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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4일 07시 17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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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숲길을 거닐다 by Sasha

Mozart - Requiem - Karl Bohm

http://www.youtube.com/watch?v=jqkMbk8eX6Y


[Prologue]
오늘은 여러 철학가와 사상가들과의 긴 산책을 마친 기분이다. 
그 숲속의 산책을 지나오면서 난 진정한 철학가로서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현재의 껍데기의 죽음을 위한 레퀴엠을 작곡한다. 
지난 번 연구원 입학 여행때에 자신의 장례식을 치를 때에는 
어떤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형식으로서의 장례식이였다면 이번 산책의 길 끝에서 
작곡한 레퀴엠은 진정한 지적 혁명의 안식으로의 길 위에 서 있는 자신을 위한
응원의 노래이다.  제대로 된 죽음뒤에 새로운 생명을 품고 우뚝 설 수 있도록 말이다. 
철학가란 세상속에서 진정한 존재의 이유를 묻고 
이 세상과의 조화를 위해 최고의 선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 질문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제대로된 죽음과 함께 새로운 생명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사는 이 세계는 무수히 많은 다른 세계로 둘러싸여 있다고 추측하였다. 
이 다른 세계들을 요즘 용어로 말하면 은하계라고 해야 할 것이다. 

1. Lacrymosa-눈물을 흘리다 


죽음은 삶을 잉태하고 있다. 
마치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은 그 죽음이 있듯이 말이다. 
모든 탄생은 울음을 동반한다. 눈물이 없는 새로운 탄생은 없다. 
아름다워서 또는 고통스럽기 때문에 운다. 눈물을 흘린다.
스스로가 하나의 작은 별임을 알게 되는 순간 인간이 살고 있고 있는 이 세계가 무수한 별들의 세계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은하계 속의 하나의 별임을 알게될 수 있다. 
서양의 지혜의 근간이 되었던 철학가들 역시 그 은하계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하여 
현재에 묻고 또 물었다. 

스스로의 생각으로 철학을 바탕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건너 
자신의 틀을 벗어나 깊고 잔인한 죽음을 넘어서야 새로운 자신을 혹은 우주를 혹은 신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지금의 죽음을 애도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 당연하다. 
그 고통을 보아야만 그 고통에 대해 질문할 수 있어야만 눈물을 흘려 감정의 정화를 이루고 
그 껍질을 벗고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무수히 많은 세계로 둘러싸여 있다는 생각은 인문학의 본질인 것 같다. 
홀로사는 세계가 아니기 때문에 은하계의 하나의 별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철학을 통해서 
감정의 정화를 하고 그 통합될 수 있는 질서를 모색하고자 한다. 

제대로된 질문은 자신의 벽을 허물어내고 
밤하늘의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창을 달아줄 것이다. 
지금은 현실의 고통이 너무 커서 그 창을 가려버렸다. 그래서 그리스인들이 그리스의 비극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감정의 순화를 일으켰듯이, 현실의 고통에 대해 눈물을 흘리고 
껍데기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마쳐야 한다. 그리고는 진정한 지혜를 위한 질문을 통해 
은하계를 볼 수 있는 마음의 창을 달아야 한다. 

격렬하면서도 순수한 호기심-즉 열정적으로 공평무사한 탐구에 몰두하는 마음
이것이 고대 그리스 사람들로 하여금 인류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지적 혁명에는 진리와 아름다움을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2. Confutatis-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케네디의 무덤앞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을 만들어 주었다는 재클린이 생각난다. 

그녀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을 만들어 주었지만

철학가들은 어둠을 밝히기 위해서 스스로 지혜의 등불을 켠다. 

껍데기의 죽음에 대한 애도가 제대로 이루어졌으니 나 역시 이제 순수한 호기심과 

진리에 대한 아름다운 열정으로 삶에 대한 탐구심에 꺼지지 않는 불꽃을 심는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인류 역사에서 유일 무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순수한 열정으로 탐구에 몰두하는 마음 바로 그 지적 혁명 때문이라고 하였다. 


난 그 탐구하는 마음에 도움이될 수 있도록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하였다. 

서양의 다양한 철학가들과의 산책길에 함께 나의 강점혁명이라는 책을 보았는데, 

그 책에는 자신의 강점에 대해서 테스트를 토해 34가지 요소들 중에 

자신만의 강점 5가지 요소를 알려준다. 나의 경우 그 중에서 하나가 탐구심으로 나왔다. 

'오늘은 무엇을 질문할까'

이것이 탐구심이 강한 사람들의 기본 자세라고 한다. 

그들과의 산책이 그토록 재미있고 흥미로웠던 것은 아마도 이런 나의 강점 중 탐구심의 영역이 

두드러진 것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다시 눈물을 흘리며 보냈던 그 어둠과 고통속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강하게 자신안의 탐구심을 잡고서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질문을 통해

꺼지지 않는 등불의 지혜를 손에 든다. 이렇게 나의 지적 혁명을 위한 레퀴엠의 2막이 지나간다. 


완전한 삼각형은 그릴 수 없고 오직 마음의 눈에만 보인다

소크라테스는 음미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철학자란 진리에 대한 통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좁혀야 한다. 

철학자는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고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은 깨어 있는 사람이다. 


3. Requiem aeternam-영원한 안식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이 함께하니 이제 더 이상 두려움이 없다 

니체가 신이 죽어야 비로소 자유인이 된다고 했듯이 

부처가 조사를 죽여야만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하였듯이 

나는 이제 수 많은 사상가와 철학가들의 이야기를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든다. 

그들을 맞서야할 무언가가 아닌 은하계속의 작은 별들로 인식된다. 

그리하여 이 고독하지만 외롭지 않은 부활에 영원한 안식이 함께한다.  

이 죽음에 영원한 안식이 가능한 것은 새로운 탄생을 잉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강점을 통해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하는 깨어있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오직 마음의 눈으로만 보이는 그 절대의 선 우주의 질서를 음미한다. 

그저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속의 부속품이 아니라 사유하고 

자신의 삶을 음미할 수 있는 진정한 철학가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껍데기를 보내고 

진정한 탄생을 위한 안식의 레퀴엠을 듣는다. 

지적 혁명이란 다름이 아닌 스스로에게 열과 성의를 다하여 

질문을 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해야 제대로 된 답을 얻을 수 있으므로 

헛되이 그 기회를 써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생명을 잉태한 죽음에 

그 혁명을 맞이하는 새로운 탄생을 위해 

산책길에서 영감을 받은 레퀴엠을 보낸다. 


은하계가 보이는 마음의 창 곁에 환하게 비추는 등불하나가 놓여있다. 

그리고는 위대한 질문과 함께 침묵한다. 


Þat er þá reynt,
er þú að rúnum spyrr
inum reginkunnum,
þeim er gerðu ginnregin
ok fáði fimbulþulr,
þá hefir hann bazt, ef hann þegir.
That is now proved,
what you asked of the runes,
of the potent famous ones,
which the great gods made,
and the mighty sage stained,
that it is best for him if he stays silent

 

IP *.4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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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4 14:11:02 *.124.233.1
"철학가들은 어둠을 밝히기 위해서 스스로 지혜의 등불을 켠다"

저는 참으로 질문에 인색했던 것 같아요.
내 강점은 "개인화, 최상주의자, 성취자, 초점, 중요성"인데,
그저 목표가 정해지면
그 목표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묻고 따지지도 않고
질주하는 코뿔소와 같다고 해야할까요?

과연 이런 것들이 정말 타고나는 것일지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것인지
저는 아직 모르겠어요.

철학의 숲에서 산책을 하고 나와
지적혁명을 통해 진정한 탄생의 레퀴엠을 듣는다.
저도 스스로의 지혜로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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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4 14:39:15 *.45.10.22
오~ 경인이는 너무나 또 경인이 스러운 강점을 가지고 있었구나 
멋지다. 어쩜 사람마다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참 신기하더라 ^^ 
난 네게서 그 나아가는 방법을 배워야겠다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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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7.04 15:12:25 *.219.84.74
나는 나의 껍데기를 벗어나지 못해서 허우적 거리는데
사샤는 우주와 영혼을 노래한다.

나는 마음 속의 고민을 부여잡고 끙끙거리는데
그대는 예수의, 부처의 깨달음과 구원을 아야기한다.

철학을 읽고 나니 복잡함과 답답함이 벽을 만드는데
그대는 다시 태어남에 환호한다.

그렇게 우리는 비슷한듯 하지만 뿌리는 다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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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4 15:26:03 *.45.10.22
^^ 제가 아직 깊이 몰라서 그런가봐요.. 
오빠의 글에서는 그 깊이가 자연스레 배어 나오는데 
전 아직 그 바닥을 찍지 못해서 어렴풋하게만 느낄 뿐인가봐요
가장 어두울 때가 바로 동트기 직전이라는 말이 
오빠의 글을 읽을 때마다 요즘 느껴져요
무언가 팡 터져 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요 ^^ 
오늘 전 제 바램을 적어본 것 같은 기분이예요
다른 뿌리 다른 잠재성에서 어떠한 꽃들이 피어나올지 벌써부터 
궁금궁금해요.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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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5 01:59:05 *.160.33.89
초칠하여 미끄러운 바닥
춤을 잘 추는 사람에게는
그곳이 바로 천국 
너는 춤추려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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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5 09:48:05 *.45.10.22
emoticon
사부님의 깊으신 뜻을 알 수 있도록 
더 매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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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07.05 08:21:53 *.216.137.129
'철학의 숲길을 거닐다' 라는 제목이 딱인 그림이다.
추상화인데 확 와닿는다.
어떻게 그렸누~~^^

사부님 말씀대로 미끄러운 바닥위를 자유롭게 춤추는 듯.
근데 너의 그 바닥은 잘 있느냐?
바닥 얘기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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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5 09:50:11 *.45.10.22
그치 오빠 고마워요~~
그림을 그리고나서 제목을 붙였는데 
내가 봐도 딱 맘에 들어요 
요즘 컴으로 틈틈이 그려보는데 
종이로 그리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네 
물론 아날로그가 더 좋기는 하지만 ^^ 
다음에는 바닥얘기를 해봐야겠어요 
나도 궁금해

고마워요 오빠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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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07.05 11:35:53 *.38.222.35
언니 글을 읽고 났는데 왜 가슴이 뭉클해지지??? ..

언젠가. 언니를 한번 탐구해봐야겠다는.. 언니의 예술적 감각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가? 에 대해서..

사샤 탐구생활로다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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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5 11:45:49 *.45.10.22
고마워 미나야 ^^ 
사샤탐구생활 재밌다 ~~ 
야호!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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