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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17일 20시 54분 등록

1. 학습된 본능의 차이 (남성의 사냥 대 對 여성의 육아)

 

옛날 하고도 아주 오래전 옛날. 남성과 여성의 성적인 역할의 구분은 처음부터 존재를 하였다. 그중에서도 그때나 지금이나 공통적인 것은 남자는 힘을 바탕으로 한 가족 부양을 우선으로 하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당시 유행하던 18번의 말은 다음과 같았다.

“나 사냥 다녀올게.”

남자는 돌과 창등 묵직한 사냥 무기를 집어 들고 동료들과 함께 늠름하게 길을 나섰다. 처음에는 주변의 동물들만 잡아도 가족들의 입을 풀칠하기가 어렵지 많은 않았다. 지금처럼 서로간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기에.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이랄까. 시간이 지나자 그것도 경제적 희소가치 대비 제한된 자원이 줄어들자 그들은 방법을 강구한 끝에 지방으로 원정 경기를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난점이 있었다. 멀리 가는 명분은 이해가 되는데 어떻게 집으로 돌아 올 것인가라는 점이었다.

“표식을 남기자.”

“돌아오기 쉽게 가는 곳곳 우리의 흔적을 뿌려놓자.”

그래서 지금도 그러하듯 대체로 수컷이란 족속들은 분비물과 자신만의 흔적으로써 자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수립하려는 경향이 있다.

 

어쨌든 그들은 길을 떠났다. 오늘날 대부분의 남자들이 아침이 되면 싫든 좋든 직장 혹은 사업장으로 출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듯이.

비가 세차게 내렸다. 바람이 불었다. 날씨가 심상찮다. 아무래도 태풍이 오려나 보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내 새끼가 내 마누라가 눈앞에 아른 거리기에 뒤돌아보기 보다는 오로지 앞으로 전진을 할 수밖에 없다.

드디어 목표물이 나타났다. 조심조심. 들키지 말아야 한다.

엎드려 낮은 포복을 한다. 뱀의 움직임처럼 리드미컬하게 물결을 타듯 팔과 다리로써 근접거리에 다가가 적당한 위치에 매복을 하고 때를 기다린다. 기회를 보아야 한다. 타깃이 정해진 만큼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역할 분담의 논쟁이 시작 되었다.

“우가우가는 퇴로를 차단하고 뒤에서부터 소리를 지르며 나갈 거야.”

“붕가붕가는 용감하니까 맨 앞으로 이동해 미리 길을 막고 있을게.”

“징가징가 네가 공격하면 나도 사이드로 이동해 협공을 하겠어.”

자신 업무의 당위성을 서로 주장하는 통에 시간이 지체 되었지만 어쨌든 신호에 맞추어 동시 다발적으로 아싸라비야하고 소리를 마구 지른 다음 작전이 개시 되었다. 결과는 성공 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작전이 맞아 들어간 것에 우월감을 느꼈고 그에 따른 자축연을 배부르게 벌였다. 그리고 역할의 중요성이 큰 순서대로 사냥감의 먹이를 먼저 차지하였다. 지금도 그렇듯 어딜 가든 힘의 우위의 차이는 존재하기에.

성과가 있었던 만큼 기세가 등등한 그네들은 휘파람과 함께 승전가의 노래를 힘차게 부르며 의기앙양하게 집으로 집으로 컴백 홈을 한다. 미리 남겨둔 흔적들의 자취를 밟으며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 같은 남성의 본능은 몇 가지로 압축이 된다.

1. 타깃을 정한 공격 본능

사냥감을 정하고 그 타깃을 향한 생존 본능은 후대 남자들의 DNA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그들은 목표달성에 목숨을 걸고 이러한 결과치를 통해 비교론적으로 경쟁자와 여성에 대한 우월감을 표시한다.

2. 팀을 이루려는 본능

혼자서의 사냥도 가능하지만 그들은 매머드와 같은 큰 먹잇감을 타깃으로 정할시 팀을 형성한 협업 시스템이 있어야만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사전에 캐치했다. 이것은 현재 성과를 위한 자본주의 사회의 분업 시스템과 병영 문화의 예들로써 발전이 되었다.

3. 회귀 본능

함께 사는 마눌 님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 남편은 새벽까지 그렇게 술이 떡이 되어서 들어오더라도 신기하게도 집은 잘 찾아 와요.”

그렇다. 이것은 흔하지 않는 진리 중에 하나이다. 나 자신도 2차 3차가 이어져 설사 과정상의 필름이 끊어지더라도 아침에 일어나 주변을 들러보면, 간밤 처참한 안방의 흔적이 있을지언정 어쨌든 집으로 돌아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머나먼 곳으로의 여정에서라도 오로지 집으로 돌아 와야 한다는 본능적인 수컷의 학습된 행위의 발로인 것이다.

어쨌든 이런 능력들은 한때는 남자들만의 전유물 상징으로써 승승장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깥으로 먹이 사냥을 나간 남자들과는 달리 남겨진 여자들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일차적으로 동굴 속에서 종족 번식을 위한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것이었다. 솔직히 공동 합숙생활을 하였던 터라 내 새끼가 어떤 놈의 씨앗인지는 모르지만, 신이 그녀들에게 하사한 모성 본능을 깨달아 무조건적으로 잘 키워야 한다는 의식을 그때에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내 뱃속으로 낳은 아이지만 도대체 얘네 들은 도무지 아무 반응이 없다.

“OO아. 이야기좀 해봐. 이야기 해보라니까.”

그럼에도 무표정한 아이들은 허공을 바라보며 계속 딴 짓을 하다가 무엇이 불편한지 금세 울음을 터뜨린다.

“울지마. 울지 말라니까.”

첫아이를 출산한 새내기 엄마는 경험이 없기에 주변의 다른 여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조언을 듣는 등 어찌어찌해서 아이를 겨우 잠재운다. 그때부터 학습이 시작된다.

 

왜 아이가 우는지?

어떨 때 우는지?

무엇이 불편한지?

어떻게 하면 아이를 편안히 잠재울 수 있는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이룰 위해 고민하면서 다각도로 자신의 아이의 성격과 탤런트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자극을 병행한다.

“도리도리”

“맘마 해봐. 맘마.”

“으르르르르 까꿍!”

시쳇말로 오만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그러면서도 남자들처럼 빠른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조급해 하지 않는다.

자신의 자극에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더라도.

옹알이가 늦더라도.

말문이 늦게 터지더라도.

걷는 것이 시원찮더라도.

적절한 반응을 보일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자극을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몇 십번 몇 백번이던.

남자들은 이것을 잔소리라고 명명한다.

 

이런 학습된 본능은 치열한 현대 비즈니스 사회에서 유용하게 적용된다.

 

1. 고객이 OK 할 때까지 기다린다.

어릴 적 희한한 가방 하나를 들고 곱상하게 생긴 여인네 하나가 집을 방문 하였다. 누굴까. 그녀는 모양도 그렇고 어디에 쓰는 용도인지도 모르는 여하튼 향기 나는 여러 유리병들을 꺼내어 놓고 일장 훈시를 늘어놓는다. 동동 구리모를 파는 쥬단학 아줌마였다. 신기 하였다. 내 인생 처음으로 세일즈 우먼을 마주하는 순간 이었다. 다음으로 보게 된 것이 여름 땡볕에 무거운 가방을 메고 가가호호 상가를 누비며 판매를 하는 야쿠르트 아줌마였다. 어린 눈에도 강인한 생명력의 본능을 가지고 있는 그녀들이 대단해 보였다. 보험을 비롯한 세일즈 업계에서는 이렇든 여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덕분에 사돈 팔촌을 두루 헤아리다 보면 한두 명쯤 그쪽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가 없다. 물론 지금이야 남성들이 그쪽 영역에 진출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대세가 여성들 쪽이다. 그녀들은 아기를 키워본 유경험자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이 옹알이를 할 때까지 까르르 웃음을 지을 때까지 맘마라고 외치는 계약고의 첫반응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린다.

 

2. 수용과 공감으로 무장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은 대한민국의 고객들은 온갖 클레임을 양산한다.

“전달 캔디를 구입 했을 때는 마흔세 개가 들어 있었는데 이번 달은 왜 마흔두 개가 들어 있나요. 윤리경영을 표방한다는 곳에서 이런 식으로 물품을 만들어 내어도 되는 건가요.”

“보상 체계를 명확하게 해준다고 하더니 왜 경쟁사보다 떨어지나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면 다인가요. 이런 식으로 판매하면 곤란하죠.”

“이 상품이 저한테는 안 맞는 것 같아요. 바로 환불해 주세요.”

“안산다고요. 안사.”

하루에도 여러 번 이 같은 가슴 쓰리고 복장 터지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남에도, 그녀들은 단순한 남자들처럼 감정적인 화를 내기 보다는 아기를 통해 숙련된 적절한 공감의 제스처를 알맞게 취한다.

“아! 그러셨군요. 고객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빠른 시간 내에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제품이 마음에 안 드신단 말이죠. 알겠습니다.”

그리고 일단 수용을 하고난 다음에는 관계 회복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고객사 이사장님 약주를 좋아하시는데 이번 해외 시상 여행 시 면세점에서 코냑을 하나 사와야 될 것 같아요.”

“김 부장님. 자제분이 올해 고3이시죠. 그래서 수능 합격을 기원하는 떡을 보내어 드렸습니다.”

“이과장. 돌아오는 금요일 둘째 아이가 생일이지. 작은 케이크 하나 준비했어.”

 

어떤 반응들이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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