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 조회 수 241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
여행에 대한 설문에 답하기 2
6.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서 떠나는 것에 동의하십니까?
일상을 위한 일탈, 맞다.
가끔은, 나를 있게 해주는 것이 나를 제약하고 짓누른다.
나에게 가족은 힘이자 짐이었다. 선택이든 아니든 지탱해야 했으니까.
나와의 거리가 필요할 때, 확인할 시간을 보내면서 내 선택을 기억했다.
정말로 싸우기 힘든 건 저 너머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는 법이니까.
그 언젠가는 가족에게로, 또 언젠가는 나에게로, 돌아왔다.
7. 돌아오지 않고 싶은 순간이 있었나요?
떠나는 순간, 영원히 떠나고 싶기도 하다.
지중해에 풍덩 빠졌던 나폴리, 푸른 섬 카프리 1인용 리프트, 수상 도시 베네치아 곤돌라,
로마 나보나 광장의 야경, 가장 작은 국가 바티칸, 스위스 융프라우의 스핑크스 전망대,
런던 템스 강과 기네스 맥주,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몽마르뜨 언덕과 샹젤리제 거리,
홍콩 빅토리아 파크, 마카오 세나도 광장과 베네시안 리조트, 라오스 방비엥 블루라군.
돌아온 순간, 그대로 다시 떠나고 싶기도 하다.
8. 여행여락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된 이유는?
언제 어디든 늘 ‘사람’이다.
첫 여행지인 지리산의 1박 2일 일정과 동행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기획자의 깨알 배려와 느슨한 듯 촘촘한 프로그램은 이후 계속되었다.
일정마다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감사한 일이다.
인연이 된 반짝이는 거울에 비추어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더 좋은 내가 되고 싶게 끌리는 곳이다.
9. 참여 프로그램(여행)중 인생의 순간으로 남는 기억이 있다면?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은 여전히 세다.
매일 걷는 일은 몸과 맘의 균형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걸으면서 어느 순간 보이는 것은 내 발도 아니고, 풍경도 아니고, 내 마음이었다.
몸의 근육을 따라서 마음의 근육이 꿈틀대며 움직이면서 힘이 생기는 걸 느꼈다.
지친 나를 보듬을 여유를 만나면서 뜨겁게 흘린 눈물에 감사한다.
다 정리하지도 못할 글을 쓰면서 또 얼마나 울었던가.
10. 여성만의 여행이 지닌 차별점이 무엇일까요? 장점이든, 단점이든
서로 많은 설명이 필요치 않은 바람에 엄청 많은 말을 하게 된다.
연령과 세대, 지역을 넘나들며 동행한다.
여행지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일정에 선택적으로 참여한다.
따로 또 같이, 헤쳤다가 모였다가, 자유롭게 일정이 진행된다.
기획자를 포함해서 독특하고 매력적인 멋짐 폭발 여자 사람 투성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나눌 수 있는, 나누고 싶은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
1:30 현미밥, 추어탕, 부추·상추 무침, 채소볶음(감자, 당근, 양파, 마늘), 고구마, 열무김치, 깍두기, 김, 순대
어제, 점심을 챙겨 먹는 바람에 저녁에 과일로 대신했더니 아침부터 배고프다고 난리가 났다. 잠깐 갈등하다가 다시 밥을 선택했다.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게다가 고춧가루가 자연스럽게 등장하면서 김치가 시작되었다. 시원한 열무김치와 고구마는 환상적인 짝꿍이다. 순대도 하나 집어 먹었다. 개성 만두는 너무 빨개서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아쉽지만 침을 꿀꺽 삼키고는 참았다. 씹는 건 정말 너무 힘든 일이다. 밥 한 공기 먹다가 지쳐서 쓰러지겠다.
7:30 아몬드, 호두, 토마토 주스
점심을 먹고 다시 적응하느라 애먹었다. 너무 배불러서 정신이 몽롱하고 연신 하품이 나왔다. 소화하느라 온몸이 최선을 다하는 게 느껴졌다.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는 어마어마한 전제가 주는 갈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도전이다. 더 비움 식단의 가벼움이 그리웠다. 다시 잘 참고 조절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먹을거리를 조절한다는 건 세상에서 젤 어려운 일이다. 의도적으로 챙기는 수밖에 없으니 잘 기억하면 좋겠다. 뭐, 맘이야 늘 그렇다는 얘기다.
*
<더 비움 후 9가지 생활수칙>
1. 잊지 말자, 더 비움 OX 식이원칙
2. 장에 좋은 친구 사귀기 : 식이섬유가 듬뿍 든 채소와 친하게 지내기
3. 위에는 식초, 장에는 유산균 기억하기
4. 주의하자, 양념 : 가능한 유기농으로 구입해서 사용하고, 달(고)짜(고)매(운) 양념 주의
5. 잊지 말자, 간식 : 견과류와 과일
6. 잊지 말자, 15분 : 하루 15분 명상과 운동(일주일 150분), 15분간 햇볕 쬔 후 선크림
7. 먹기 명상 : 먹을 때는 먹는 것에 집중해서 수저 내려놓고 30번 씹기
8. 1년에 2번 더 비움 : 설, 추석 전에 한 번씩 실천
9. 매사에 감사하자 : 감사일기 쓰기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16 | 정예서/ 쪽파 다듬는 남자 | 효우 | 2017.09.14 | 2343 |
615 | 정예서/소비의 쾌감 | 효우 | 2017.08.23 | 2461 |
614 | 정예서/ 시간의 가치 | 효우 | 2017.08.17 | 2361 |
613 | 정예서/ 아버지의 초상 | 효우 | 2017.08.09 | 2377 |
612 | 정예서/ '나는' 이라 쓰고 | 효우 | 2017.07.12 | 2439 |
611 | 정예서/ 고수와 허수 | 효우 | 2017.07.05 | 2417 |
610 | 정예서/ 제구포신 | 효우 | 2017.06.28 | 2529 |
609 | 정예서/ 한 사람의 생 | 효우 | 2017.06.21 | 2399 |
608 | 정예서/ 순한 者 | 효우 | 2017.06.14 | 2378 |
607 | 정예서/침묵의 시간 | 효우 | 2017.05.31 | 2395 |
606 | 디톡스 다이어리 24 - 꿈 토핑, 10대 풍광 [2] | 김미영 | 2017.05.23 | 2376 |
» | 디톡스 다이어리 23 - 다시 디톡스 | 김미영 | 2017.05.22 | 2411 |
604 | 디톡스 다이어리 22 - 노는 게 제일 좋아 | 김미영 | 2017.05.21 | 2398 |
603 | 디톡스 다이어리 21 - 엉뚱한 일상, 여행여락 | 김미영 | 2017.05.19 | 2453 |
602 | 디톡스 다이어리 20 - 정양수 선생님께 [2] | 김미영 | 2017.05.18 | 2393 |
601 | 디톡스 다이어리 19 - 닿지 못한 체르코리 | 김미영 | 2017.05.17 | 2377 |
600 | 정예서/ 왜 배우는가 [1] | 효우 | 2017.05.17 | 2402 |
599 | 디톡스 다이어리 18 - 랑탕마을 [2] | 김미영 | 2017.05.16 | 2408 |
598 | 디톡스 다이어리 17 - 포스트 디톡스 | 김미영 | 2017.05.15 | 2387 |
597 | 디톡스 다이어리 16 - ‘엄마’라는 가면 | 김미영 | 2017.05.14 | 2370 |