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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6일 14시 14분 등록

 

회사에서 개인은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없는가? 이 질문은 스마트웍을 시작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한 번 고민해 보아야 하는 사항이다. 기존의 일반적인 생각에 따르면 회사에서의 자유 시간은 일하지 않는 시간, 즉 생산성이 발휘되지 않는 버러져는 시간으로 치부되곤 한다. 자원과 노동의 투입이 생산성으로 연결되는 과거의 경영학적 관점으로 보면 이 생각은 유효하다. 하지만 시간의 투입량 보다는 개인의 자발적 몰입 정도가 업무 효율을 좌우하는 창의적 생산성의 관점으로 보면 이 생각은 고루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창의성에 역행하는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제 자유 시간의 제공이 기업 성공에 도움이 된 사례들을 통해 자유시간의 제공과 창의성, 그리고 기업의 성장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 보자.

 

이제 구글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만큼 유명한 회사가 되었다. 검색엔진을 가진 조그만 벤처 기업으로 시작하여 인터넷 광고 시장을 독점하면서 성장하였고,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보유한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기반으로 무섭게 새로운 웹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이 되었다. 하지만 구글은 기존의 글로벌 회사가 가지고 있는 것과는 무척 다른 조직 문화와 경영 모델을 가지고 있다. 구글은 수평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명하달식이 아나라 하의상달식으로 운영된다. 또한 시간 활용에 있어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80:20 법칙이다.

 

구글의 소프트웨어 연구원들에게 회사의 80:20 방침은 자신의 열정을 추구하는 자유와도 같은 개념이다. 모든 개발자들에게는 자신의 시간 20퍼센트를 일과 관련되지 않은 창의적인 일에 자유롭게 쏟을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20퍼센트 정책은 그들이 각자 개인적 열정을 추구하더라도 구글을 떠나지 않도록 보장해준다. 80:20 법칙은 직원의 유지와 창의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성과가 두드러진다. 80:20 법칙은 직원들이 개인적인 열정을 일과 함께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단기적인 성과 압력 때문에 직원들의 에너지를 100퍼센트 소진하지 않도록 막아주어 창의적인 열정이 꽃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게다가 혁신이 모든 사람의 책임이라는 것을 명확히 밝혀 주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80:20 법칙의 성과는 어떠할까? 단적으로 최근 회사의 신제품의 절반 이상은 20퍼센트 프로젝트에서 나왔다고 한다. 지금은 구글의 핵심 사업이 된 애드센스 서비스와 지메일, 구글 어스 등이 이러한 창의적 시간 활용의 대표적인 결과물들이다. 구글의 연봉은 다른 기업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시간을 잘 활용하여 구글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냈을 때에는 그에 걸맞는 엄청난 보상을 해 준다. 구글은 애드센스 서비스의 개발팀에게 천만달러를 보상금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고어는 고어텍스로 유명한 회사이다. 고어에서는 1주일 중에 반나절의 장난 시간이 허용된다. 이 시간에 직원들은 자신이 자유롭게 자유롭게 선택한 창의적인 주제의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고어의 직원들은 누구나 고어의 혁신적인 제품들 대부분이 이런 장난스러운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특히 회사의 주력 상품이 된 고어텍스는 창업자 빌 고어의 아들이자 현재 고어의 회장인 로버트 고어가 우연히 PTFE를 잡아당긴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이런 장난의 결과 빌은 폴리머, 즉 늘어난 PTFE가 질기면서도 구멍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는 고어텍스라는 상표의 제품으로 출시되어 회사의 최대사업인 섬유분야를 비롯한 수많은 제품의 출발점이 되었다. 고어의 제품 혁신 비결은 뜻밖의 발견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누구라도 혁신가가 될 수 있다는 굳은 신념에서 출발한다.

 

3M에는 유명한 ‘15% 규칙이 있다. 엔지니어들은 근무 시간의 15%까지 전공과 관련없는 주제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쓸 수 있다. 그 결과 다양한 형태의 혁신적인 제품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잘 알려진 포스트잇 메모지부터 반사되는 교통표지판, 천이나 가죽에 방수기능을 부여하는 스카치가드 등의 제품들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이들 기업의 사례들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자유시간의 제공은 개인의 창의성 발휘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며 직원의 창의적 생산성은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로 이어져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유 시간의 중요성을 마크 룬코는 창의성의 6단계 과정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마크 룬코는 창의적인 사람이 우선적으로 행하는 과정이 6단계로 되어 있다고 말한다(출처:’스마트워킹’,비즈니스맵). 먼저 커다란 호기심으로 정보를 모으고, 해결되어야 할 문제를 정의한다. 그런 다음 문제 해결을 위해 미리 모아둔 정보들을 이용하는 부화단계가 이어진다. 세번째는 발현단계인데 이 단계에서 발산적 사고, 개방성, 자극을 경험한다. 다음으로 검증단계에서는 고유한 창의적인 작업이 평가되고 기존의 시도들과 비교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사소통단계와 타당화단계가 이어진다. 여기서 창의성에는 모순적인 전제 조건들이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는 반사회성과 의사소통이다. 가령 고독한 사고와 외적 자극, 휴식과 공적 토론이라는 조건들이 그것이다. 요컨데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집중적으로 정보를 수용하고 고독하게 숙고하며, 다른 사람과 생각을 교환하는 단계들이 두루두루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출근 의무와 미팅을 강요하는 통상적인 8~10시간 근무는 두 번째 단계를 허락하지 않는다. 혁신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부화과정이 너무 짧아지는 것이다. 고로 정규 업무 시간과 자유 시간을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탄력적인 근무 형태만이 직원들을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자유시간의 제공은 직원들의 창의성에 기반하여 회사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기업들에게는 반드시 고려해야할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성공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자유 시간의 제공은 직원들에게 내적 동기를 부여하며 재미를 통한 일의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내적 동기는 특정 행동에 대한 자극이 그 사람 내부에 존재하여 자신의 고유의 의지로 행동에 나서게 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외적 동기는 자신의 고유 의지가 아니라 돈이나 인정 등 외부 자극에 의해 행동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내적 동기 발휘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고유의 의지 즉 자율성이다. 세상에 가치있는 일이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의 가치 판단으로 즐겁게 몰입할 수 있을 때 내적 동기는 표현되는 것이다. 칙센트미하이는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란 스스로 언제 어디서 일할지를 결정하고 더불어 자신이 스스로를 감독하며 이를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한다. 유명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TED에서의 동기 부여 관련 강연 (http://www.ted.com/talks/dan_pink_on_motivation.html)에서  자율성, 전문성, 내적 동기 부여 3가지 요소가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업무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지 인센티브만으로 문제 해결을 독려하는 것은 좁은 시야로 단순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 예를 들면 전통적인 과학적인 관리 기법에 입각한 제품 생산 업무 등에는 효과가 있지만 창의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일에는 효과가 없으며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일하는 즐거움이란 우리가 신뢰받으며 스스로가 각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자신의 자율적인 의지로 결정할 수 있을 때 생기는 것이다. 비교적 높은 목표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조율하면서 원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 성과를 이루어 나갈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고찰을 기반으로 우리의 고정 관념을 바꾸어 직장 생활 중의 일부 시간을 자유롭게 창의적 아이디어 창출에 사용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자유 시간의 제공이 자동적으로 창의성 창출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내부 실험을 거쳐 실제 서비스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창의성을 모으고 이를 평가/보상/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구글은 1주일 동안 본인이 작업한 일지를 시스템에 등록하고 직원 모두가 검색하여 이를 통해 업무 관련자를 검색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주요 프로젝트 아이디어 제안 역시 시스템을 통해 등록하고 공유할 수 있다. 특히 프로젝트 제안은 회사 직원 모두에 의해 공유/평가된다. 프로젝트 아이디어의 독창성은 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모두가 1표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선정된다. 그리고 선정된 프로젝트는 제안자가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어 일을 수행한다. 이와 같은 내부 실험을 통해 아이디어는 숙고되어지고 빠르게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서비스가 성공하게 되면 구글은 해당 프로젝트팀에게 상당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원한다. 애드센스 서비스 개발팀의 경우 수천만 달러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구글은 이렇듯 새로운 아이디어가 기업의 미래를 담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구글의 어느 임원의 말처럼 새로운 아이디어의 8,90%는 실패하겠지만 그 중 성공한 몇 개가 구글의 미래를 밝혀 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80:20 법칙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고어의 경우 신제품 아이디어는 상당히 끈질긴 내부 검증 절차를 걸쳐 실제 투자로 이어진다. 고어에서는 신제품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결정적 가설을 분명히 확인하고, 중요한 가정을 저비용으로 실험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그런 후 장난 시간에 하는 프로젝트를 넘어 기업적인 프로젝트가 되기 위해서는 진정한 성공을 위한 가치라는 이름의 검증 단계를 거쳐야 한다. , 개인 차원의 장난을 넘어 기업차원의 인적 자원을 모아 프로젝트 팀을 꾸리기 위해서는 이 신제품이 진정한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내부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혹독하지만 끈기있게 오랜 시간에 걸쳐 가치 검증이 이루어지고, 이 과정을 통과한 제품만이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고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신중하게 검토함으로써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자유 시간의 제공은 미래의 성공으로 가는 열쇠이다. 구글, 고어, 3M의 경영진이 갖고 있는 경영관은 스마트웍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많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진화에 적응하는 능력은 전략에서 빚어진 산물이 아니라 끊임없는 실험의 결과라는 것을 인식하고 실제 경영에서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 직원들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허용하고, 직원들이 이 시간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결과물(제품 혹은 서비스 제안)을 만들어 내고, 이러한 새로운 제안들이 회사 내에서 실험되고 선택되고, 그 결과로서 검증된 서비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선순환 구조를 기업 내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 미래의 불확실한 세상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제 새로운 생존 전략은 경쟁사보다 저비용으로 더 빨리 더 많이 실험하여 기업이 미래의 선두로 나설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IP *.246.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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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6.07 08:58:08 *.219.84.74
문화라는 것은 그것이 나라, 기업, 조직, 가정 등 한 울타리 안에서 공유하는 어떤 정신이라고 할때,
그런 정신을 만들어 가는 것이 스마트 웍의 성패가 달렸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단지 업무의 프로세스나 기기의 편의성에 기초하는, 그저 아이폰을 전직원들에게 나누어 주며
스마트 해져라 외치는 그런 단순함을 벗어나,
실험과 실천을 통해 <장난시간>이 진정한 빛을 발하는 문화라는 것이 있어야 
아주 멋드러진 스마트가 되겠구나하고 생각해 봅니다. 

개인적인 삶이 좀더 스마트 해지려면 어찌 해야 하는지 잠시 머릿속에 대입해 봅니다.
더워지는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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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산
2011.06.09 09:23:44 *.45.129.181
개인적인 삶이 좀 더 스마트해지는 것이 스마트웍이 주는 최대 강점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업 문화 개선이 되어야겠지요. 강훈님 포함 7기 연구원 여러분 모두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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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3 11:39:26 *.237.209.28
어서 책이 나와,
제 조직의 관리자들부터 읽어줬음 하는 열망입니다.
그럼 제 개인적인 삶도 좀 더 부드럽게 스마트해질텐데요. 

                                                                                                                곧 조직 복귀를 앞두고 미리 쫄아있는 묙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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