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샤
- 조회 수 1956
- 댓글 수 20
- 추천 수 0

Schumann Mondnacht
우리는 '우리의 몸이 죽기 전에 우리의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소중한 것이 죽어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어떻게 살고 무엇을 지켜야 하며 무엇을 위해 혼신의 열정을 바칠 것인지를 물어 보자. 사람과 사람 사이, 이 사이에 모든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다 들어가 있다. 쉽게 버리지 말고, 좁게 보지 말며, 이익을 좇아 가볍게 따르지 말자.
영혼이 깨어나는 아침인가? 어느 날 아침 회사에 도착하여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넌 너의 인생에 가치를 느끼며 살고 있는가? 아니면 하루하루 습관적으로 살고 있는가?' 나의 대답은 불행하게도 '내 인생의 가치를 찾지 못하겠고, 하루하루 습관적으로 쳇바퀴 돌듯이 아침해를 대하고 있는 것 같아'라는 것이었다. 유난히 햇살이 맑고 투명했던 그 날도 습관적으로 나의 손에는 모닝 커피 한 잔이 있었지만, 여느 날과 다르게 그 커피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채 그 커피는 식어가고 있었다. 그 위로 햇살 한 조각이 조각 설탕처럼 나의 이 쓰디쓴 현실을 달콤하게 어루만져주는 듯 했다. 문득 그 때 나도 모르게 던진 그 질문 하나가 나의 전신을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 영혼이 깨어나냐니... 영혼은 깨어나기는 커녕 습관적이고 불평많고 무기력한 한 때 내가 몹시도 경멸했던 직장인의 모습이 되어 있는 내 자신을 본 것이다. 나름 그런 아침이 되어보려고 노력도 하고 했지만 점차 습관과 타협 그리고 일상의 무게에 매몰되어 가는 자신을 건져내는데에는 어쩌면 역부족이였는지도 모르겠다.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고 앉으니 그 안에서는 스팸메일 아니면 업무 메일로 가득한 윈도우 창이 하나가 뜬다. 그 창을 통해서 또 난 세상을 보기 시작할 것이고 그 하루를 살아내겠지라는 생각을 하니, 이 아름다운 햇살에게 왠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의 미래에 조금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마치 잠들어 있던 몽롱한 상태의 나를 내가 보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였다. 몸도 서서히 피폐해져가고 있었지만 그 보다 나의 가슴 속에서 무언가 소중한 것이 죽어가는 걸 느낀다는 건 차가워진 커피만큼이나 쓰디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난 그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서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앉아(난 평균적으로 한시간 반 정도 일찍 회사에 오는 편이다) 무작정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 때에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이메일에 안부를 담아 보내기도 했었는데 바쁜 생활 속에서 그러한 소통 조차도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덩달아서 어제 다시 읽었던 빵장수 야곱도 생각이 났다. 그가 빵 속에 귀하고 소중한 말들을 나누어 주었듯이 나도 나의 소중한 이들에게 기분 좋은 아침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이다. 수많은 꿈 중에 하나가 '산타할머니'인데 그것의 작은 실천이라고도 생각이 된다. 일단 모닝페이지를 쓰듯이 자연스럽게 글을 쓰다가 나중에는 조금 정제된 듯한 글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난 소중한 이를 위한 아침 밥상을 차리듯 정성스런 마음으로 그 글들을 다듬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니 문득 그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즐거움을 나눈다고 생각하니 자꾸만 새로운 생각들이 봇물터지듯이 나를 두둥실 하늘위로 올려보냈다. 사진을 함께 담고 보니 더욱 그럴듯한 느낌의 편지가 완성되었고, 여기에 음악이 함께해주면 작은 보석상자를 열때의 기분처럼 메일을 엶면서도 그런 기분이 느껴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감성이 메일 안에서 어우러지는 그런 느낌을 전하고 싶었다. 나도 살고 누군가에게도 기쁨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은 듯 하여 얼마나 기뻤는지. 수많은 스팸메일 속에서 그래도 하나의 읽고 싶은 메일이 있다면 그리고 그 메일이 영혼이 담긴 소통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내가 받고싶은대로 행하라는 말씀을 나도 모르게 실천했던 것 같다. 그렇게하여 'Sasha's Morningpage'가 시작되었다.
'불영과불행'이라는 말은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나의 영혼이 구덩이 속에서 고여있다가 다시 흐르기 시작한 시점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온전히 그 순간들을 다 겪고 나니 다시 흐르더라하는 생각이 불영과불행과 닮았다. 사람에게서 구하라에서는 너무나도 많은 주옥과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Sasha's Morningpage'가 태어나던 그 날의 기분은 톰피터스가 리더들에게 고하는 말 중에서 '시키는 일을 하지 마라. 그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당신은 무엇으로 유명해질 것인지를 늘 생각하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심정이 아니였을까 한다. 늘상의 아침이 시키는 일들로 가득찬 그 삶은 아름다운 햇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과도 소통하지 못하게 한다. 해야할 일들이 수두룩한 리스트를 가슴에 꼽고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이 그렇게 썩 유쾌하지만은 아닐 것이다.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영혼이 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시키지 않아도 하고싶어서 하는 즐거운 일을 만들어 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일은 내게 사명감으로 다가왔고 내 삶의 치유제가 되어 주었다. 가슴속에서 꺼져가던 불씨를 살려냈고 그렇게 다시 내 삶 속에서 영혼이흐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침을 맞이하기를 1년 5개월 지금은 그 물줄기가 이어져 바다까지 가고 있는거라 생각한다. 나의 그러한 느낌이 전해졌는지, 점차 더 많은 이들과 소통을 하게 되고 나와 같은 어려움이 있는 이들이 내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특별히 해줄 말은 없지만, 시키는 일이 아닌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일 하나쯤은 일상 속에 녹여두라고 하고 싶다. 내 삶 속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음에 놀라기도 하지만 또한 더불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그렇게 거창한 일들이 아닌 작은 일들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통쾌하기까지 하다.
작은 시작이 다리가 되어서 지금은 몰랐던 이들과도 인연이 닿고 의외의 기회들도 함께하게 되는 삶의 마법을 경험하고 있다. 스스로의 삶에 영혼을 불어 넣고 아침이 즐거워진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내가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사회적 기업의 작은 시작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아름다움을 실천해 내고 꽃피워낸다는 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 가치란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실될 때에 공감이 이루어지고 그 가치는 넘실거리는 파도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물결이 되어서 계속 이어져 나가는 것이라 생각이든다. 아침을 영혼으로 가득채우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하여 새로움으로 가득찰 수 있도록 말이다. 언젠가는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아침마다 독기품은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삶에 감사하는 이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말이다. 아마도 난 'Sasha's Morningpage'를 계속 쓸 것 같다. 그러면서 나의 아침에도 감사하게 되고 주변도 돌아보게 되고 사랑도 나누게 되고 여러모로 아름답다. 내 삶의 정원사가 되어서 정원을 아름답게 손질하면서 그에 먼저 눈뜬 사람으로서 누군가의 정원에도 꽃씨를 나누어주는 삶은 참으로 멋지다. 오늘도 영혼의 소통을 위해서 편지 보내러 간다. 오늘 편지에는 곧 다가올 6월의 장미향을 가득 실어서 보내주고 싶다.
Grieg - Morgenstimmung
http://www.youtube.com/watch?v=iVbq-7o84jU&feature=related
슈만의 달밤에서 시작하여 그리그의 아침으로 마무리한다.
달밤속에서의 깨우침이 새로운 아침의 자양분이되고 그렇게 햇살을 온 힘껏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힘.
그것을 통해서 영혼이 깨어나는 아침을 맞이한다.
그 영롱한 아침을 많은 이들과 나눈다.
Facebook Page: www.facebook.com/sashamorningpage
Twitter: lotusnciel
Blog: http://cieljs.blog.me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472 | 10. 이순신의 사람을 얻는 법. [20] | 미나 | 2011.06.06 | 3498 |
2471 |
[Sasha] 컬럼10-장군의 꿈 ![]() | 사샤 | 2011.06.06 | 2423 |
2470 |
[양갱] 무엇을 어떻게 쓸까? ![]() | 양경수 | 2011.06.06 | 3273 |
2469 | 10. 외로움과 친구하기 [15] | 미선 | 2011.06.06 | 2297 |
2468 |
[평범한 영웅 010] 사람은 죽어서 기록을 남긴다 ![]() | 김경인 | 2011.06.05 | 7087 |
2467 | 나비No.10 - 낯선 하루가 익숙한 것이 될 즈음에 [12] | 유재경 | 2011.06.05 | 4642 |
2466 | [늑대10] 고통의 향기 [13] | 강훈 | 2011.06.05 | 9635 |
2465 |
단상(斷想) 67 - 살아간다는 것 ![]() | 書元 | 2011.06.05 | 1929 |
2464 | 라뽀(rapport) 54 - 대한민국 최고의 엔터테이너 | 書元 | 2011.06.05 | 1994 |
2463 | 스마트웍의 출발점, 시간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 희산 | 2011.05.31 | 2652 |
2462 | 위대한 탄생 [2] | 선 | 2011.05.31 | 2002 |
2461 | <소설> 모던 보이(1) [4] | 박상현 | 2011.05.31 | 1981 |
2460 | 칼럼. 어리버리 인생의 든든한 빽. [4] | 연주 | 2011.05.31 | 2003 |
2459 | [04] 누군가! [5] | 최우성 | 2011.05.31 | 1994 |
2458 | 와글와글, 그녀들의 수다. [2] | 이은주 | 2011.05.31 | 2140 |
2457 | 칠종칠금 [12] | 루미 | 2011.05.30 | 2275 |
2456 | 09. 나의 실패 원인 분석 [10] | 미나 | 2011.05.30 | 2054 |
» |
[Sasha] 칼럼9. 영혼의 정원사 ![]() | 사샤 | 2011.05.30 | 1956 |
2454 | 9. "너나 잘 하세요." [10] | 미선 | 2011.05.30 | 2007 |
2453 | 나비No.9 - 격려의 북으로 아이를 춤추게 하라 [15] | 유재경 | 2011.05.29 | 3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