 당연한 거고, 하자 발생하면 성공과는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지.”

“부장님.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래. 맞아. 당연 한 거지. 근데 말야. 우리 프로젝트 납기가 언제냐?”

“마스터 스케쥴에 4월 30일로 되어 있습니다.”

“너, 설마. 그거 지킬 수 있을 꺼라 생각하는 거야?”

“뭐, 아직 해보지 않았으니 알 수 없죠?”

“용기는 일단 가상하다. 인정. 그러면 돈은 잘 받을 수 있을까?”

“그거야 문제없이 제때 끝내면 되는 거 아닌가요?”

“당근이다. 그치. 근데 어쩌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 하니? 신기하다. 신기해.”

“......”

요나는 잠시 지난 프로젝트의 기억이 떠올랐다. 팀원들의 명절 휴가도 빼앗아가며 지켜낸 납기, 그러나 프로젝트 막판 예상치 못한 문제점으로 인해 오션은 잔금을 수금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었다. 급기야 쌍방이 고소에 고소를 거듭하는 법적공방으로 휩싸이는 지경까지 이르면서 그는 큰 충격을 겪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마스터 스케쥴이 생각하는 납기는 이미 물 건너 같거든. 그건 영업 단계에서 수주하기 위해 고객이 원하는 납기로 거꾸로 맞춘 거야. 현실적인 마스터 스케쥴이라고 볼 수 없다는 거지.”

“부장님이 그걸 어떻게 아세요. 이거 영업하실 때 다른 프로젝트 하고 계셨잖아요?”

“그랬지.”

“근데,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러실 수 있으세요?”

숀은 요나가 긍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넌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니?”

숀은 ‘프로젝트는 똥도 된장도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리고 아직 중도금을 못 받았잖아. 이 헛똑똑아. 너 우부장이 현장 도착하면 제일 먼저 중도금 받아야 하니까 자재 도착했다는 확인서 받아서 보내달라고 했지?”

“네. 그건 이미 준비다 됐습니다. 페르시안 펄 가서 확인만 받으면 된다구요.”

“아~~ 그거 준비하고 있었던 거구나. 그래. 그나마 다행이다.”

“부장님. 저를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십니다.”

“끝까지 잘 들어봐. 이제 ‘하자’로 넘어가니까. 내가 널 무시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 뼛속 깊숙이 느끼게 해줄 테니까?”

“아직 문제없이 수행되고 있는데요. 부장님.”

“너. 지금 담배같이 피운다고 막 가자는 거지...... 디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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